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속뜻을 읽다’ 김지혜

2023.07.27 00:00:00 호수 1437호

도시 속 찰나의 시간을 잡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김지혜 작가의 개인전 ‘BETWEEN THE LINES’가 LG유플러스 갤러리C서 열린다. 김지혜는 왜곡과 변형의 변주로 현실에선 볼 수 없는 공간을 제시해 우리가 나아갈 수 있는 방향 내지는 파라다이스를 표현해왔다. 



작금은 이미지가 지닌 본질적 가치와 진정성에 대한 물음조차 빠르게 희석돼가는 디지털 시대다. 김지혜는 도시의 가장 적나라한 모습이 드러나는 일요일 오전 카메라를 들고 길을 나서곤 했다. 

상상력

도시 속 찰나의 시간을 채집해 사진 속 픽셀을 물감의 입자로 생각해 색을 섞고 그리며, 이질적인 조각을 끼워 맞췄다. 도시인의 복합적인 관계성을 수많은 레이어로 표현하고 이를 압축해 이색적인 공간을 구현하는 작업이다. 

붓 대신 컴퓨터 마우스를 들어 사진에서의 회화적 세계를 구축했다. 김지혜의 작품 속 선은 유동적인 기하학적 배열과 함께 때로는 경쾌하게, 때로는 긴장감 가득하게 도시의 표정을 드러낸다. 

김지혜는 서울 가수로길과 서촌의 옥탑부터 이국적인 런던의 거리까지 다양한 도시 속 우리의 모습을 담고 있다. 문 닫힌 상점만 즐비한 고요한 거리서도 낯선 도시라는 사실만으로 설렘을 느끼는 관광객의 발걸음을 포착하거나 간판, 쇼윈도의 색감을 활용해 상상력과 즐거움을 표현한 공간을 만들어내는 식이다. 


붓 대신 마우스로
회화적 세계 구축

전시 제목인 ‘BETWEEN THE LINES’는 ‘Read between the line(속뜻을 읽다)’라는 관용구서 시작된 김지혜의 고찰을 담고 있다. 현실의 존재를 긍정하고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경계의 선은 특정 형상을 의도하지 않기 위한 장치다. 

화면서 각각의 사물과 공간, 그리고 개인은 그 존재감을 그대로 지닌채 기존의 맥락서 새로운 연결점을 찾아 전혀 다른 시공간으로 이동해 우리에게 또 다른 창조의 공간을 펼치게 한다. 

김지혜는 “현실서 파생된 추상적인 공간을 따라가 보면 이제 그것은 무엇과도 ‘관계없음’이 되며 전혀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서 새로움의 창조이기도 하다”며 “이 속에서 우리는 우리가 살아온 그곳, 그리고 우리가 살아갈 그곳인 현실을 창조적으로 마주할 수 있다. 창조적 순간은 창조적 공간을 결정짓는다”고 말했다. 

즐거움

LG유플러스 갤러리C의 아트프로그램을 총괄하는 아트 에이전시 더 트리니티의 김다현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를 통해 익숙하면서도 낯선 도시 공간서 펼쳐지는 상상력과 영감으로 가득한 모험을 즐기길 바란다”며 “여행을 오는 사람도, 떠나는 사람도 부쩍 늘어나는 오늘날, 김지혜의 개인전을 통해 매일 걷는 도시의 거리서도 색다른 설렘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전시는 9월1일까지. 

<jsjang@ilyosisa.co.kr>
 

[김지혜는?]

▲학력
홍익대학교 미술학전공 박사(2014) 
경기대학교 미술교육전공 석사(2007)
홍익대학교 판화전공 석사(2004)
홍익대학교 판화전공 학사(1999)

▲개인전
‘BETWEEN THE LINES’ 갤러리C(2023)
‘접촉_표피와 표피사이’ 영은미술관(2022)
‘확장하는 몸’ 아터테인 갤러리(2021) 
‘연속_불완전한’ 유나이티드갤러리(2021)
‘바르고 어질게…꽃피우다’ 아트사이드 갤러리(2016)
‘순간의 시공간학-New Moment of Relation’ 영은미술관(2015) 외 다수

▲수상
나혜석 미술대전 입상(2009)
메트로 미술대전 입상(2008)
대한민국 미술대전_비구상 입상(2003)     
단원 미술대전 입상(2003)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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