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구멍’을 키워드로 이슬기

2024.07.17 09:46:22 호수 1488호

삼삼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갤러리현대가 작가 이슬기의 개인전 ‘삼삼’을 준비했다. 2018년 ‘다마마스’ 이후 갤러리현대가 6년 만에 기획한 이슬기의 두 번째 개인전이다. 이슬기는 이번 전시를 통해 30여점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슬기는 개인전 ‘삼삼’서 ‘현판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이불 프로젝트: U’의 새로운 이불 작품, 대규모 설치 작업을 재편성한 ‘느린 물’ 전시장 전 층을 가로지르는 ‘모시 단청’ 벽화 작업 안에 설치된 ‘쿤다리’ ‘K’ ‘바가텔’ 등을 소개한다. 

원초적 움직임

전시 제목인 ‘삼삼’은 ‘삼삼하다’는 표현서 착안했다. 이슬기의 작품세계를 집약하는 키워드기도 하다. ‘삼삼하다’는 ‘외형이 그럴 듯하다’ ‘눈앞에 보이는 듯 또렷하다’ 등 다양한 의미로 변주돼 사용하는 형용사다. 

단어의 의미처럼 이슬기의 작품은 대상이나 오브제가 지시하는 보편적이고 고정된 의미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의 작품은 생명이 있는 물체처럼 다채로운 의미와 감각을 지니며 나아가 인류 문화의 과거부터 현재를 모두 응시한다. 

이슬기는 1992년 프랑스 생활을 시작해 세계 여러 나라의 민속적 요소와 일상적 사물, 언어를 기하학적 패턴, 선명한 색채로 표현한 조각과 설치 작품을 통해 독창적인 조형성과 색채가 돋보이는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면서도 특유의 조형성과 색채가 돋보이는 작업은 자연과 인류의 기원, 다양한 문화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이슬기는 한국의 단청과 문살, 통영의 누비이불, 멕시코의 지방 전통 바구니 조합 등 세계 각지 장인과 협업을 통해 전통이라는 틀 속에서 시대와 장인의 손길에 변화하는 전통과 언어, 문화를 소환했다.

인류의 과거와 현재
세계의 장인과 협업

공예의 조형 언어에 이슬기만의 시선과 해석이 더해져 고정된 의미와 맥락을 입체화하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작품이 탄생했다.

이번 전시서도 일상적인 오브제나 대상, 언어가 지시하는 의미의 구체성에서 벗어나 언어와 기호 사이의 원초적인 움직임에 초점을 둔 작품을 통해 관람객을 사로잡는다. 

이슬기는 이번 전시의 주요 키워드로 ‘구멍’을 강조했다. 가상의 구멍을 통해 전시장에 노을빛이 스며드는 장면을 상상하며 전시를 구성했다. 그가 말하는 구멍은 다양한 형태와 의미를 담고 있다. 문이 만드는 밖과 안을 연결하는 큰 구멍부터 나무 물살의 격자 모양서 자연스레 형성되는 작은 구멍, 전시장 벽면에 직조된 모시 단청 사이사이 등을 의미한다. 

전시장 곳곳 벽면에 도색된 살구색 또한 노을빛을 화이트 큐브로 전달하는 구멍 역할을 한다. 나아가 이 구멍은 안과 밖의 이분법을 지우고 한 방향으로 흐르는 보편적 인식과 감각의 관심을 뒤집어 새롭게 바라보는 이슬기의 예술적 시도이기도 하다. 

새로운 시도

갤러리현대 관계자는 “이슬기의 삼삼 전은 세상의 모든 것이 하나의 의미나 분류로 규정될 수 없다는 것을 암시한다. 모든 것을 수치화하고 편의에 의해 쉽게 구분해 단정짓는 현대사회서 이번 전시는 하나의 작품이자 커다란 구멍으로서 우리의 굳어있는 인식과 감각을 활기차게 깨워줄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jsjang@ilyosisa.co.kr>
 

[이슬기는?]

▲학력
파리 국립고등미술학교(2000)
시카고 예술대학(1999)


▲개인전
‘EMPAN(가제)’ 이콘갤러리(2025 예정)
‘삼삼’ 갤러리현대(2024)
‘PERFECT CLOUD’ 케이지방(2023)
‘SLOW WATER’ 갤러리주스앙트르프리즈(2022)
‘SLOW WATER’ 멘데스우드 DM 갤러리(2022)
‘SERGE’ 위두낫워크얼론(2022)
‘느린 물’ 인천아트플랫폼(2021)
‘WE ARE NOT SYMMETRICAL’ 라카사다세르카아트센터(2020) 외 다수

▲수상
올해의 작가상 수상, 국립현대미술관(2020)
신도리코 미술상(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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