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환 대웅그룹 회장 ‘정도경영’ 적신호

2011.10.08 11:05:00 호수 0호

‘샛길경영’에 ‘큰곰’ 녹다운 위기

[일요시사=송응철 기자] 늘 ‘정의’와 ‘공생’을 강조해오던 윤영환 대웅그룹 회장의 ‘정도경영’에 적색등이 켜졌다. 리베이트를 벌이다 적발되는가 하면 허위광고로 철퇴를 맞기도 했다. 또 문어발식으로 사세를 확장하며 ‘남의 밥그릇’을 넘보다 세간의 눈총을 받기도 했다. 그간 걸어오던 ‘정도’를 벗어나 ‘샛길’로 빠진 형국이다. 이에 따라 곰처럼 우직하고 믿음직스러운 대웅그룹의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자회사 수만 30개…문어발식 사업 확장 눈총 
리베이트 적발돼 파문…허위광고로 철퇴 맞아


윤영환 대웅그룹 회장은 정도경영으로 유명하다. 언제나 직원들에게 ‘정의’와 ‘공생’을 강조한다. 어떤 일이든 그 과정이 정의로워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신조다. 회사의 상징이 곰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곰의 우직하고 믿음직스러운 이미지가 그의 경영철학을 대변해 주는 것. 그러나 최근 윤 회장의 정도경영에 적색등이 들어오고 있다.

이상신호가 감지된 건 지난해부터였다. 국세청으로부터 접대성 경비를 판촉비로 허위 계상한 혐의가 적발된 것. 이일로 대웅제약은 284억 규모의 추징금 폭탄을 맞았다. 당시 업계는 적지 않은 추징금 규모에 한 번, 어느 회사보다 청렴을 중요시 해온 대웅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에 다시 한 번 놀랐다.

정도경영으로 유명



윤 회장은 1961년 취임할 당시 직원들에게 “내가 만약 탈세를 하면 여러분들이 회사 돈을 다 들어먹어도 좋다”고 선언한 바 있다. 번만큼 세금을 내는 것이 기업의 가장 중요한 ‘정의’ 가운데 하나라고 여긴 때문이다. 이 같은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대웅은 1982년 제약업계 최초로 조세부문에서 금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세금관련 비리가 적발된 지금 윤 회장은 직원들이 회삿돈을 ‘다 들어먹어도’ 할 말이 없는 입장이다.

그리고 최근엔 리베이트를 벌이다 적발되기도 했다. 지난달 경찰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의약품 판매 촉진을 목적으로 결제금액의 일정 비율(20~25%)을 현금으로 지급했다. 또 해외여행 경비, 처방비, 영업보증금 등의 명목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특정 병원에 자사 취급 의약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대웅제약의 리베이트가 적발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웅제약은 지난 2009년에도 리베이트가 적발돼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 46억4700만원을 부과 받았다. 그러나 대웅제약은 이에 불복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국감에서서 자사 건강기능식품 효과를 부풀리거나 거짓으로 광고한 사실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이는 모두 윤 회장이 강조해 온 ‘정의’와는 큰 차이가 있는 일임이 분명하다.

윤 회장은 또 정의와 함께 ‘공생’을 중요시 해왔다. 회사 직원들끼리는 물론 다른 회사 사람들과도 함께 잘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 직원이 제품의 원가를 낮추기 위해 협력사가 공급하는 원료의 단가를 깎겠다고 보고하자 “하지 말라”고 잘라 말한 게 그 대표적인 일화다. 원료 단가를 깎으면 협력사가 어려워질 테고 그러면 앞으로 대웅이 도움이 필요할 때 상대방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최근 대웅그룹에게선 공생 정신을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문어발식 사세 확장으로 세간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대웅그룹의 자회사 및 계열사 수는 30개다. 제약업계 1위인 동아제약(20개)보다 10개나 많다. 비슷한 매출 규모의 녹십자(14개), 한미약품(7개), 유한양행(6개), JW중외제약(5개) 등과도 큰 차이가 난다.

샛길=내리막길?

계열사가 많다는 것 자체는 흠이 될 게 없다. 문제는 다수의 계열사들이 의약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업무를 영위, 남의 ‘밥그릇’을 넘본다는 데 있다. 실제, 산웅개발은 그룹사옥 등 시설관리를 하는 업체고 산웅엔지니어링은 용역업체다. 대웅개발의 경우 부동산 임대 및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IDS&TRUST는 통신 기기 제조 및 판매업을 위해 설립됐다. 제주무비랜드는 박물관 사업을 하고 있다. 이밖에 음료회사인 대웅생명과학과 환자용 음식을 납품하는 엠디웰아이앤씨, 전산 유지보수업체 베스트시스템 등도 모두 대웅그룹의 계열사다.

업계에선 윤 회장 취임 이후 지난 45년 동안 회사가 성장을 거듭한 것은 모두 정도경영 덕분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지금 대웅그룹의 행보는 정도를 벗어나 샛길로 빠진 형국이다. 대웅그룹은 지금 걷고 있는 길이 가파른 내리막길은 아닌지 한 번쯤 발밑을 내려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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