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창업 트렌드> 수제버거 거품을 빼다

2023.07.03 08:30:31 호수 1434호

최근 소비시장에 수제버거가 인기다. 2000년대 후반 크라제버거를 필두로 수제버거 돌풍을 일으켰던 당시와 달라진 점은 수제버거 전문점들이 가격 거품을 확 낮춰 가성비를 높였다는 점이다. 당시 수제 햄버거는 7000~1만2000원대로 가격이 비싼 편이었다. 수제 햄버거가 시장에 연착륙하는 데 실패한 이유다. 맛과 품질은 좋았지만 가격 때문에 대중화되지 못했다. 간식으로 먹는 버거는 가격대가 낮아야 한다는 것을 창업시장의 교훈으로 남겼다.



7~8년 전부터 가성비 높은 수제버거 전문점이 많이 창업되고 있다. 2015년경부터 시작된 수제버거 바람은 2016년 ‘쉑쉑버거’가 들어와 그 강도를 더해가더니 기업들도 수제버거 매장을 확대하고 있고, ‘맥도날드’와 ‘롯데리아’ 또한 수제버거 메뉴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최근 들어 국내 토종 브랜드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창업비용과 가성비 수제버거라는 장점을 내세워 기존의 대기업 햄버거 브랜드에 도전장을 던지면서 또 한 번의 햄버거 바람을 불러오고 있다.

토종의 힘

최근에는 수제버거를 내세우는 토종 프랜차이즈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간편식, 웰빙, 가성비, 카페형 점포 등 창업시장 키워드에 딱 맞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그 선두 주자는 ‘맘스터치’다. 맘스터치는 학교 앞 등 골목상권에 입점하는 수제버거&치킨 전문점으로 파괴적 혁신에 성공했다. 

또한 10여년 전만 해도 맥도널드 롯데리아 버커킹 등 패스트푸드 햄버거 브랜드는 주로 중심상권에 입점하고 있었다. 맘스터치는 3000원대 수제버거를 골목상권에서 선보이면서 학생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에 부응해 맘스터치도 중심상권에 속속 입점하면서 매장 수 1위 브랜드로 우뚝 섰다. 다만 메뉴 가격 인상을 통해 새로운 전략을 내세웠지만 그와 관련된 고객 불만을 어떻게 잠재울지가 숙제로 남아 있다.

신세계푸드가 2019년 8월 출범한 ‘노브랜드’ 버거는 지난해 말 점포 수가 200개를 넘어섰다. 이처럼 신세계푸드 노브랜드버거의 성장 속도가 가파른 이유는 코로나19 시기 포장 및 배달 매출이 크게 증가해 ‘홀 반, 배달 반’ 전략이 통했기 때문이다. 또 노브랜드버거는 맘스터치와 같은 ‘가성비’ 전략을 도입한 것도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장기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잔뜩 움츠려 있던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배달 및 포장, 가성비에 건강이라는 키워드를 더한 수제 햄버거 브랜드도 성장하고 있다. ‘마미쿡치즈버거’는 간편식, 웰빙, 가성비, 카페형 점포 등 창업시장 키워드에 딱 맞는 업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모든 메뉴에 신세대들이 아주 좋아하는 고급 모짜렐라치즈가 들어가 인기다. 두꺼운 100% 천연 치즈 1장이 통째로 들어가는데, 젊은 층 고객들이 특히 열광한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창업 비용
대기업 햄버거 브랜드 도전장

‘마미쿡’은 신선한 국내산 100 % 생고기로 5~10분간 조리해 육즙이 살아있는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의 청정 스테이크패티만을 사용한다. 빵은 본사에서 직접 공급받은 냉장 생지를 매장서 즉석으로 구워 사용해 최고의 베이커리 맛을 낸다. 기타 속재료도 신선한 것만 들어가는데 가격은 저렴해 고객들은 말 그대로 행복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대표 메뉴인 ‘마마통살버거’는 본사에서 직접 생산 후 위생적으로 포장해 수시로 배송해주는 국내산 닭가슴살 원육을 각 매장서 주문 즉시 튀긴 패티로 만든다. 육질이 부드럽고 육즙이 살아 있어 크리스피 치킨을 먹는 맛 그대로를 구현한다.

여기에 고소한 모짜렐라 치즈 1장을 얹고 신선한 야채와 갓 구워낸 빵을 덮어서 먹으면 치즈 식감과 향이 입안에 가득 퍼지며 치킨과 야채, 소스와 빵이 어우러져 불황기 움츠러든 사람들의 허한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포만감을 듬뿍 느끼게 한다. 

가장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프랭크버거’는 100% 소고기 패티를 중심으로 맛과 가성비를 다 갖춘 수제버거 브랜드다. 브랜드 론칭 이후 지난해 500호점을 돌파하면서 수제버거 전문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프랭크버거 관계자는 “100% 소고기 원육 패티를 근간으로 대외적인 마케팅 활동과 가맹점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며 “맛과 품질서 월등한 수제버거가 가격까지 일반 버거보다 저렴하다”고 말했다.

bhc도 미국 서부지역의 버거 브랜드 ‘수퍼두퍼’ 1호점을 열었다. 사전에 편의점 이마트24와 협업으로 ‘뿌링클 치킨 버거’를 출시해 소비자 반응을 시험한 바 있다. ‘이삭토스트’는 이삭버거를, ‘채선당’은 메이크버거&샌드위치로 버거 가맹사업에 뛰어들었다. 모두 주문이 들어오면 조리하는 수제버거 방식을 적용했다. 

수제버거가 햄버거 시장에 또 한 번 붐을 일으키고 있고, 그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이 부담 없고 취식이 간편해 씀씀이를 줄이고 한 끼를 가볍게 해결하려는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데다, 건강까지 고려한 콘셉트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제버거 창업자는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먼저 수익성 문제다. 기존 패스트푸드점보다는 중간 이윤이 높지만 일반 외식업종보다 낮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식재료 공급 시스템과 함께 매장 운영 및 관리 시스템을 갖춘 브랜드인지 창업 전 체크해야 한다. 

건강 콘셉트

메뉴 구성 시 수제버거의 품질과 다양성에 집중하는 것이 더 생산적이다. 커피, 음료, 아이스크림, 빙수 등 서브메뉴를 복잡하게 넣어 창업비용과 인건비 부담을 높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창업 전문가들은 “프랜차이즈 수제버거의 최대 강점은 기존 프리미엄 버거에 버금가는 품질을 갖추면서도 대형 패스트푸드 햄버거와 비교해 가격 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라며 “창업자는 본사가 합리적으로 재료 비용과 운영 코스트를 제시하는지, 차별화된 메뉴 구성을 갖추고 있는지, 모든 것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지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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