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 스위프트

2024.07.22 09:51:39 호수 1489호

테일러 스위프트 / 마음산책 / 1만7000원

<테일러 스위프트>는 그녀가 남긴 말들을 데뷔 이후부터의 일화들과 뮤지션으로서의 고민, 음악산업에 대한 인식 등으로 나눠 보여주면서 그녀가 자신의 목소리를 발견해 나가는 여정을 그린다.



2006년에 17세의 나이로 데뷔한 그녀는 직접 작곡한 컨트리음악을 노래하는 10대 소녀로 컨트리음악계의 주목을 받는다. 2집 앨범 <Fearless>(2008)의 성공 이후 세계적인 스타가 된 그녀는 사생활을 침범하는 언론의 관심, 카녜이 웨스트가 시상식서 난입한 사건, 거짓이 진실로 둔갑하는 추측성 루머 등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겪는다.

위기와 마주한 그녀는 노래를 만들어 발표하며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선다. 유명세를 얻은 후 뒤따랐던 괴로움은 ‘평판’이라는 제목의 앨범 <Reputation>(2017)을 만들면서 해소한다.

카녜이 웨스트와 킴 카다시안이 자신을 ‘뱀’이라고 부르면서 비방하자, 그녀는 오히려 뱀을 뮤직비디오에 등장시키고 자신이 뱀이라고 당당히 선포하면서 논란을 정면 돌파한다. 그녀는 사람들의 이야깃거리 대상이 아닌, 직접 이야기를 짓는 스토리텔러가 됨으로써 서사의 주도권을 거머쥔다.

그녀는 2013년 한 시상식장서 당시 라디오방송 DJ였던 데이비드 뮬러에게 성추행을 당한다. 그녀는 2년 뒤 그를 고발했고, 이후 법정까지 간 끝에 승소한다. 이 경험을 통해 필요한 말을 적시에 하는 태도의 힘을 깨닫는다. 

더 나아가 늘 말의 진정성을 의심받는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같은 소외된 이들에게 공감하면서, 더 정의로운 사회를 향한 정치적 목소리를 표출한다. 그녀의 특별함은 그가 세계적인 팝스타인 동시에 직접 곡을 만들고 가사를 쓰는 싱어송라이터라는 점에 있다.


이 책은 그의 노래가 탄생한 배경을 소개하면서 아티스트이자 작가로서의 면모를 포착한다.

또 사랑은 그녀에게 중요한 창작의 동력이다. 초기의 그녀가 순수하고 저릿한 사랑을 노래했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그 감정의 폭이 깊어지고 있다.

5집 앨범 <1989>(2014)부터는 사랑에 있어서 피해자와 가해자를 나누기보다 모두가 사랑이라는 복잡한 게임의 공모자라고 이야기한다. 8집 앨범 <Folklore>(2020)를 기점으로는 일기처럼 자기 이야기를 고백하는 것에서 허구의 캐릭터를 통해 타인에게 건너가는 방식으로 변화하면서 좀 더 성숙한 시선을 드러낸다.

그녀가 말하는 사랑은 단순한 연인 간의 사랑을 넘어서는 넓은 의미를 포괄한다. 이를테면 팬들과의 사랑이 한 사례다. 그녀는 음악을 매개로 팬들과 주고받는 이 장거리 대화를 통해 사랑의 또 하나의 양상을 경험하고 이를 삶에 녹여낸다.

팬들을 집으로 초대해 새 앨범을 미리 들려주기도 하고, 팬들에게 깜짝 선물을 보내주기도 하면서 쌓아온 관계는 그녀의 가장 귀중한 자산이다.

팝스타는 세상이 원하는 이미지라는 틀에 갇혀 휘둘리기 쉽다. 그러나 그녀는 삶을 이야기로 풀어내고, 주위 사람들과 단단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스스로를 단단히 지켜낸다. <테일러 스위프트>를 통해 그녀가 뿜어내는 그 에너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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