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가상자산 손보는 윤창현 가상자산특별위원장

2022.07.18 09:02:25 호수 1384호

“롤러코스터 코인, 규제가 능사 아니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가상자산 시장에서 불어온 바람에 2030세대가 휘청이고 있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저당잡힌 이들은 실시간으로 좌절을 맛보는 중이다. ‘미래 먹거리 시장’ ‘규제 대상’ 등 가상자산을 바라보는 시각은 극과 극으로 갈린다. <일요시사>가 국민의힘 가상자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창현 의원을 만나 현 상황을 진단했다.



코로나19 시기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폭등했던 코·주·부(코인·주식·부동산) 시장이 끝 모르는 하락장에 접어들었다. 특히 루나·테라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가상자산 시장은 상승분을 고스란히 토해낸 데 이어 ‘시즌 종료’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영혼을 끌어 모아(영끌)’ ‘빚을 져가며(빚투)’ 시장에 뛰어 들었던 2030세대는 처음 겪는 시장의 배신에 갈피를 못 잡는 모양새다. 

조일까?

하락장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자 정치권은 가상자산 시장을 진단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특위를 앞다퉈 출범했다. 발 빠르게 움직인 쪽은 당시 야당이었던 국민의힘이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5월31일 ‘가상자산특별위원회’를 출범하고 당시 문재인정부의 가상자산 관련 과세 추진 정책을 비판했다.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윤 위원장은 “일정 수준의 규제가 필요하다”면서도 “미래 먹거리 시장이라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고 가상자산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상자산 시장이 기존 시스템과 조화를 이뤄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법 제도적·문화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윤 의원과의 일문일답.

-가상자산의 폭락으로 2030세대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시장 규모와 개별 코인 가격의 하락이 2030세대의 재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에 여윳돈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이자 부담이 있는 자금을 동원했을 가능성이 높아 금리 인상이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코인이 주식보다 먼저 급락하면서 투자 실패보다 시장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시장 실패의 측면이 내포돼있다는 점이다. 2030세대는 더 이상 코인 시장에 예전 같은 신뢰를 보내지 않는다.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가 시급한 이유다.

루나·테라 사태로 불신
시장 신뢰 회복 급선무

-루나·테라 사태로 가상자산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데.

▲루나·테라 코인의 폭락으로 많은 투자자가 대규모 손실을 봤다. 가치안정적이라고 알려졌던 스테이블 코인의 불안정성이 확인되면서 투자자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어떤 시장도 수요 없이는 시장 자체가 유지되지 않는다. 최소한의 규제는 시장 보존과 유지 대책 면에서 불가피하다는 데 동의한다. 

-어떤 방식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보는지.

▲규제는 잡초와 같다. 밭작물이 아닌 풀로 밭의 경계는 만들 수 있어도 잡초가 밭의 주인 행세를 하면 작황은 망한다. 필요한 규제를 만드는 과정에서 가상자산 시장의 복잡성, 예측이 곤란한 환경 등을 고려할 때 민간 전문가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한 시장 자율규제 확립이 더욱 강조된 법 제도 확립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산업을 진흥·육성하고 사업을 수행하는 회사는 지원하되, 투자자는 보호받을 수 있는 시장질서가 마련돼야 한다. 특히 투자자 보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현재는 특정금융거래정보법 이외에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법제도가 없다. 향후 가상자산산업기본법 입법 추진 과정에서도 투자자 보호가 비중 있게 다뤄질 것이다. 또한 가상자산 시장 특성상 글로벌 정합성을 고려한 전 세계 주요 국가의 논의 동향을 참조해 규제 속도와 깊이를 맞춰가야 한다.

-가상자산 규제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루나·테라 사태는 코인런, 코인발 위기 등 코인 이외의 금융시장까지 영향을 미쳤다. 가상자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생태계 조성이 이뤄지지 않은 결과다. 이럴 때는 규제가 최고의 시장 보존·유지 대책이다. 다만, 가상자산 시장의 복잡성과 예측이 곤란한 환경 등을 고려할 때 민간 전문가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한 시장 자율규제의 확립이 보다 강조될 필요가 있다. 

자율규제 확립 중요해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최근 가상자산에 대한 실망과 의구심이 커지는 와중에도 분명한 장점이 있다고 말했는데.

▲가상자산의 근간은 블록체인 기술이다. 블록체인은 사회 전 분야의 탈중앙화를 이끌고 변화와 혁신의 원동력이 될 차세대 기술에 해당한다. 과거 모바일 환경의 특성을 잘 살린 다양한 서비스가 제조업 이후 한국경제의 효자 산업이 됐다. 블록체인 역시 보안성, 안정성, 탈중앙화 등 본연의 특성을 잘 살린 서비스로 다가올 미래세대의 먹거리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가상자산의 미래는 어떻게 예측하고 있는지.

▲달러 가치에 도전하거나 스테이블이라는 이름으로 한 달러 페깅 시도가 모두 실패로 확인된 만큼 앞으로 가상자산은 자산과 실물 중간 성격을 띠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가상자산은 현행법 체계에서 분류가 어렵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다소 경직된 자세를 취하고 있고, 루나·테라 사태로 가상자산 시장 자체가 위축되는 등 악재가 겹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상자산이 여전히 미래 먹거리 시장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풀까?

-향후 계획은.

▲가상자산 시장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정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국제사회는 가상자산에 대해 이용자 보호를 위한 새로운 규율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코인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는 5대 거래소가 먼저 나서서 투자자 보호 대책이 포함된 자율 개선방안을 발표했고, 국회에서도 신임 금융위원장과 함께 투자자 보호 내용이 포함된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위한 당정 간 논의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jsjang@ilyosisa.co.kr>

 

[윤창현 의원은?]

대전고등학교-서울대 경제학과-시카고대 경제학 박사
현 제21대 국회의원(비례대표) 
현 제21대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 
현 국민의힘 가상자산특별위원회 위원장 
국민의힘 정책조정위원회 위원장 
제20대 대선 윤석열 후보 경선캠프 경제정책추진본부장 
제20대 대선 국민의힘 정책본부 총괄부본부장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상임기획위원
한국금융연구원장 / 서울시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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