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호 교수의 대중범죄학> ‘데이터 기반 경찰 활동’(Data Driven Policing)

  • 이윤호 교수
2024.08.10 19:12:49 호수 1492호

‘데이터 기반 경찰 활동(Data Driven Policing)’은 최첨단 기술에 근거한 현대적 법 집행 도구다. 데이터는 범죄가 발생하는 장소뿐만 아니라 범죄가 발생할 개연성이 높은 시간, 사람을 알아내고자 다양한 출처로부터 수집된다.



데이터를 과학적·체계적으로 분석한 결과는 지역사회를 안전하게 지키고 경찰의 일상적 순찰 활동을 향상시켜 경찰 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순찰이라는 예방적 효과 뿐 아니라 범죄 수사 부분도 데이터 기반 경찰 활동의 심장이다.

범죄 데이터를 수집하고 해석하기 위해서라도 민간 전문가와 분석가들이 경찰과 함께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수집된 데이터는 관련된 지역에 책임이 있는 부서나 기관으로 배포돼 즉각적인 행동이 취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데이터 기반 경찰 활동이 강조돼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제한된 경찰 자원의 효율적 운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근까지도 경찰 활동의 우선 평가 항목이 정책과 활동의 결과만을 중시하는 효과성(effectiveness)이었으나, 이제는 효율성(efficiency)이 강조되는 분위기다.

효율성은 최소한의 투입으로 최대한의 결과를 내놓으려는 행위를 뜻하는데, 경찰도 예외일 수 없다. 경찰은 공중의 안전, 경찰관의 안전, 경찰 정당성 인식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데이터와 정보를 이용해야 한다.

데이터 기반 경찰 활동은 결국 문제를 발견하고, 문제에 대응할 효율적인 해결책을 찾고, 제한된 자원의 영향력을 극대화함으로써 경찰의 전략적이고 전술적인 의사결정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사회의 헌법적 권리의 위협이며, 인종적 프로파일링과 같은 편향된 데이터 시스템을 폐기해야 하고, 예측적 경찰 활동 소프트웨어와 같은 기술은 중단돼야 한다고 비판한다. 이들은 경찰의 데이터가 왜곡·편향됐으며, 이 같은 데이터의 활용은 취약한 개인과 지역사회를 표적으로 하는 괴롭힘이고 결국에는 차별(targeted harassment)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경험적 연구와 평가에 따르면 정확한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수집해 분석하면, 경찰이 범죄 위험성이 높은 지역, 범죄 위험성이 높은 시간, 위험한 개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에 맞게 자원을 운용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모든 지역, 모든 시간별로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경찰력을 운용한다면 얼마나 불합리한가. 장소, 시간, 사람에 맞게 전략적으로 경찰 활동을 하고 자원을 운용하는 것이 최소한의 투입으로 최대한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자원 운용의 효율화인 것이다.

첨단 과학의 시대에는 사람에만 의존하는 치안보다는 기술 치안이 더 중요해진다. 경찰의 전문화·기술화는 정확한 데이터가 받쳐주지 못한다면 무의미하거나 오히려 역기능이 더 많을 수도 있다. 효율적으로 구축된 데이터베이스에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 가미된다면 보다 정확하고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윤호는?]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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