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국민의힘 당권주자 중 한 명인 윤상현 의원이 12일, 다른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을 향해 “수도권 정서를 너무 모른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 의원이 ‘전당대회서 당심만으로 뽑힌 당 대표가 전 국민을 상대로 한 총선서 호응을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한국 축구팀의 감독을 뽑는 데 일본 국민의 의견을 30% 반영하라, 그게 가능한 얘기냐고 답변했다”며 “상당히 위험한 수준의 발언”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김 의원 발언은, 영남 텃밭서 선거를 치르면서 확실한 아군이 아니면 다 적군으로 바라보는 편협한 시각을 투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가 늘 말했듯, 수도권 선거는 우리 당원뿐만 아니라 중도보수, 중도, 더 나아가 중도 진보에게까지도 일부 인정받아야 승리할 수 있는 각축전”이라며 “김 의원의 태도는 마치, 한국전쟁 당시 공산주의자냐 아니냐 묻고는 아니라고 하면 무조건 총살하던 끔찍한 태도와 닮아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장 여론조사를 생각해보자. 현재 여론조사는 우리 당원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국민의힘 지지층을 바탕으로 하는 결과”라면서도 “김 의원이 일본 국민이라고 부른 비당원 지지층이 앞으로 지지해주겠느냐”고 반문했다.
윤 의원은 “정말 수도권 정서를 몰라도 너무 모르신다. 우리 당원은 한국 국민의 2%를 차지하고 있다”며 “얼마 전까지 본인이 우리당 지지율을 55%, 대통령 국정 지지율을 60%까지 끌어올리겠다며 말씀하신 것이 기억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또 “이 지지율은 우리 국민의힘에 가입하지 않은 모든 국민들을 빼고 한 김기현식 여론조사를 말씀하시는 것이었느냐”며 “저는 도저히 어떤 방법으로 이런 결과를 낼 수 있는지 상상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는 본인이 결국 수도권 선거를 폭망하겠다는 것을 자인하는 발언으로 아무리 여론조사상 지지율이 80~90%대가 나오더라도 본인이 수도권에서 당선될 수 없는 특이한 조사방식이었기에 수도권 출마는 어렵다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아울러 “결국 김 의원이 총선 승리를 통해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만들겠다는 것도 텅 빈 김치냉장고와 같이 공허한 메아리였다”고 지적했다.
차기 국민의힘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는 오는 3월8일로 예정돼있으며 윤상현·김기현·조경태 의원 외에도 안철수 의원,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앞서 지난 10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했던 나경원 전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추이를 지켜보면서 출마를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등록은 내달 2~3일 이틀간 진행하기로 했으며 후보자들의 선거운동은 같은 달 5일부터 시작된다. 투표는 3월8일, 국민의힘 당원투표 100%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