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천우의 시사펀치> 방역패스 중단에 대해

2022.03.08 08:22:31 호수 1365호

지난주 게재했던 칼럼 ‘당당하게 위드 코로나 시대로’에서 필자는 항체가 형성됐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글을 쓰는 이 순간 필자는 스스로 자가격리 중이다. 물론 양성판정을 받아서가 아니다.



결론적으로 언급하면 코로나 세균과 무관한 필자가 코로나를 전파하는 매개체라는 사실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상세하게 부연하자. 지난달 20일 딸아이가 목감기 증상을 호소했다. 

코로나 감염자가 확산되자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주로 집과 집 근처에 소재한 작업실을 오가며, 거의 대인 접촉이 없는 아이라 코로나와는 무관하고 그저 감기려니 했는데 다음 날 보건소를 찾고 나서 양성판정을 받았다.

그 순간부터 아이를 제 방에 가두고 아내로 하여금 아이와 거리를 두도록 조처했다. 그리고 아이의 수발은 코로나와 무관한 필자가 들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 커피며 주스 등을 아이와 한 빨대로 교대로 나눠 마시기도 했다.


그런데 23일, 아내가 아이와 똑같은 목감기 증세를 호소했다. 해서 약국에서 자가진단키트를 구입해 검사하자 두 줄이 나왔다.

필자도 재미 삼아 검사했는데, 물론 음성으로 나왔다.

여하튼 아내는 바로 보건소를 찾았고 결국 양성 판정을 받았다.

가만히 그 과정을 살펴봤다. 아이도 그렇지만 암 수술 후 아직 완치 판정을 받지 못한 아내 역시 코로나로 타인과의 접촉을 멀리하고 있었던 터였다.

그런 아내가 양성 판정을 받자 곧바로 아이에게 전염됐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문제는 아내와 딸아이는 접촉한 일이 없었다.

아이의 수발은 전적으로 필자 몫이었기 때문인데, 상황이 그에 이르자 딸아이가 전염의 매개체로 나를 지목했고 아내 역시 필자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차근히 생각해본 결과 아이의 경우는 장담할 수 없지만 필자가 집에 들어가면 항상 곁에 머무는 아내는 딸아이를 끔찍이도 아끼는 필자를 매개로, 아이와 아내를 수시로 오가는 필자 때문에 전염됐음이 확실했다.

그런 이유로 아내를 구실로 아니, 아내가 받은 코로나 양성 판정 결과를 타인에게 전가하지 않으려는 의도에서 스스로 자가격리를 택했다.

이런 사실이 독자들에게 참고되기를 바라며 본론으로 들어가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의료기관과 요양병원 등 감염 취약시설, 그리고 50인 이상 모임·집회·행사 시 실시했던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시행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누차에 걸쳐 이야기하지만 이 정부를 살피면 사안의 본질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는 건지, 혹은 머리를 장식용으로 달고 있는 건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다.

정상적인 사고를 지니고 있다면 이제 코로나 그만 우려먹고 백신 접종 완료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지난 칼럼에서 필자가 접촉했던 신체 건강한 접종 완료자들의 경우 모두 무증상이라고 했다.

다만 젊은 층에서는 가끔 가벼운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아울러 방역패스는 그대로 시행하고 모든 사회생활을 정상으로 복귀시킴이 정답이다.

마지막으로 의미심장한 농담을 하자. 한참 전에 3차 접종을 완료한 나이롱 환자 두 사람 때문에 고생이 막심하다.

무증상의 아내, 그리고 목소리가 쉰 딸아이에게 매끼 식사를 따로 대령하는 것도 모자라 왜 그리 요구사항이 많은지 지겨울 정도다.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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