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레드모델바’ 김동이 대표의 <여자의 밤을 디자인하는 남자 40>

2011.09.08 14:12:51 호수 0호

‘영혼’을 팔 수 밖에 없는 직업 ‘호빠 선수’

전국 20여개 지점을 가지고 있는 국내 최고의 여성전용바인 ‘레드모델바’를 모르는 여성은 아마 별로 없을 것이다. 현재 레드모델바는 기존의 어두운 밤 문화의 하나였던 ‘호스트바’를 건전하게 바꿔 국내에 정착시킨 유일한 업소로 평가받고 있다. 이곳에 근무하는 ‘꽃미남’들만 전국적으로 무려 2000명에 이르고, 여성들의 건전한 도우미로 정착하는 데 성공했으며 매일 밤 수많은 여성손님들에게 생활의 즐거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성공의 배경에는 한때 ‘전설의 호빠 선수’로 불리던 김동이 대표의 고군분투가 녹아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삶과 유흥업소의 창업 이야기를 담은 자서전 <여자의 밤을 디자인하는 남자>를 펴낸다. <일요시사>는 김 대표의 책 발행에 앞서 책 내용을 단독 연재한다.

불법 성매매로 이어질 가능성 많은 호빠
돈 벌며 성욕도 해결하는 ‘환상의 조건’



■ 팁이 가지는 의미
우선 팁을 염두에 두게 되면 선수들은 누구나 자신의 감정을 위장하게 된다. 하지만 팁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고 해서 손님에게 막 대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 팁을 주고받을 수 있는 전제조건이 있다는 것은 곧 상대방을 ‘돈’으로 보게 만드는 매우 강력한 배경이 된다는 이야기다. 팁을 받기 전까지는 싫어도 좋은 척, 미워도 사랑스러운 척 꾹 참고 상대방에 대한 립서비스를 멈추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것을 ‘프로의 진정한 자세’라고 볼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선수들이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이중적인 인격’의 산물이기도 하다. 이러한 위장에 능숙하게 되는 선수들은 자신들의 성격까지 왜곡되는 경험을 많이 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또 상대방을 철저하게 ‘돈’으로 바라보게 됨으로써 건전하고 정상적인 인간관계도 갖지 못하게 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돈보다 중요한 것이 훨씬 많다. 그러나 호빠의 선수들은 바로 이러한 진정성을 바라보지 못하게 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가장 왜곡된 시선에 오염이 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있게 된다.
물론 이러한 사실은 호빠를 자주 가는 여성손님들도 충분히 아는 전후사정이다. 그러다 보니 여성들도 몇 십 만원의 돈으로 사람의 인격을 좌우하려는 성향을 가지게 된다. 상대가 팁을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무엇보다 잘 알고 있으니 바로 그 팁을 통해 자신의 원하는 것을 만족시키려고 하고, 또 상대방을 좌지우지 하려고 든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호빠에서 팁이라는 것이 사라질 가능성은 존재하는 것일까. 사실상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이는 호빠 선수들의 ‘정년’과 연관이 매우 깊다. 일반인들의 정년은 50살이 넘는다. 물론 요즘에는 훨씬 빨라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공기업이나 일반 대기업, 그리고 안정적인 중소기업에서는 자신만 열심히 하고 잘하면 50세 이상은 충분히 넘길 수 있다. 하지만 호빠 선수들의 정년은 길어야 20대 후반이다. 20대 초반에 호빠를 시작한다고 해도 짧으면 5~6년, 길어야 7~8년 정도가 일을 할 수 있는 최대 ‘장수수명’이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정년 이후에 보장되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이다. 퇴직금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연금이 지급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결국 이 짧은 시간 안에 ‘바짝’ 돈을 벌어놓지 않으면 안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팁이라는 것은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기생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선수들 자신도 심리적으로 다급한 상황에 처하게 되고 팁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요구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말해보자면, 호빠 선수라는 직업은 자신의 영혼을 팔 수 밖에 없는 직업이라는 이야기다.

앞에서 언급했던 팁의 연장선상에서 호빠는 결국 불법적인 성매매를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팁에 대한 집착이 결국에는 선수들로 하여금 ‘몸을 파는 행위’를 선택할 수밖에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특히 성매매는 팁을 끌어내는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이다.

또한 그 액수 역시 크다. 일반적인 팁이 30만원 안팎이라면 성매매를 통한 팁은 적게는 70~80만원, 많게는 100만원 단위를 넘어가게 된다.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호빠 선수들은 모두 다 ‘남자’다. ‘열 여자 마다하지 않는 게 남자’라는 이야기도 있다. 거기다가 20대면 한창 혈기왕성하고 정력이 왕성할 때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선수들에게 손님과의 잠자리는 자신의 성욕도 만족시키고 돈도 벌게 되는 1석2조의 역할을 하게 된다. 사실은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호빠 선수로 입문하고자 하는 남성들도 적지 않다. 일반적인 사회생활에서 자신의 성욕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형태로 돈을 써야 하는 입장에 있다. 설사 사랑하는 연인 사이에서도 연애를 하기 위해서는 돈이 들어가는 판국이다. 그러니 선수들의 이 같은 ‘1석2조’는 젊은 남성들이 보기에는 더할 수 없이 좋은 ‘환상의 조건’이 아닐 수 없다. 돈에 대한 추구와 그것이 성욕과 연결되면서 제공되는 이 환상의 조건은 선수들을 불법 성매매로 안내하는 아주 강력한 소구 포인트가 되고 있는 것이다.



■ 젊었을 때 바짝 벌어야
하지만 꼭 선수들이 원하지 않아도 사실은 여성손님들이 더욱더 절실하게 원하는 것이 이런 성매매이기도 하다. 물론 여자손님들은 남자들과는 다르게 아주 쉽게 성매매를 결정하지는 않는다. 우선 마음이 열리지 않으면 몸도 열리지 않는 것이 여자들인지라, 그저 단순히 ‘얼굴이 잘생겼다’고, 혹은 ‘몸매가 좋다’고 해서 곧바로 선수와 잠자리를 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물론 술에 어느 정도 취했느냐가 관건이 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일반적으로는 우선 선수에 대한 마음의 문이 어느 정도 열렸느냐 하는 것이 잠자리를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그런데 여성들의 경우 한번 자신의 마음이 서게 되면 선수들의 입장에서는 쉽게 그것을 거부하지 못할 정도로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경우가 많다. 사실 따지고 보면 남자들보다도 여자들이 더 독한 면이 있다고 하지 않는가.
밤의 세계에서 잠자리를 두고 이러한 일이 그대로 발생하는 것이 현실이다. 남성들의 성욕이 강하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여성들의 성욕도 한번 생기기 시작하면 주체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바로 이런 점들이 호빠 선수들을 유혹하는 계기가 된다.

물론 많은 선수들은 선배들에게 ‘여자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조언을 듣는다. 하지만 자기 스스로가 뼈저리게 느껴보지 않은 조언은 그저 공염불에 불과할 때가 많다. 처음에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는 ‘왜 여자를 돌같이 봐야하느냐’라는 의문이 생긴다. 이런 의문이 생기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교훈이 머릿속에 남기는 힘들 것이다.

결국 선수들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상황에 젖어들게 되고 결국에는 불법적인 성매매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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