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구의역 발언’ <일요시사> 최초 보도 이후…

2020.12.28 11:20:46 호수 1303호

그땐 뭉개고 지금은 사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23일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4년 전 제 발언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모든 분, 특히 김군과 가족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는 말로 청문회를 시작했다. 변 후보자는 2016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건으로 사망한 김군에 대한 막말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지난 24일,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단식농성장을 찾아가 고개를 숙이고 있다. ⓒ박성원 기자


변 후보자는 2016년 6월30일 SH ‘건설안전사업본부 부장회의’에서 “최근 구의역 사고를 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 때문에 사람이 죽은 것이고, 이게 시정 전체를 다 흔든 것이잖아요” “서울시 산하 메트로로부터 위탁받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거죠” “사실 아무것도 아닌데 걔만 조금만 신경 썼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는데” 등의 발언을 했다. 

변 후보자가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언론보도를 통해 구의역 발언이 알려졌다. 많은 국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구의역 사고에 대한 장관 후보자의 위험한 인식에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구의역 사고를 두고 ‘지상의 세월호’로 비유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당시 발언과 맞물려 임명권자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문제는 변 후보자의 태도 변화다. 2018년 4월 <일요시사>는 ‘<단독입수>“구의역 사고가 뭐?” SH공사 회의록 공개’ 기사를 통해 변 후보자의 구의역 발언을 최초 보도했다.

당시 변 후보자는 “누구한테든 상처를 줬다면 죄송하다”면서도 “공기업에선 누구의 잘못과 무관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책임을 져야 하니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언론 대응 수준의 해명에 그쳤던 변 후보자는 장관 후보자가 되고 언론에서 구의역 발언이 불거지고 나서야 사과를 거듭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마저도 헛발질이 대부분이었다. 김군의 동료를 만나려다 거절당했고, 미리 얘기도 하지 않고 엉뚱한 곳을 찾아가 사과의 뜻을 전했다. 

청와대와 여당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변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할 기세다.

변 후보자가 과거 막말에 대해 사과했고, 의혹들도 낙마할 정도로 심한 사안은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 야당은 변 후보자의 임명을 반대하고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든지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진정성 없이 청문회만 지나면 된다는 계산으로 국회와 국민을 모독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한편 여론조사업체 알앤써치가 <데일리안>의 의뢰로 지난 21~22일 이틀간 전국 성인 10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2.4%는 변 후보자가 국토부 장관 적임자가 아니라고 답했다(자세한 내용은 알앤써치 홈페이지 참조).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