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둥이’ 양육·치료 환경

2020.12.14 09:23:13 호수 1301호

연평균 의료비 100만원 이상 지출

대한신생아학회가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이른둥이 부모 415명을 대상으로 ‘이른둥이 양육 및 치료 환경 실태조사’를 시행하고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이른둥이 자녀를 위해 연평균 의료비를 100만원 이상 지출한다는 응답은 51.3%, 1000만원 이상이라는 응답도 6.6%에 달했다. 
지출 비용 중 가장 큰 항목으로 식비(41.7%)를 꼽았으며, 의료비(36.5%), 교육비(9.6%)가 뒤를 이었다. 2018년 조사와 비교해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졌는데, 이는 올해 1월1일부터 만 5세 미만의 이른둥이 외래 진료비 본인 부담이 5%로 저감되는 등 이른둥이 의료비에 대한 지원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51.3%

여러 장기가 미숙한 상태로 태어나는 이른둥이는 퇴원 이후에도 만삭아 대비 응급실 방문 및 재입원을 경험하는 비율이 높다. 이른둥이 자녀의 응급실 방문 및 재입원 경험은 40.5%로 2018년에 비해 다소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입원 이유는 호흡기 감염(45.7%)이 지속적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수술(16.4%), 기타 감염(10.3%)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둥이가 감염됐던 바이러스는 모세기관지염 및 폐렴을 유발하는 RS 바이러스 25.7%,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22.4%, 로타바이러스 11.4% 등이다. 응급실 방문 및 재입원의 주요 원인인 호흡기 질환 바이러스에 주로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만삭아에 비해 이른둥이에게 더 우려되는 바이러스로는 응답자의 69.7%가 RS 바이러스를 꼽았으며 이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11.6%), 로타바이러스(10.6%) 순이었다. RS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험과 감염에 대한 우려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예방접종 경험은 절반을 약간 넘는 수준인 55.2%에 불과했다. 
현재 RS 바이러스 예방접종 시 보험급여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생후 24개월 미만 기관지폐이형성증이나 선천성 심장질환이 있는 소아 ▲10~3월(RSV 유행 계절)에 생후 6개월 이하인 32주 미만으로 태어난 이른둥이 ▲RSV 계절에 출생해 손위 형제자매가 있는 36주 미만으로 태어난 이른둥이다. 이에 따라 손위 형제자매가 없는 다태아(쌍둥이) 및 외동인 이른둥이는 고가의 예방접종을 본인 부담으로 맞아야 한다는 문제가 계속 지적돼왔다. 이에 대해 응답자의 89.4%는 “다태아와 외동을 포함한 모든 이른둥이에게 보험급여 혜택이 적용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장기 미숙 상태로 태어나 진료비↑
출생 주는 반면 이른둥이 비중 늘어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이른둥이 다태아 비중은 27.1%였으며, 손위 형제자매가 없는 경우가 71.8%에 달했다. 또한 이른둥이 자녀의 발달 지연을 개선하기 위해 재활치료를 받은 경우는 23.6%였다. 재활치료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치료기관 방문에 따른 시간적 부담(37.7%)’‘비싼 치료 비용(28.0%)’‘전문 시설 및 인력의 부족(25.4%)’ 등으로 나타났다. 
자녀에게 재활치료가 필요하지만 받지 못하는 이유는 전문시설은 있으나 대기가 너무 길어서(29.4%)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인근에 전문 시설이 없어서(20.6%),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20.6%), 비싼 치료 비용(23.5%) 등이었다.
올해 처음으로 이른둥이들의 언어발달 지연과 관련한 인식을 살펴봤다. 조사 결과 이른둥이 자녀가 말이 늦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는 응답이 31.6%에 달했으며 이들 중 실제 검사를 시행한 이른둥이의 25.0%는 언어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언어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한 비율은 46.3%에 그쳐 이른둥이들의 언어발달을 지속적으로 추적 관찰해야 하고 적극적이고 적절한 치료에 대한 인식도 높여야 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른둥이 자녀 양육에서 어려운 점으로는 양육정보 부족(39.5%), 양육 인력의 부족(22.7%)을 가장 크게 꼽았으며, 경제적 부담, 주변의 시선과 편견이라는 응답도 각기 21.4%, 11.6%를 차지했다. 
이른둥이 출산 이후 자녀계획에도 변화가 있었다. “더 이상 자녀를 낳지 않을 예정”이라는 응답이 59.1%에 달했고 그 이유로는 향후 태어날 아기가 또 이른둥이일까 봐 걱정된다(30.6%), 태어난 이른둥이 치료에 집중하기 위해(23.1%) 등을 들어 출산율 제고 측면에서도 이른둥이를 건강하게 잘 키우기 위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어려움

김창렬 대한신생아학회 회장은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92명으로 1명 수준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출생아는 줄어드는 반면 전체 출생아 중 이른둥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이른둥이에 대한 관심은 계속 유지돼야 한다”며 “특히 이른둥이는 출생 이후 2~3년간의 집중적인 케어가 매우 중요하고, 발달 등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만삭아보다 더 높으므로 앞으로 이른둥이들의 재활치료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학회에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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