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종군' 윤석열 측면 공격수들 

2021.12.14 11:07:07 호수 1353호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여의도 게릴라전’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대선에서 선대위에 포함된 인사들의 역할만 중요한 게 아니다. 외부에서 지원해주는 이들 또한 중요하다. 현재 측면에서 국민의힘 선대위를 지원하고 있는 이들은 대부분 중진급 의원들이다. 그들은 스스로 백의종군하겠다고 말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옳은 결정이라는 의견과 책임 회피라는 반응으로 갈린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은 최종 경선 직후 선대위에 합류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비리 대선이라며 연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를 동시 저격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그의 비판 기류는 미묘하게 달라졌다. 지속적으로 선대위 합류에 강한 선을 그어온 것과는 대비된다. 

옆에서 

윤 후보에 대한 비판도 다소 수위를 낮췄다. 자신이 만든 청년의꿈 플랫폼에서 윤 후보가 ‘바지사장 같다’는 글이 올라오자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며 두둔에 나섰다. 

그동안 맹공을 퍼부었던 것과는 다소 대비되는 양상이다. 홍 의원과 윤 후보는 지난 3일 서울 모처에서 회동을 갖기도 했다. 윤 후보는 홍 의원이 가진 청년 표심의 중요성을 인식해 선대위 합류를 지속적으로 요청 중이다. 

윤 후보는 회동 당시 홍 의원의 선대위 합류를 두고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홍 의원은 현재까지는 선대위에 합류하겠다고 밝히지 않았다. 


홍 의원은 청년 표심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 앞서 홍 의원은 “이미 배가 떠났다”며 측면 지원을 시사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최근 홍 의원의 대변인 출신인 여명 서울시의회 의원이 국민의힘 선대위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여 의원은 현재 선대위에서 청년본부장직을 맡고 있다. 사실상 홍 의원이 측면에서 윤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한 대목이다. 당장 선대위에 합류한다고 해도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의 마찰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는 없다. 

게다가 선대위에 폭발적인 인사 영입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당장 합류한다고 해도 역할이 애매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홍 의원이 측면에서 지원하는 게 옳은 결정이었다는 반응도 나온다. 

나경원 전 의원도 홍 의원처럼 측면에서 선대위를 지원하고 있다. 윤 후보는 선대위 구성 초기 나 전 의원에게 선대위 합류를 제안했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결국 합류는 하지 않았다. 나 전 의원은 홍 의원과 마찬가지로 측면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은 여전히 보수 인사들 중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히며 4선 중진 의원으로 무게감과 이름값 역시 높은 인사다. 

그의 측면 지원으로 보수층의 표심을 상당수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선대위 출범식에도 얼굴을 드러냈는데 직책을 맡지 않을 뿐 적극적인 지원활동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현재 나 전 의원이 맡을 것으로 예상되던 공동선대위원장 자리는 지난 7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던 이용호 의원(전 무소속)이 대신 이름을 올렸다. 

선대위 외곽서 화력 지원
효과에 대해선 반응 갈려


윤 후보 캠프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 역시 선대위에 합류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경남 산청군·함양군·거창군·합천군을 지역구로 둔 3선 의원으로 선대위 출범 당시 비서실장 후보군에 오르기도 했을 만큼 선대위 합류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 점쳐졌다. 

하지만 그는 선대위에 합류하지 않았다. 대신 선대위를 향해 쓴소리를 도맡아 내고 있다. 앞서 이 대표와 윤 후보의 갈등 상황에서 “(장기에서)차·포를 떼고 이길 수 없다”며 양 측을 비판했던 바 있다. 

이밖에도 염동렬 전 의원과 정병국 전 문화체육부 장관이 측면을 맡고 있다. 이들은 현재 김영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을 도우며 선대위의 인재 영입에 힘쓰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선대위에서 실무를 맡고 있지만, 염 전 의원과 정 전 장관이 선대위 인사 영입을 함께 도와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염 전 의원의 경우 앞으로도 측면에서만 활동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최근 다시 수면으로 떠오른 강원랜드 채용 비리 관련 문제 때문으로 보인다. 

정 전 장관도 외곽에서만 돕는 것으로 결정한 모양새다. 그는 과거 18대 대선 당시 홍보본부장을 맡았던 경험이 있고, 이 대표의 정치적 멘토로서 함께 호흡하기도 했다. 

그는 선대위 미디어 총괄본부장으로 거론되기도 했으나 최근 이 대표가 직접 맡겠다고 밝히면서 지근거리서 선대위를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중진급 인물들이 측면 지원을 하는 이유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선대위 구성에 외부 인재들을 영입하자 맞대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의 지원으로 외부에선 보수층 표심을 관리하는 동시에 내부에서도 중도층 영입에 한층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측면 지원이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실제 지지층까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여부가 확실하지 않아서다. 


초선과 중진 의원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한 초선 의원은 “잘한 결정”이라고 언급한 반면 당내 중진 의원은 “중진의 책임 회피로 비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뒤에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후보가 아직도 보수층을 확실히 끌어안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측면 지원에 나선 인물 대부분이 보수 인사들인 까닭이다. 한 정치 전문가는 “외부에서 지원하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다”며 “윤 후보가 나서서 중진급의 선대위 참여를 더욱 확장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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