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삼의 맛있는 정치> 살아있는 권력 눈치 보는 검찰

2024.10.23 14:42:42 호수 1503호

김건희 공천 개입 의혹 명태균 게이트

그야말로 온 나라가 명태균 늪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제보자이자 김영선 국민의힘 전 의원의 회계 책임자였던 강혜경씨가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명태균씨 관련 증언을 쏟아냈다.

국감 증인으로 나선 강씨는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했던 것으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에서도 일했던 전력이 있고 이때 수집한 정보들을 이번 국감에서 공개한 것이다.

여론조사 조작 지시 증언부터 영적인 대화 등 파장이 클 수 있는 증언은 물론, 명씨와 관련 있는 정치인들,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 27명도 공개했다. 이번 강씨의 국감 증언으로 ‘명태균 리스트’의 후폭풍이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명단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김은혜·나경원·안철수·윤상현 의원,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이언주 의원과 김두관 전 민주당 의원,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등 전·현직 의원들은 물론,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 등 여권 광역단체장까지 포함됐다.

강씨는 “제출한 명단 외에도 (관련 정치인이)더 있다”며 추가 폭로를 예고해 파장이 계속될 전망이다. 그는 다음 달 1일 대통령실 등에 대한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도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특히, 명씨가 공개한 김건희 여사와의 카카오톡 메시지 속 ‘오빠’는 윤 대통령이 맞다면서 김 여사와 명씨는 무속으로 공감대를 형성한 걸로 안다고 주장했다. 또 김 여사가 명씨를 봤을 때 ‘조상의 공덕으로 태어난 자손’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첫 대면했다는 걸 들었다고도 했다. 

명씨가 주도한 여론조사 관련 증언들도 쏟아냈다.

그에 따르면, 명씨는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를 위한 여론조사를 26차례 실시했다. 이는 명씨가 윤 대통령의 정치적 입문 전부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라 주목된다. 또 명씨가 실시한 당시 여론조사 비용은 3억6000여만원이었는데, 지난 재보궐선거에서 김 전 의원의 공천으로 이를 대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천을 준 사람은 김 여사였다고 폭로했다.

명씨는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최소 50회에 걸쳐 여론조사를 실시했으며, 그중 49회에서 윤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여론조사 조작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게다가 여당의 57만 당원 명부를 기반으로 경선 때 여론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여권 내부에서 당원 명부 유출 논란까지 일고 있다.

이렇듯 ‘명태균 게이트’는 그가 김 전 의원의 경남 창원의창 지역 선거에 관여했다는 의혹 보도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윤 대통령을 비롯한 경남과 강원 지역 지사 등 각종 선거에서 공천 과정에 깊이 관여했다는 의혹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그 배경에 명씨가 김 여사와 텔레그램을 통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정치적 조언을 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은 더욱 불거지고 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여러 차례 해명을 내놨으나 그 과정에서 나온 모순된 발언과 부실한 대응은 오히려 국민의 의구심만 더 키우고 있는 듯하다.

일개 정치 브로커에 불과한 명씨의 입을 통해 드러나는 의혹들이 더 늘어나는 만큼, 그가 여권 내에서 실제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밝혀져야 한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개인의 일탈로 끝나지 않고, 한국 정치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명씨 본인은 자신에 대한 모든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이미 그의 발언과 행동을 둘러싼 논란은 수습 불가능할 지경에 이르렀다. 과거에도 정치권 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온 인물로 알려져 있었던 명씨가 이번 게이트로 인해 그간 한국 정치판서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국민적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번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리는 것은 불가피해 보이며, 명태균 게이트는 앞으로도 정치적 논쟁의 핵심 이슈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결론적으론 단순한 의혹을 넘어, 여권 내부의 권력다툼과 윤 대통령 부부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으로 확대될 것임은 분명하다.


김 여사와의 대화를 통한 공천 개입 및 여론조사 조작 의혹 등 정치적 폭로로 확산하며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향후 관련 의혹이 추가로 밝혀질 경우, 국민의힘은 물론 윤석열정부에까지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의혹 투성이인 명씨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사법 처리가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지만 검찰 수사는 뜨뜻미지근하리만큼 진도가 나가질 않고 있다. 아무래도 대통령실, 특히 김 여사의 눈치를 보거나 지시만을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닌지 지켜보는 국민은 답답하기만 하다.


김명삼 대기자
<hntn1188@naver.com>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