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겨냥 우후죽순 ‘정당 창당’ 러시 내막

2011.09.17 13:45:00 호수 0호

너도나도 그냥 막 지르고 봐?

[일요시사=손민혁 기자] 내년 총선과 대선이 다가오면서 각종 정당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다. 지난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정당등록 및 창당준비위원회 결성신고 현황’에 따르면 창당준비위원회 결성 신고만도 무려 8곳에 이른다. 모두 올해 3월부터 8월 초까지 불과 6개월 내에 신고된 단체들로 ‘녹색사회민주당’ ‘녹색당’ ‘국민행복당’ ‘등록금정당’ ‘영남신당’ ‘새나라연대’ 등이다. 이밖에도 여러 단체들이 원내진입을 노리고 창당을 준비하고 있어 너무 많은 정당들이 난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원내 8곳, 원외 13곳, 총 21개 정당
창당준비위원회 결성 신고 무려 8곳

지난 8월 공식 정당으로 등록된 정당은 원내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한나라당, 민주당, 자유선진당 등을 비롯한 8곳과 원외 정당인 국민참여당, 사회당, 평화민주당, 미래연합, 경제통일당, 국제녹색당 등 13개 정당을 합해 총 21개에 이른다.

국회의원 의석 299석을 놓고 원내에 입성하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다 총선이 다가오자 너도나도 창당 러시에 참여하는 형국이다.

국가 발전 위해?

‘재야운동의 대부’로 알려진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는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해 사회복지와 생태적 삶을 근간으로 하는 ‘녹색사회민주당’(가칭) 창당 작업에 나섰다.

장 대표를 비롯한 시민운동가 300여명은 지난 7월27일 서울 여의도의 한 빌딩에서 녹색사회민주당(가칭) 발기인 대회를 개최했고, 9월28일 개최하는 창당대회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 7월1일 선관위에 창당준비위원회를 신고한 장 대표는 “오늘날의 한국 정치가 비판받는 것은 정보화와 세계화의 정보문명시대에 맞는 새로운 이념과 정책을 강구하는 정당이 없기 때문”이라며 주요 공약으로 ▲모든 질병진료로 건강보험 확대 ▲대학 무상교육 ▲65세 이상 노령연금 매월 40만원 지급 ▲원자력발전 억제 및 신재생에너지 개발 주력 등을 제시하고 있다.

장 대표는 1980년대부터 재야운동가들과 함께 민중당, 개혁신당, 민주국민당 등을 창당해 제도권 정계진입을 시도해왔다. 이재오, 김문수, 이부영, 김근태 등 재야 동지들은 이미 정계에 입문했지만, 그는 진보정당 창당을 통한 정치개혁을 고수하고 있다.

새로운 진보의 가치인 ‘환경’을 내세운 ‘녹색당’ 창당도 추진되고 있다. 시민사회활동가 하승수(43) 변호사가 주도하고 있는 녹색당은 ‘탈핵(脫核)’을 중심으로 평화, 인권, 환경 등의 진보적 가치를 아우르는 새로운 진보정당으로, 올해 연말 창당이 목표다.

하 변호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일본 대지진 이후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지켜보며 우리 사회에 탈 성장과 탈 개발주의의 적극적인 방안과 대안을 실현시키기 위한 정당의 틀을 모색해왔다”며 녹색당 추진 이유를 밝혔다.

녹색당은 내년 총선과 대선 출마도 계획하고 있으며,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야권 통합과 연대에도 참여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에는 허평환 전 국군기무사령관(예비역 육군중장) 등을 중심으로 한 ‘국민행복당’(가칭)이 내년 총선 및 대선에서 후보를 내기 위해 창당발기인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창당 작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근본을 갖춘 올바른 대한민국 건설 ▲국민이 다 함께 더 잘사는 대한민국 건설 ▲화합하고 단결하는 대한민국 건설 등을 내걸고 오는 11월 창당을 계획하고 있다.

국민행복당은 충(忠), 효(孝), 예(禮), 의(義) 등 민족 고유의 도덕성을 회복해 근본을 갖춘 올바른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대학 등록금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네티즌 1600여명이 ‘등록금 정당’ 창당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트위터를 개설중인 ‘교육혁명당’은 9~10월 중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고 공식 창당 준비에 한창이다.

이 단체는 등록금 문제 해결을 논의하던 네티즌들이 모여 창립했다는 특징이 있다.

지난달 19일 아이디 ‘레인맨’이 이 단체의 트위터를 개설하면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교육혁명당이 내건 정당 과제는 ▲등록금 개념 폐지 ▲사교육 문제 해소 ▲평생 전인교육 체제 마련 등이다.

이용휘 친박연합 전 사무총장도 가칭 ‘영남신당’ 창당준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당원 모집에 나섰다.

이 전 총장은 오는 10월경 중앙당을 창당할 계획이다. 그는 박근혜 전 대표의 사촌동생인 박준홍을 대표로 하는 ‘친박연합’을 결성한 바 있다.

이 전 총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실상 영남당이지만 TK 지역정당으로 보면 된다”며 “박 전 대표를 외곽에서 지원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이 전 총장은 지역정당이라는 비판에 대해 “이회창, 이인제 의원은 충청당이고 한화갑 전 대표 역시 호남당을 만들고 있지 않느냐”며 “더 이상 한나라당 민주당 양당구도는 안 된다고 본다. 바로 ‘안철수 신드롬’의 핵심”이라고 반박했다.

‘새나라연대’도 지난 3월 출범해 창당 절차를 밟고 있다.
 
공식 출사표를 던진 새나라연대는 유능하고 청렴한 정치인을 발굴, 새로운 정치를 열어 새로운 나라를 건국하고 지역 내 저소득층 가정 학생들, 독거노인들의 삶의 질 향상 등 건강하고 밝은 사회를 만들고자 출범했다.

새나라연대는 발기인대회를 통해 깨끗한 정치, 따뜻한 정치, 투명한 정치, 정직한 정치, 정도의 정치, 희망의 정치, 미래의 정치 등 정치적 7대 목표를 세웠으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은 물론 한·중·일 3국의 가교역할을 해 대한민국을 더욱 부강한 나라로 만들 것을 국민과 약속했다.


우려의 목소리 높아

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군소정당 창당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난립 양상을 보이자 “보통 선거를 앞두고 정당 등록과 창당준비위원회 활동이 늘어난다”며 “창당준비위원회의 경우 창당까지 못하고 소멸되거나, 창당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소멸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의원은 지난 5일 연일 계속되는 신당 창당 움직임과 관련해 “총선을 앞두고 정당들이 우후죽순처럼 난립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정치에 대한 불신과 냉소가 더 깊어질까 염려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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