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4‧10 총선 당시 공약 중 하나로 내걸었던 ‘민생회복지원금을 포함한’ 긴급조치를 제안하고 나섰다. 만약 이 대표의 긴급조치 제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국민 1인당 25만원의 지원금이 지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경제와 민생이 총체적 위기 상황이다. 민주당은 선거 때 약속드린 민생회복지원금을 포함해 민생 회복 긴급조치를 제안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정부는 이번 총선서 나타난 민생을 살리라는 국민의 절박한 외침에 말로만 ‘민생, 민생, 민생’ 세 번을 외치고 있다”며 “말이 아니라 함께 실천하길 바란다. 많은 국민들이 벼랑 끝에 몰려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제 대통령의 말씀을 들은 다음부터 갑자기 가슴이 콱 막히고 갑갑해지기 시작했다”며 “어떤 분과 통화해 의견을 물었는데 ‘이제 마음의 준비를 더 단단하게 하고 안전벨트를 준비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벨트를 준비해야 될 상황이 맞는 것 같다. 철저하게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중동 갈등으로 삼고현상이 다시 심화되고 있는데 정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원달러 환율이 어제 1400원을 돌파했는데 지금 현재 1388원으로 다행히 살짝 떨어지긴 했지만 추세적으로 매우 위험한 상황이 맞는 것 같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총선이 끝나자마자 식료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고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도 점쳐진다”며 “고금리가 당분간 계속될 거고 하반기로 전망했던 금리인상 시점도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으며 다중채무자가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르렀고 서민들은 가처분소득 감소로 지갑을 닫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경기가 바닥부터 죽어가고 있다. 회복 불가능하게 망가질 수도 있는데, 민생의 어려움 극복하고 우리 경제에 다시 활력 불어넣어야 된다”면서도 “그러려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재정의 역할을 해야 한다. 국민의힘도 적극 협력하길 바란다. 민생회복 지원의 주요 내용은 선거 때 말씀드린 민생회복지원금으로 13조원 정도, 소상공인 대출 및 이자부담 완화에 약 1조원(이 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저금리 대환대출을 2배 정도 확대해야 하고, 소상공인 전통시장 자금을 약 4000억원 증액할 필요가 있다. 3000억원대로 예상되는 소상공인의 에너지 비용을 지원해야 한다”며 “전기요금 추가 인상 가능성에 대비해 여름철 전기 사용의 사각지대 해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럴 때야말로 정부가 필요한 때다. 말로만 민생하지 말고 현장서 고통 받는 국민들의 삶에 진심으로 반응하고 대책을 강구하길 바란다”며 “국민들 다수가 필요한 정책을 하는 걸 누가 포퓰리즘이라고 하느냐? 이런 건 포퓰리즘이 아니다”라고 마무리했다.
이날 이 대표의 ‘포퓰리즘 주장’은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 대표의 기본소득 제안 비판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지난 22대 총선서 범야권 180여석의 대승을 이끌었던 이 대표는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순국선열 참배 후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 가능성’에 대해 “당연히 만나고 대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국정을 책임지고 계신 윤 대통령도 야당의 협조와 협력이 당연히 필요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못한 게 아쉬울 뿐”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먼저)윤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할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총선 투표 결과 국민의힘이 참패한 데 대해 “민의를 받들어 국정쇄신에 나서겠다”며 야당과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던 바 있다. 이로써 이 대표와의 영수회담 가능성이 제기돼 왔지만 적절한 시기와 형식을 두고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영수회담 개최를 두고 적절한 시점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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