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자수첩> "손바닥 만한 선풍기로 버텨요"...'2평짜리 쪽방촌' 폭염 사각지대

2022.07.07 18:48:43 호수 0호

폭염주의보를 온몸으로 버텨내는 사람들이 있다. 한 명의 성인이 누우면 꽉 차는 좁디좁은 방, 2평이 채 안 되는 곳에서 거주하는 '돈의동 쪽방촌' 주민들이다.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돈의동 쪽방촌은 84개동, 730실이 있고 현재 500여명이 살고 있다. 쪽방촌의 월세는 2~30만원 정도다. 

이곳의 주민들은 화장실, 샤워실 등을 공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방촌 한 건물에 들어가 보니 방 여러 개가 다닥다닥 붙어있다. 2층짜리 건물 계단을 오를 땐 몸을 한껏 웅크려야 한다.

몇몇 쪽방촌 실내 복도에는 에어컨이 설치돼있고, 각 방의 벽면에는 조그마한 구멍이 뚫려있다. 에어컨 바람을 여러 개의 방이 나눠 쐬기 위해서다. 

집주인이 동의한 가구에 한해서, 종로구가 작년 에어컨 15대 올해 13대를 무료로 설치했다. 대신 집주인이 전기요금을 부담하기로 했다.


몇몇 세입자는 최근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해 혹여나 집주인이 임대료를 올릴까 걱정돼 에어컨도 맘대로 틀지 못한다.

 

 

쪽방촌은 높은 건물로 둘러싸여 있다. 또한 쪽방촌 바로 앞에는 종로3가역 포장마차거리, 익선동 맛집이 즐비하게 있어 많은 청춘들이 찾는 만남의 장소로 도로 하나를 두고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마치 다른 세계를 오가는 기분이 들었다.

 

 

 

서울특별시립 돈의동쪽방상담소는 폭염에 고통받는 주민들을 위해 무더위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주민에게 생수를 2병씩 무료로 지원하는 등 상생에 힘쓰고 있다. 

 

앞서 지난달 29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쪽방촌 주민들을 만났다. 오 시장은 '약자와의 동행'을 선언하며 쪽방촌 주변에 '동행식당'을 지정해 8월부터 운영하기로 했다. 식비 등 비용은 시 예산으로 지원한다.

노숙인 시설 공공급식 단가 인상과 동시에 급식 횟수를 확대하기로 했다. 나아가 여름철 더위를 식힐 에어컨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이 '약자와의 동행'을 제대로 이행한다면 쪽방촌 주민들 삶에 한줄기 빛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요시사=박성원 기자(psw@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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