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아름다운 건 의미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어린 왕자는 말했다.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 우물이 숨어 있기 때문이라고. 그렇다면 일상이 아름다운 건 스치는 모든 것에 의미가 숨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고 했으니 우리는 매순간 열심히 찾아내야 한다. 일상의 의미를!
우리의 일상은 때때로 초라하고, 주눅 들고, 고민으로 가득 차지만, 일상의 의미를 찾는 사람에게는 이 모든 것을 이겨낼 단단함이라는 보너스가 주어진다. 자신의 가치를 발견했으므로.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여도 곰곰이 생각하느라 바쁩니다!
스물아홉 겨울에 찾아온 마음의 환절기, 지금 당장 떠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절박함에 올라탄 시베리아 횡단 열차. 그 시간이 즐거울수록 솟구치는 생각은 오기 전의 내 모습과 일상, 그리고 함께 했던 사람들이었다. 그 기억들로부터 전해오는 따뜻한 위로는 도망치듯 떠나올 만큼 위축된 나 자신에게 그곳에 다시 설 수 있는 힘을 느끼게 했다.
저자는 익숙한 공간과 나의 작은 감정 그리고 스치는 모든 인연을 언제나 곰곰이 생각한다. 이전에도 그랬고,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서도 마찬가지다.
열차 안에서의 첫날 밤, 2층 자리에 누워 우연히 바라본 우주 같은 별을 보며, 어릴 적 여름 밤 옥상에서 마주친 인생 별똥별을 떠올리고, 또 하나의 인생 은하수로 접수한다.
마치 바다처럼 드넓은 바이칼 호수 앞에 서서는 아름다웠던 시절의 한강을 생각한다. 막연한 희망에 상경하여 바라본 한강은 꿈과 독립 자체였다. 서울로 가기로 결정한 날, 앞으로 수없이 한강에 가리라 확신했지만, 그렇지 못했던 현실…, 다소 힘에 겨운 날들을 다독여본다.
이번 여행에서 각자의 능력과 취향에 꼭 들어맞는 업무 분담으로 여행의 임무를 완벽히 수행해낸 사촌 동생을 보면서, 부탁에 미숙한 나에게 기꺼이 손을 내밀어준 그날의 동료를 떠올린다. 뭐든 꾸역꾸역 혼자 해내려는 미련함과 소심함을 버릴 수 있었던 것은 얼마나 다행인지….
찬찬히 곱씹어본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위축되었던 순간, 기뻤던 순간, 그리운 얼굴, 사랑받았던 느낌들을….
‘나는 향기에 예민한 사람이었어. 또 밤새 내리는 눈에게 고민을 쏟아내고, 흔적 없이 사라지는 눈과 함께 다시 털고 일어나곤 했지. 따뜻한 마음과 같은 빵의 온기를 좋아하고, 마치 마음의 만병통치약인 양 초콜릿을 똑똑 끊어 입에 넣곤 하지….’
내게 이미 존재하지만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것들이 얼마나 많을까. 그 소중함을 놓치지 않도록 이 순간에 집중하고 충분히 행복을 누리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