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도수치료와 그 경계 설왕설래

2021.11.03 08:23:14 호수 1347호

“갈비뼈 좀 볼게요” 배를 조몰락조몰락

[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주는 도수치료와 그 경계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도수치료 중인 환자를 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던 30대 물리치료사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설명·양해 없이 성희롱 발언을 하고 과도하게 신체를 접촉했다”는 이유에서다. 

과도

광주지법 제2형사부는 지난 24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로 기소된 물리치료사 A(36)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3년 동안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복지시설 취업 제한,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수강도 명령했다. 

A씨는 2019년 5월3일 지역 모 병원에서 도수치료를 하면서 여성 환자 B씨를 여러 차례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씨에게 “안 아픈 곳이 어디냐. 머리카락? 입술?”이라고 희롱한 뒤 “남자친구가 있으면 해봤을 것 아니냐”고 말하면서 팔베개를 했다.

이후 “눈썹 잘 그렸다. 속눈썹은 좀 더 올려줘야 예쁜데, 목에도 화장했냐”며 B씨의 목 부위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 올렸다.


A씨는 “갈비뼈를 좀 보겠다”며 도수치료를 하는 것처럼 B씨의 옷을 가슴 아래까지 걷어 올리고 배 부위를 손으로 만졌다. A씨는 B씨의 손을 잡아당겨 자신의 배에 가져다 댄 뒤 떼면서 “(내가)옷을 잘 벗긴다”며 또 성희롱했다.

또 치료 중 허리를 흔들면서 성행위를 하는 듯한 행위도 했다.

환자 성추행·희롱 물리치료사
1심 무죄 2심 유죄…그 이유는?

1심은 “A씨 발언은 성희롱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 다만, 발언과 함께 도수치료 과정에 이뤄진 행위가 추행 고의성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치료와 무관하거나 치료 범위를 넘는 추행 행위이자 피해자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는 추행에 해당함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상태나 치료의 목적에 대한 설명없이 성희롱 발언 전후로 과도한 신체접촉을 한 것은 도수치료를 빙자한 추행 행위”라며 “성적 수치심과 혐오감을 일으키는 명백한 추행”이라고 판단했다.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야동을 너무 봤나보네’<nars****> ‘유튜브에 여자에 야한 옷 입히고 도수치료하는 영상 올리는 유튜버들도 문제다’<youn****> ‘도수치료 받아봤는데 한 동작마다 다 설명해줘요. 그리고 맨살에 안 해요. 성희롱 발언? 더더욱 안 해요’<lmhe****> ‘여자는 여자가, 남자는 남자가 하면 될 듯’<sis9****>

‘직업 핑계로 굳이 안 해도 되는 신체접촉하는 걸 경험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myha****> ‘굳이 옷을 걷어 올려야 하는 이유가 뭔데?’<dong****> ‘어차피 도수치료 과정에서 몸에 손이 가는 건 당연한 건데 그럼 어쩌라고?’<xowh****> ‘도수치료 한 번 받아보고 남자 물리치료사한테 절대 안 간다’<susi****>

아무런 설명·양해 없이
굳이 안 해도 되는 접촉

‘도수치료 자체가 여자 몸 여기저기 다 만지는 게 이미 성추행이더구만∼’<soft****> ‘도수치료실 문 다 열어놓고 해라’<amy_****> ‘담이 와서 한의원 갔을 때 평소 병원 가던 습관대로 들어가서 문을 닫았는데 의사가 다시 열고 오면서 의심받는다고 하더라고요’<dlsd****>


‘물리치료사는 피부에 손 안 댄다. 어쩔 수 없이 해야 할 경우 수건이나 천을 대고 치료하지’<tion****> ‘저런 문제 때문에 물리치료사들이 엄청 신경쓰는 부분인데 어쩌다…’<dkqc****> ‘이러니까 다른 치료사들까지 욕먹는다’<panz****>

‘정말 열심히 해주는 다른 치료사분들 얼굴에 먹칠하네요. 두 번 다시 이런 분들은 일 못하게 해야 합니다’<yuns****> ‘비단 남치료사가 환자를 대하는 것 뿐 아니라 여치료사를 희롱하는 남자 환자도 적지 않다고 알고 있다. 환자와 치료사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감시카메라 설치 및 관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좋은 치료 방법이 불미스러운 일로 색안경 끼워지는 건 좋지 않다’<ptat****>

특성상?

‘물리치료사 직업 특성상 물리적인 접촉은 피할 수 없지만 저런 말을 한다는 것은 명백한 성추행이라 생각이 되네요. 저런 사람들로 인해 프로페셔널한 다른 치료사들까지 인식이 안 좋아질 수도 있다는 것이 걱정이 됩니다’<aima****>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도수치료는?

도수치료는 근골격계 질환의 증상을 개선하기 위한 비수술치료의 일종으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에 따라 병의원 내에서 의사 혹은 의사의 감독 하에 전문 물리치료사가 손을 이용해 척추나 사지의 연부조직, 관절의 위치를 바로잡고 통증 및 체형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도수는 맨손으로 치료한다는 뜻으로 영어로는 ‘수기 치료(manual therapy)’라 한다.

주로 디스크나 거북목 증후군, 척추측만증, 퇴행성 척추장애 등의 치료에 이용된다.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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