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화 프로가 만난 사람> 구민지 프로

2019.10.14 10:12:19 호수 1240호

"아름답고 당당하게 살고 싶다"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이 나를 지배할 때도 있었지만 나는 훌훌 털고 일어섰다. 막연한 미래를 걱정하기보다 현재 눈앞에 당면한 현실만 보기로 마음먹었다. 모든 문제의 근원인 나의 불안한 마음과 스트레스는 미래에 맡겨두고 내가 해야 할 일, 내게 주어진 일을 했다. 이렇게 스스로를 담금질하면서 살아가게 해준 원동력은 내 아들 현섭이다.
 



20년이 지난 이제야 선배님께 내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어려운 상황 속, 내 나이 27세에 현섭이를 낳고 아들을 혼자 키웠다. 지금보다는 정신적으로 덜 성숙했기 때문에 남들의 시선을 많이 의식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벽을 만들었고, 나와 현섭이를 향한 외부의 시선을 원망하기도 했다.

“행복하다”

그러나 이제는 내가 내 자리로 돌아온 것 같다. 요즘은 정말 행복한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래서 인생은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하는 것 같다. 지금 내가 힘들어도 참고 기다리다 보면 행복한 시간이 배로 돌아오는 것 같다. 나에게 아들 현섭이는 생명수 같은 희망, 한 줄기의 서광이다. 반듯하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키워야 한다는 작은 신념이 나를 더 단단하게 했다.

그래서 이제는 반대로 내가 현섭이 덕분에 더 성숙한 어른이 된 것 같다. 지금까지 마음에 담아 두었던 이야기를 하나둘씩 끄집어내니 마음이 한결 편하다.

삶의 원동력은 아들
덕분에 더 성숙했다


지난 9월 입대한 현섭이는 내 걱정을 많이 한다. 아픈 데 없느냐고 묻기도 하고 엄마의 삶에 관심을 많이 가진다. 내가 원하던 방향으로 성장해 어느덧 성인이 된 현섭이가 큰 바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고마운 일이다. 나를 아끼고 지지해주던 골프 프로들도 아들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잘 키웠다고 격려도 해준다.

사실, 고2 때까지는 간섭을 많이 했다. 자기결정 능력이나 판단력이 없는 나이로 치부해 엄마의 일방적인 생각만을 주입했던 것들이, 아들이 성인이 되고 나니 미안한 마음도 있다. 그러나 요즘은 반대로 현섭이가 나의 삶에 조금씩 간섭하기 시작했다. 그 잔소리가 나에겐 다정한 사랑의 속삭임으로 들린다. 이제부터는 현섭이 스스로가 꿈꾸는 삶을 살도록 옆에서 지켜보는 친구 같은 엄마가 되고 싶다. 
 

나도 진정한 나의 직업 프로 골퍼의 일상으로 복귀해 시니어 대회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아름답고 당당한 모습으로 살고 싶다. 동료 후배들과 나의 값진 경험을 나누고, ‘삶이란 기다림의 연속’이라는 나의 깨달음을 전달해주고 싶다. 공 잘 치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도 간과할 수 없지만, 폭넓은 사회의 일원으로서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고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쌓아가는, 어디서나 당당한 몇몇 선배들의 모습을 보고 배웠다.

나 또한 그런 선배들처럼 후배에게 귀감이 되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구민지 프로의 이력은 흥미롭다. 열정으로 가득한 활발한 사람이다. 패션 감각이 뛰어난 동시에 옷걸이가 좋아 어떤 옷을 걸쳐도 잘 어울린다. 어쩌면 그만큼 다양한 색채가 내면에 자리 잡은 것 같다.

그녀는 용인대학교 체육과를 졸업, SBS <이홍렬의 월드 골프 쇼> 진행, <구민지의 우먼 골프> 방송> 레슨, ‘KLPGA 챔피언 대회’서 ‘FX렌트 인비테이셔널’ 경기 운영진 경력까지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2019년 5월29일 강원도 횡성군 알프스 대영C.C에서는 예선전 없는 국내외 선수 80명을 초청해 최고의 상금과 최고의 경기 운영방식으로 선수들을 위한 대회가 치러졌다.
 

지금까지는 없었던 프로암대회는 물론 3일 경기 모두 FX렌트 주최측이 그린피, 캐디피를 모두 지원했다. 챔피언스 선수들의 열악한 환경을 전해 들은 FX렌트 조정식 회장의 취지와 구 프로의 생각이 모여 구성된 하나의 ‘축제’였다. 조 회장은 골프를 잘 알지 못하지만 체육인들에게 관심이 많아 2018년 FX렌트 5명의 시니어 프로와 구단 창단식을 했고 지금은 총 11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조 회장의 아낌 없는 지원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
훌훌 털고 다시 일어서

이 대회가 ‘미래지향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게 하자’는 뜻을 가졌던, 구 프로의 숨은 노력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구 프로의 노력과 열정이 있었기에 양질의 대회를 치를 수 있었다고 한다. 구 프로와 인터뷰는 원래 올해 봄 초부터 계획됐으나 서로 일정이 여의치 않았다가 마침 군산CC에서 열리는 챔피언스 대회장서 만나기로 약속해 ‘드디어’인터뷰를 진행하게 됐다.


이 밖에 올포유 2부 투어도 구 프로의 노력이 돋보였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이 그동안의 신뢰와 믿음으로 이루어졌을 뿐이라고 구 프로는 겸손하게 말한다.

겸손한 자세

필자는 광주 조선대학교 교내서 열린 BPW 문미숙 회장의 미니전시회 방문 및 ‘타미드’ 홍보대사로 초청된 바 참석을 위해 군산을 찾았고, 구 프로는 FX렌트 골프 단장으로 군산을 찾았다. 후배들의 대회 참관 후 우리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인 군산 ‘초원사진관’과 그 주위를 둘러보며 사진도 찍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군산 맛집 쇠고기무국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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