[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가황’ 나훈아(78)가 은퇴를 앞두고 마지막 콘서트서 정치권을 향한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본인의 ‘왼쪽’ 발언을 두고 비판하는 야권 인사들을 향해 “자기 일이나 똑바로 해라”라며 재차 일침을 가했다.

나훈아는 지난 12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서 열린 ‘라스트 콘서트-고마웠습니다!’ 마지막 회차에서 ‘왼쪽, 니는 잘했나’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오른쪽도)별로 잘한 게 없지만, 니(왼쪽)는 잘햇나 이 얘기”라며 여야 모두를 향한 쓴소리였다고 해명했다.

이날 그는 정치권의 비판을 의식한 듯 “여러분(관객)이 저한테 뭐라고 하시면 ‘그렇다’라고 인정하겠다”면서도 “그런데 저것들(정치권)이 뭐라고 하는 것은 내가 절대 용서 못하겠다”고 소신을 전했다.

나훈아는 “국회의원인지 도지사인지 잘 들어라”라며 “나보고 뭐라고 하는 저것들, 자기 일이나 똑바로 해라. 어디 어른이 이야기하는데 XX들을 하고 있느냐”고 일갈했다.

앞서 지난 10일 공연에서 그는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생난리를 치고 있다”고 언급하며 왼쪽 팔을 가리킨 뒤, “니는 잘했나?”라고 야권을 비판한 바 있다. 최근 혼란스러운 탄핵 정국에 대해 야당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나훈아는 “우리 어머니는 형제가 어떤 이유가 있어도 싸우면 안 된다고 했다”며 “지금 하는 꼬라지들이 정말 국가를 위해 국민을 위해 하는 짓거리인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발언이 퍼지자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그를 향한 비판 목소리가 쏟아졌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훈아 참 웃긴 양반일세. 한평생 그 많은 사랑 받으면서도 세상 일에 눈 감고 입 닫고 살았으면 갈 때도 입 닫고 그냥 갈 것이지, 무슨 오지랖인지”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최민희 의원도 12일 개인 SNS에 “왼쪽에 잘한 게 없으니 비상계엄도 그냥 넘어가자는 거냐”며 비판에 가세했다. 최 의원은 “팬덤이 듣기 좋은 소리를 하는 건 인지상정”이라며 “소크라테스가 위대한 건 자기 자신을 알았기 때문”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이언주 최고위원 역시 같은 날 페이스북에 “왼팔이든 오른팔이든 다 몸에 필요한, 없으면 안 되는 존재”라며 “그런데 오른팔이 감염돼 썩어가기 시작하면? 놔두면 죽는다면? 애초에 오른팔이 아니라 암 덩어리였는데 착각했다면?”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윤석열 내란 수괴를 두고도 좌우니 뭐니 하는 자들은 애초에 좌우의 근본이념이 뭔지 모른 채 자기편이 우파 혹은 자유민주주의라고 믿어왔던 불쌍한 중생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소속인 김영록 전남지사도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나훈아는 모두가 인정하는 국민 가수고 나 또한 그의 찐팬이지만 요즘 탄핵 시국 관련 발언은 아무리 팬이어도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양비론으로 물타기 하고 사회 혼란을 부추길 일이 결코 아니다”라고 일침했다.

반면,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나훈아의 발언을 SNS에 인용하며 ‘어록’이라고 치켜세웠다.

한편, ‘풍운의 가수’라 불리는 나훈아는 12일 마지막 고별 무대를 끝으로 가수 생활을 은퇴했다. 지난해 4월부터 시작한 은퇴 전국투어 ‘라스트 콘서트-고마웠습니다’가 이날로 대장정을 마무리했던 것. 마지막 공연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5차례에 걸쳐 진행됐으며, 약 7만명의 관객이 그의 마지막 무대를 함께하며 화려한 종착점을 장식했다.

나훈아는 이날 공연 말미에 “저는 스타니까 구름 위를 걸어다녔다. 별 밖 하늘에서만 살았다. 그렇게 사느라 애도 먹었다. 이제는 땅에 걸어 다니겠다”며 “나도 안 해본 것 해보고, 안 먹어본 것 먹어보고, 안 가본 데 가보려 한다. 장 서는 날 막걸리와 빈대떡을 먹는 게 가장 하고 싶다. 여러분 고맙습니다”라고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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