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 칼럼> 왜 돼지와 인간은 같이 살게 됐나?

  • 박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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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2 11:13:34 호수 1192호

인체에 체지방이 쌓인다는 의미는 에너지 연소와 저장이 불균형을 이룬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과식 등의 영양 과잉이나 운동 부족이 계속돼 에너지 연소가 감소되면 잉여 에너지의 저장은 증가한다. 이것이 체지방 축적의 원인이다. 지방처럼 말랑말랑한 이야기로 인간의 몸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이며 동시에 비만의 원흉으로 치부되고 있는 지방에 대해 살펴보자.



지구상에 있는 동물 중 비만한 동물이 두 부류가 있다고 한다. 인간과 인간이 기르는 가축이다. 집을 뜻하는 한자어 집(家)자를 보면 돼지 시(豕)자가 지붕 변 아래 놓여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돼지와 인간은 왜 한 지붕 아래 동거(?)를 시작하게 됐을까? 뚱뚱함과 더러움의 대명사인 돼지와 위생에 관한 한 지나치게 깔끔을 떠는 인간과의 동거는 아무리 봐도 잘 어울리지 않는다.

이 부분서 우리는 지방의 역할과 특성에 대해 잠깐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방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생체조직이다. 피부 밑에 일정량이 쌓여 있는 피하지방은 쿠션처럼 외부 충격을 완화한다.

또한, 추위로부터 체온을 유지하는 단열재의 역할과 음식을 섭취할 수 없는 기근 시에 비축해둔 에너지를 방출해 생명을 유지하게 해준다. 지방은 혈관이 없으므로 대부분 흰 빛을 띠며 수분이 적고 무게에 비해 부피가 크다는 물리적 특성이 있다.

뚱뚱한 동물의 대명사인 돼지는 뱀에 물리더라도 혈관이 없는 지방의 특성상 맹독이 잘 퍼지지 않아 쉽게 죽지 않았다.


돼지는 이러한 자신의 신체적 장점을 잘 활용, 인간의 집 앞마당에 수시로 출몰하는 뱀들을 짧은 다리와 육중한 체격으로 밟아 죽인 후 잡아먹었다. 돼지가 뱀을 막아 줬고 그 대가로 인간들은 음식 찌꺼기나 똥(?) 등을 돼지에게 제공함으로써 한 지붕 아래 동거라는 상호 간 전략적 제휴를 맺게 된다.

지방은 운동경기, 특히 수영서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흑인 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방량이 많은 백인 선수들은 올림픽 수영경기의 모든 금메달을 독식했다. 수분이 적고 부피가 큰 지방이 천연 구명조끼가 되어 수중서 유리한 부력을 그들에게 제공했기 때문이다.

열대지방의 특성상 보온의 역할이 필요 없는 흑인 선수들은 지방이 적고 근육이 많아 밀도가 높으므로 절대적으로 수영에 불리했다. 선천적으로 물에 잘 뜨지 못하는 대신 근육량이 많은 그들의 몸은 폭발적인 힘을 내야 하는 단거리 육상 등에서 백인 선수들을 능가할 수 있었다.

수분이 적은 지방의 특성상 비만인들이 벼락에 맞을 확률이 적다거나 뱀에게 물려도 마른 체형의 사람에 비해 생존확률이 높다는 말을 하면 일부(?) 청강자들은 기뻐하기도 한다. 기근이나 전쟁 등으로 식량을 구할 수 없거나 무너진 건물 속에서 장기간 버텨야 하는 극한상황서 체지방이 충분한 사람이 마른 체형인에 비해 생존율이 높다는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체내에 축적된 중성지방이라는 에너지 저장 시스템 덕분에굶주림과의 전쟁서 인류는 살아남을 수 있었다. 조금만 과식을 하거나 운동이 부족하면 쉽게 살이 찌는 사람들의 고민은 굶주림을 견뎌내기 위해 진화한 인간의 우수한 특징 때문이다.

적당한 수준을 유지한다면 몸에 꼭 필요하지만, 지나치게 많을 때는 건강의 적 또는 생활 습관형 병의 원흉으로 여겨지는 중성지방이다. 늘어진 뱃살을 집어넣어 예전에 입던 옷을 다시 입기 위해, 또는 건강검진서 대사증후군 판정을 받은 충격적 이유에서건 우리는 이구동성으로 “지방을 덜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최근 높아진 건강 의식과 다이어트의 열풍으로 지질의 과잉섭취에 대한 경계심이 매우 높아졌다. 다양한 천의 얼굴, 지방처럼 그 역할이 양날의 검과 같이 극명하게 나뉘는 물질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살덩어리로 괄시받고 있는 중성 지방은 과연 어떤 존재며 어떠한 생성 및 소멸을 거치고 어떤 음식들을 통해 우리 몸에 과도하게 축적되는 것인지 계속 알아보자.

 

[박창희는?]

한양대학교 체육학과
한양대학교 일반대학원 체육학 석사
한양대학교 일반대학원 체육학 박사 과정 중()
인천건강관리협회 홍보강사
한국창의인재포럼 전임교수
BBS 불교방송 <고성국의 아침저널>
고정출연
누리원기획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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