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이재명 전문가’ 장영하 변호사

2022.07.25 11:41:52 호수 1385호

“이 민낯, 덜 드러났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혀 두렵지 않았다.” 대선을 불과 70여일 앞둔 지난해 12월 한 권의 책이 서점가를 강타했다. 책은 집권여당의 유력 대선후보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여야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던 때라 책 내용뿐만 아니라 저자에게도 관심이 쏠렸다. 주인공은 성남시에서 30년 동안 활동한 장영하 변호사다. 



장영하 변호사가 쓴 책의 제목은 <굿바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의원을 겨냥한 책의 표지 하단부에는 “마스크에 표정을 감춘 그 실체를 벗겨낸다”는 다소 도발적인 문구가 자리한다. “팩트는 정확하게, 평가는 냉정하게” 두 방향으로 구성된 책은 단숨에 문제작으로 떠올랐다. 

진실 밝히고

지난해 12월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서점가를 장악한 <굿바이, 이재명>은 2017년 사망한 이 의원의 친형 고 이재선씨를 다루고 있다. 이 의원은 성남시장 재임 시기인 2012년 6월 전후로 보건소장과 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이씨를 정신병원에 강제입원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지난 15일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법무법인 디지털 사무실에서 장 변호사를 만났다. 장 변호사는 성남시에서 30년 이상 활동하면서 이 의원을 지근거리에서 봐온 자타공인 ‘이재명 전문가’다. 이 의원과 처음 마주한 시기가 1989년이니 인연이든 악연이든 알고 지낸 시간만 30년이 넘는 셈이다.

장 변호사는 이 의원이 조직폭력배와 연루돼있다는 주장을 제기한 박철민씨, 배우 김부선씨 등의 변호를 맡았다. 한때 정치적 경쟁자이자 동료였던 그가 현재는 완전히 이 의원의 대척점에 서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이 의원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내용의 책을 대선 직전 발간하면서 민주당과 그 지지자들의 ‘눈엣가시’로 떠올랐다. 


장 변호사는 <굿바이, 이재명>에 대해 “이 의원의 실체를 객관적으로 드러낸 자료는 이 책이 유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씨의 아내 박인복씨와 성남 지역 언론 기자로부터 받은 자료와 증언 등을 토대로 이 책을 썼다고 했다.

가장 많은 자료를 확보했고 또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건이라 책의 주제로 삼았다고 덧붙였다. 

대선 두 달 앞두고 <굿바이, 이재명>
친형 이재선 정신병원 강제입원 의혹

<굿바이, 이재명>은 법원이 민주당의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좀 더 널리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 의원(당시 대선 후보)에 대해 공직선거법의 ‘당선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후보자나 그 배우자, 직계 존·비속이나 형제자매를 비방하는 것’에 해당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다. 

장 변호사는 <굿바이, 이재명>에서 이 의원을 악마에 비유하는 등 수위 높은 표현을 사용했다. 그는 2013년 6월 유럽 여행 중 한 점의 그림을 마주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존 하트필드의 ‘1933년 라이프치히에서의 자유 증인 청문회’라는 작품은 커다란 손으로 사람이 움직일 수 없도록 목줄을 거머쥔 모습을 담고 있다.

장 변호사는 그림을 보자마자 이 의원이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커다란 손은 이 의원, 목줄을 잡힌 사람은 성남시민이 연상됐다고 강조했다. ‘악마를 본듯했다’는 표현을 사용한 그는 이씨의 정신병원 강제입원 시도 의혹이 이 의원이 그동안 저지른 숱한 잘못된 행위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이재선씨 정신병원 강제입원 시도 의혹을 가정사로 보면 안됩니다. 형제간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가정사라고 보는 경향이 있는데, 이 사건의 본질은 성남시장의 공권력 남용입니다. 자신을 비판한 시민을 공권력을 남용해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키려 한 것이에요. 이 의원은 이 사건에 대해 공공연히 ‘슬픈 가정사’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데 절대 가정사가 아닙니다.”

‘엉터리’ ‘범죄꾼’ ‘쓰레기’ ‘최악의 정치인’ 등 장 변호사는 이 의원에 대해 직설적인 표현을 쏟아냈다. 일례로 성남시장에 당선된 이후 시청사를 매각하겠다고 말하고 성남시 모라토리움(채무 지불유예) 선언 등 시민을 상대로 쇼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1989년 만남·2010년 선거 돕기도
성남FC 후원금 의혹 최초 고발인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시민의 관심과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발언을 책임감 없이 던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의원은 자신의 권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무슨 일이든 할 사람입니다. 물의를 일으키지 않거나 자신의 힘으로 그 물의조차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일단 하고 보는 사람이라는 거죠. 그렇다 보니 국가나 국민을 위한다는 순수성이 없어요. 오로지 자신의 안위, 자신의 권력 강화만 생각하는 겁니다.”

6·1 지방선거에서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고 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것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주장했다. 국회의원이나 당 대표 타이틀을 현재 검찰·경찰 등에서 진행하고 있는 수사를 막기 위한 방패 정도로 여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 변호사는 “권력자에게 권력 의지는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그 권력 의지가 악한 방향으로 향하면 안 된다. 국가가 발전하고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데 권력을 사용해야 한다”며 “이 의원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력만 잡으면 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악한 권력 의지가 압도적인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장 변호사는 이 의원의 행보가 국가와 국민은 물론 민주당 더 나아가 스스로까지 불행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의원은 법비(법을 악용해 사적인 이익을 취하는 무리) 중에 법비다. 온갖 술수를 사용하고 영악하게 굴고 있다. 그런데 이런 사람을 대선후보로 공천한 당은 어떻겠나. 당연히 쓰레기 정당이다. 불행한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현재 이 의원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는 장 변호사의 고발에서 시작된 사건이 많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장 변호사가 2018년 최초 고발한 이후 3년3개월 만인 지난해 9월 경찰에서 무혐의 처리됐다가 현재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이관돼 재수사 중이다. 이 의원의 아내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역시 장 변호사가 고발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정의 실현

“(이 의원이)온갖 가림막을 사용했지만 지금 서서히 민낯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이 의원에 대해 보고 싶은 면만 보는 국민이 많습니다. 이 의원의 실체를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는 저로선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언론이 기계적인 중립에서 벗어나 선과 악을 분명하게 구분하고, 이 의원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수사기관도 반성해야 합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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