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도 어김없이 폭설이 내리고 있습니다.
연이어 이어지는 눈 소식에 제설작업이 한창인데요.
그런데 눈이 온단 소식이 들리면 눈이 오기도 전에 하얀 가루들이 길바닥을 덮은 걸 종종 보실 수 있습니다.
눈인가? 하기엔 알갱이가 굵고 단단한 이것은 바로 염화칼슘.
염화칼슘은 석회암에 염산을 가해 가열한 뒤 농축한 백색의 결정입니다.
수분에 닿아 녹게 될 경우, 어는점을 -52°C까지 낮추기 때문에 제설용(염화칼슘의 조해성)으로 사용됩니다.
염화칼슘은 뿌려만 두면 공기 중의 수분을 흡수하면서 이때 방출되는 열이 60℃에 육박합니다.
이렇게 녹은 염화칼슘은 빙점을 낮춰 빙판길을 방지합니다.
이게 바로 제설작업의 원리이자 순서인데요.
간혹 눈이 오면 뜨거운 물을 부어 녹이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기온이 영하기 때문에 녹여봤자 이내 얼음으로 변해 더 넓은 빙판길이 될 수 있습니다.
염화칼슘은 가격도 저렴하기에, 우리나라의 주 제설제로 쓰이며, 언 후보다 얼기 전에 뿌리는 것이 10배 더 효과적인 만큼 눈 오기 직전에 뿌려두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철물점이나 인터넷 등에서 구매할 수 있고, 지역의 주민센터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본연의 무게보다 14배 정도의 수분을 흡수할 수 있어 제습용으로도 사용되는데요.
대표적인 예로 물 먹는 하마가 염화칼슘의 이런 속성을 이용해 탄생한 제습 제품입니다.
하지만 주의 사항과 부작용도 존재합니다.
수분 흡수력이 높은 만큼, 수분에 의해 변질되기가 쉽고, 저장기간도 2년으로 짧습니다.
또 염소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철의 부식을 촉진하는데요.
철 구조물을 녹슬게 하고, 자동차의 부식을 가속하거나 방호벽을 훼손시켜 교통사고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강원도 같이 추운 지방에서는 잦은 제설제의 이용으로 차의 부식이 더 빨리 진행됩니다.
겨울철 도로서 쉽게 볼 수 있는 ‘포트홀’과 관련이 있습니다.
얼음은 물보다 부피가 9%가량 큰데요.
도로 내부로 침투한 물이 언 뒤 염화칼슘에 의해 빠른 속도로 녹게 되면, 얼음에 의한 팽창 효과와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로 콘크리트가 파괴 및 변형됩니다.
이로 인해 포트홀이 생성되는 것입니다.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염소가 많이 쌓이면 식물의 생장을 억제하고 말라 죽게 할 수 있습니다.
칼슘 과다의 경우, 엽록소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철의 흡수를 방해하죠.
염화칼슘은 엽록소의 양질을 낮추고 이산화탄소의 흡수를 방해해 식물의 대사 작용을 떨어뜨립니다.
또 길거리나 하천으로 흘러 들어간 염화칼슘을 섭취한 동물이나 어류들이 죽는 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뉴욕의 경우, 가정용 식수시설 24%가 도로에 살포된 염화물로 오염됐습니다(국제 학술지 <환경과학기술>).
염화물 제설제를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멀리 내다본다면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 더 커지는 것입니다.
앞으로 친환경 제설제에 대한 연구가 더 활발히 이뤄져 조속히 비용면에서도 염화칼슘을 따라잡을 수 있길 바랍니다.
기획&구성&편집:김미나
일러스트 : 정두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