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죽 ‘꿀꿀이죽’ 사태에 김철호 대표 책임론 들썩

2011.11.28 10:22:05 호수 0호

딴 데 눈 돌리다 ‘제대로 죽 쒔다’

[일요시사=송응철 기자] 죽 점문점 ‘본죽’이 제대로 죽을 쒔다. 아예 말아 먹게 생겼다는 말까지 들린다. 최근 방송에서 고발된 식재료의 재탕 사용과 허위 원산지 표기 등 때문이다. 본죽은 이 사실을 깔끔하게(?) 인정하고 5개 매장을 영업정지 시켰다. 논란에 대해 조목조목 해명을 했고 재발방지 약속도 했다. 보기 드문 ‘정공법’이었다. 그럼에도 세간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 일각에서 김철호 대표의 책임론까지 흘러나오면서 본죽의 표정은 아예 ‘죽을 맛’이 됐다.

사과문 게재, 시정 및 향후 로드맵 제시 ‘정공법’
네티즌 시선 여전히 차가워…관리시스템에 허점


지난 16일 MBC <불만제로>에서는 죽 전문점이 식재료를 재탕하는 모습을 비롯해 허위 원산지 표기 등이 방송됐다. 문제의 가맹점은 손님이 먹다 남긴 반찬과 삼계죽에 들어가는 인삼·대추 같은 식재료를 재사용 하는가하면 1인분에 들어가는 송이버섯 정량을 2인분으로 나눠넣기도 했다.

특히 3일이 지난 죽을 재탕하는 모습이 방송되면서 시청자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원산지 표시도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식재료를 사용했고 원산지 표기법을 어기고 중국산 식재료를 사용하는 가맹점도 있었다.

3일 지난 죽 재탕

방송이 나간 이후 해당 죽전문점이 ‘본죽’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본죽을 운영하고 있는 본아이에프는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사태 진화에 나섰다.

본죽은 지난 11월20일 홈페이지 사과문과 함께 <불만제로>에서 보도된 가맹점 소공동점, 동여의도점의 영업을 정지했다고 밝혔다. 또한 전수조사를 통해 운영지침을 지키지 않은 3곳에 대해 추가로 영업을 정지한다고 공지했다. 용산파크자이점과 여의도역점, 신림양지병원점 등이 포함됐다. 영업정지를 당한 가맹점들은 계약해지가 되어 영구적으로 ‘본죽’이라는 이름을 걸고 영업할 수 없다.

본죽은 이날 사과문을 통해 “이번 사안은 일부 가맹점의 불미스러운 영업행위”라며 “본사에서는 국내산을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나, 수급불균형으로 수입식자재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해명했다. 입장 발표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본죽은 “확인절차 때문에 사과문이 20여시간 늦어졌다”고 덧붙였다.

본죽은 또 “현재 본사에서 허용하는 식자재의 12%는 중국산”이라며 “자연산 송이는 중국고산 청정지역 티벳의 자연송이를 채취·수입해 가맹점에 공급하고 있다. 절단낙지, 새우살도 중국에서 들여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누리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온라인상에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가 따로 없네요” “죽 전문점들은 병원 근처에 밀집해있는데 아픈 환자들이 저 쓰레기 재활용 죽을 먹을 걸 생각하면” “우리 동네 본죽은 아니라고 믿고 싶네요” 등 비판이 줄을 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최고의 건강식 전문업체로 자리 잡은 본죽은 그동안 언론매체 등을 통해 엄선된 재료와 철저한 위생, 고급 죽을 강조해 왔다. 당연히 소비자들이 느끼는 배신감은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죽은 병을 앓고 있는 노인이나 소화기능이 약한 어린이들의 건강식으로 주로 이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번 사태를 두고 프렌차이즈 업계 일각에선 김철호 본아이에프 대표의 책임론이 제기됐다. 한 프렌차이즈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 브랜드에서 어느 정도 이익을 올렸으면, 새로운 변화를 통한 추가 이익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한 연구와 노력은 필수다.

그러나 김 대표는 내실을 다지는 대신 본비빔밥과 본국수대청, 본도시락 등 유사한 업종으로 외형을 확장하는 데 눈을 돌렸다. CEO의 관심이 다른 곳으로 향하게 되면 기존 브랜드는 자연스레 소외되기 마련. 본죽이 가맹본부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이며 권리인 가맹점 관리에 허점을 내보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경영철학 거짓말

“본죽이 맛있고 몸에 좋은 것은 기본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정성을 들여도 재료에서 웰빙을 추구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결과죠. 재료 선택부터 관리까지 철저하게 하는 이유입니다. 웰빙의 첫 걸음은 ‘음식을 상품으로 보지 않는 정직함’에서 출발합니다.”

김 대표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이밖에도 김 대표는 “교육과 관리가 성공의 비결”이라는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그의 경영철학은 한순간 거짓이 돼 버렸다. 김 대표는 이번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까.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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