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울려 퍼진 '박씨' 승전보

2020.03.23 09:52:43 호수 1263호

부진의 터널 빠져나온 ‘박-박’

LPGA 투어에서 한국선수들 활약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2명의 박씨 선수가 연이어 승전보를 울렸다. 두 선수 모두 오랜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박인비와 박희영이 일주일 간격으로 값진 승리 소식을 전했다. 박인비는 2년, 박희영은 7년 만에 맛보는 정상의 자리다. 경쟁자들의 추격을 극적으로 뿌리치고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고생 끝 결실

박희영은 지난달 9일 호주 빅토리아주 서틴스 비치 골프 링크스의 비치 코스(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ISPS 한다 빅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최혜진과의 연장 4차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약 7년 만의 LPGA 우승이자 개인 통산 3승째를 기록한 박희영은 우승 상금 16만5000달러(약 2억원)를 손에 쥐었다.

박희영은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5개를 묶어 1오버파 73타를 쳤다. 최종합계 8언더파 281타를 기록한 박희영은 유소연, 최혜진과 나란히 공동 선두에 올라 연장전에 들어갔다. 그러나 박희영은 연장 4차전까지 가서야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다.

세 선수는 18번홀(파5)에서 열린 연장 1차전에서 모두 버디를 잡아냈다. 연장 2차전에서는 파에 그친 유소연이 탈락했다. 박희영과 최혜진은 2차전에 이어 3차전에서도 나란히 버디를 기록했다.


18번홀에서 계속된 4차전에서 박희영은 차분하게 파에 성공하며 우승을 마무리했다. 최혜진은 티샷을 나무 밑으로 보내는 실수 탓에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하는 등 대거 타수를 잃으면서 흔들렸다.

박희영, 7년 기다림 끝 통산 3승 달성
박인비, 지긋지긋한 아홉수 깨고 20승

2008년 LPGA 투어에 뛰어든 박희영은 2011년 11월 CME 그룹 타이틀홀더스에서 LPGA  투어 첫 승을 올리고, 2013년 7월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LPGA 클래식에서 2승을 거둔 후 추가 우승이 없었다.

지난해에는 16개 대회에 출전했으나 상금 순위 110위에 그쳐 출전 자격을 유지하지 못했다. 시즌 후 11월 Q시리즈(퀄리파잉 토너먼트)에 출전해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2020시즌 LPGA 투어 출전 자격을 획득했다.

박인비는 지난달 16일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끝난 LPGA 투어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최종합계 14언더파 278타로 3타 차 우승을 차지하며 LPGA 통산 20승 고지에 올랐다. 한국 선수로는 2003년 박세리(25승·은퇴) 이후 두 번째다.

한때 2위 선수들에 6타 차로 앞서다가 14번홀(파4) 보기로 류위(중국)에게 2타 차 추격을 허용했던 박인비는 15, 16, 17번홀을 승부처로 꼽았다. 박인비는 “15번홀(파5) 세 번째 샷이 벙커로 들어갔는데 16번홀(파3)이 어려운 홀이라 위기였다”며 “15번홀에서 최소한 파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박인비는 15번홀 그린 주위 벙커에서 시도한 네 번째 샷을 홀 약 1.5m로 보내 파를 지켰다. 추격하던 류위가 16번부터 18번홀까지 3연속 보기로 무너진 덕에 박인비는 16번홀 보기에도 큰 어려움 없이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박인비는 “17번홀(파5) 버디 이후 3타 차가 된 사실을 알고 어느 정도 안심했다”며 “어려운 홀인 16번홀에서 더블보기도 나올 수 있었는데 그 홀 버디를 하고 나서도 17, 18번홀에서 연속 파만 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박인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최근 몇 년 사이에 퍼트가 잘 들어가지 않았다”며 “퍼트 감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는데 이번 주에 퍼트가 잘 됐다”고 말했다.

2018년 3월에 19승을 따낸 뒤 2년 가까이 승리가 없었던 박인비는 “한국에서 ‘아홉수’라는 말이 있는데 호주가 행운의 장소가 됐다”며 “후반 9개 홀이 바람도 많이 불어 어려웠지만 파만 지키자는 생각으로 버텼고, 3라운드까지 3타 차 리드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침착했던 마무리

올해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려면 6월까지 세계 랭킹을 전체 15위, 한국 선수 중 4위 이내로 올려야 한다. 박인비는 현재 전체 17위, 한국 선수 중에서 6위에 올라 있다. 박인비는 “국가대표 되기가 쉽지 않다”며 “오늘 좋은 결과가 나왔지만 더 순위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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