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웅의 영사기] <다크나이트 라이즈> 놀란 형제의 놀라운 164분

2012.07.19 17:31:43 호수 0호

▲다크나이트 라이즈

[일요시사=박대웅 기자]  '마침내 끝나는 전설! 전설은 신화가 된다'



영화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지난 70년간 계속된 브루스 웨인, 일명 베트맨 이야기의 종지부를 찍기에 충분하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조나단 놀란이 각본을 맡은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놀란 형제의 천재성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배트맨'이라는 '선'과 '베인'이라는 '악'의 극명한 대립과 배트맨이라는 가면 뒤에 숨은 브루스 웨인의 인간적 고민을 섬세하게 담아내며 액션과 감동, 두 마리 토끼 사냥에 성공했다.

특히 놀란 감독은 전작 <배트맨 비긴즈>(2005)와  <다크 나이트>(2008)를 통해 던졌던 군중과 개인, 선과 악의 경계에 대한 질문을 최신작 <다크나이트 라이즈>에서는 '두려움'과 '희망'을 주는 것은 무엇이며 무엇이 배트맨이라는 영웅을 세상 밖으로 이끌었는지 웨인의 삶을 추적하면서 관객들 앞에 펼쳐 놓는다. 영화는 일종의 '환경결정론'적인 측면에서 배트맨과 베인에게 접근한다. 놀란 감독은 불우한 과거와 외로운 현재가 각각 인물이 처한 환경에 따라 어떻게 세상을 향한 증오와 연민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고담시의 고든 청장은 "배트맨은 고담이 필요로하는 영웅이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는 이 말로 배트맨을 살인자로, 하비 텐트를 범죄와 싸운 영웅으로 둔갑시킨다. 거짓에 기반을 둔 채 강력한 법 제정으로 고담시의 범죄자를 가두거나 추방한 고든 청장. 8년의 시간이 흐른 후, 고담시민에게 배트맨은 두려움의 대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웨인은 인류를 위한 에너지 사업에 몰두한다. 두려움과 희망의 공존. 배트맨은 근본적으로 세상 밖으로 나올 씨앗을 잉태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문제는 계기다. 불우한 과거로 흉악한 겉모습의 괴물이 되어버린 베인은 특유의 명석한 두뇌와 가공할 만한 힘을 가지고 배트맨을 위협한다. 강력한 힘에 무자비함과 잔인함, 여기에 신념까지 갖춘 베인은 배트맨은 물론 고담시를 두려움에 떨게 한다. 영화는 이 지점에서 선과 악, 두려움과 희망이라는 대척점을 베인과 배트맨을 통해 구축한다. 하지만 폭탄이 터지려면 기폭제가 필요한 법. 배트맨과 베인의 대결은 "이길 수 없는 자의 것은 털지 않는다"는 캣우먼 샐리나 카일을 통해 마침내 불을 뿜는다. 

놀란 감독의 말처럼 앤해서웨이가 연기한 셀리나 카일 혹은 캣우먼은 '한 마디로 규정할 수 없는 인물'이다. "도저히 살인을 안 할 수 없다"는 특유의 도덕관념을 가진 그녀의 말처럼 카일은 베일과 배트맨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다. 선과 악사이에서 갈등하는 그녀의 모습은 평범한 우리네 모습과도 닮아있다. 특히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은 배트맨은 물론이고 관객과의 연결고리로서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영웅 배트맨과 악당 베인, 그리고 캣우먼.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고 전설은 신화가 될 최후의 일전을 앞두고 있다. 마지막 20분. 놀란 형제의 천재성이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낼 시간만 남았다.

# 한 줄 정리

돈 값하는 블럭버스터의 등장  

# 별점

★★★★

# 개봉

7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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