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권력형 토착비리’ 김기현, 성역 없는 수사해야”

2023.02.22 17:52:01 호수 0호

KTX 노선 변경 및 공천권·역세권 거래
22일, 진실규명 위한 진상조사단 발족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국민의힘 당권 도전에 나선 김기현 당 대표 후보가 최근 울산 KTX 노선 변경, 공천권-역세권 거래 의혹 등에 휩싸였다. 울산 KTX 철로가 원안과 달리 김 의원의 임야 쪽으로 지나가도록 설계가 변경된 데 대해 외압을 가해 이익을 취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김 후보의 ‘울산 KTX 땅 투기 의혹’ 진실규명을 위한 진상조사단을 꾸려 해당 의혹에 대해 면밀히 파헤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오전,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박성준 대변인은 취재진과 만나 “오늘 가장 중요한 것(의제)은 김 후보의 땅 투기 의혹이었다”며 “해명하고 있지만 정확하게 설명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김 후보에게)1998년 3만5000평의 땅을 3800만원에 구입해 시세차익이 1000배 이상 나온다는 의혹이 있다”며 “당시 KTX 노선이 변경됐는데 여기에 대한 해명이 명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여권 내에서도 해당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번 3·8 전당대회의 최대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김 후보의 해명이 석연치 않을 경우, 모든 전대 이슈를 빨아들일 블랙홀이 될 수도 있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김기현 후보가 국민의힘이 아닌 야당 의원이었다면 소환과 수차례 압수수색을 진행하고도 남았을 것”이라며 “성역없는 수사를 진행해줄 것을 정부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안 대변인은 “김기현 후보의 울산 땅 투기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며 “KTX 노선 변경 관련 외압, 투기성 매입, 울산시 자문변호사 지위를 이용한 매입 등 4가지 의혹”이라고 주장했다.

안 대변인의 주장에 따르면 2007년 8월, 착수보고 때는 KTX 노선 검토 대상이 아니었던 김 후보의 땅이 11월30일 중간보고에선 기본노선으로 변경된 이후 확정됐다.

그는 “김 의원은 17대 국회 당시 산자위 간사, 18대 국회 때는 국토위 간사 겸 위원장 직무대리를 맡았던 만큼 노선변경 과정서 외압을 행사했는지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선 변경의 대가로 당시 울산시장이었던 박맹우 시장에게 김 의원 지역구인 울산남구을을 물려줬다는 의혹도 있다”며 “공천권과 역세권 거래는 믿고 지지해준 지역구민을 기망한 것으로 대단히 심각한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 측은 ‘은퇴 후 목축업을 위해 매입했다’고 해명하지만 실제로는 보상금 인상에 유리한 과수원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매입 과정도 석연치 않다고 주장했다. 매입 보름 전에 김 후보 변호사의 사무장이 선매입 후 명의를 변경하는 것은 일상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또 2008년 총선 시 ‘변호사 변론해주고 대물로 받았다’는 주장과도 배치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김 후보에게 쏟아지는 의혹은 1800배의 부당이익을 거둔 ‘권력형 토착비리’ 의혹이자 열심히 일하며 살아가고 있는 국민께 크나큰 상실감을 준다”며 “김 후보는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에게 낙점된 국민의힘 당 대표 예정자”라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에게 따라붙은 권력형 토착비리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지 않는다면 국민에게 여당 대표로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논란이 일자 김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적극 환영한다. 결국은 민주당의 자살골로 끝날 것”이라고 응수했다. 김 후보는 “이재명 대표 구속을 위한 체포동의안 물타기 공세에 나섰다”고 평가하며 “이런 억지 생떼탕을 계속 끓여대는 것을 보니 민주당에게 저 김기현은 정말 두려운 존재인가 보다”라고 적었다.

이어 “저 김기현, 그렇게 부끄럽게 살지 않았다”며 “하늘을 우러러 단 한 점의 부끄러움도 없다. 더 이상 공포탄 쏘지 말고 제발 철저히 조사해서 저를 향한 터무니없는 의혹의 실체를 민주당의 이름으로 밝혀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황교안 당 대표 후보도 전날 “이대로 당 대표가 되면 내년 총선은 필패”라며 김 후보를 공격했다.


황 후보는 이날 대전대학교맥센터서 열린 제3차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서 “김기현 후보는 권력형 토건비리가 심각하다. 멀쩡한 도로를 김 후보 소유의 땅으로 바꿔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을 봐라. 안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정견발표 후 취재진의 ‘김기현 후보의 부동산 의혹으로 전당대회가 과열 양상’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팩트를 얘기한 것”이라며 “당 대표라도 비리에 연루돼 공격받고 조사받는다면 어떻게 당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겠느냐”고 물러서지 않았다.


<par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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