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여름 최고 기대작 <7광구> 참패 진짜 사연

2011.09.07 07:30:00 호수 0호

‘재미없다’ 확인하러 온 관객만 200만?

[일요시사=류도경 기자] 국내 최초의 3D IMAX 제작. 액션 여전사로 변신한 하지원을 비롯, 안성기, 오지호, 박철민, 송새벽 등의 탄탄한 출연진. <디워> <괴물>의 뒤를 잇는 국내SF대작. 충분히 흥행의 요소를 갖추고 있고 올 여름 최고의 기대작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7광구>였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비참했다. 관객들은 왜 <7광구>를 외면한 것일까?

최단기간 150만 관객 돌파하고도 조기 종영
스토리의 부재, 수준 낮은 3D에 관객 외면



이상신호는 시사회를 보고 온 언론 관계자들의 표정에서부터 나타났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이부터, 한숨을 쉬는 이까지 다양했고, “너무 성급했다”는 혹평도 쏟아져 나왔다.

영화 평론가들 사이에서 안 좋은 입소문은 삽시간에 퍼지기 시작했다. 뻔한 스토리, 어이없는 전개,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 연출, 밋밋한 연기, 기술력 부족의 3D기법까지 <7광구>의 모든 부문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한 평론가는 “<7광구>는 칭찬보다 비난을 견뎌야 하는 시기”라는 냉혹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언론시사회부터 삐걱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7광구> 제작진 측도 긴급대안을 마련했다. 언론시사회에서 지적당한 부분을 급히 수정하기에 이르렀고, 3D부터 사운드까지 영화의 전반적인 문제를 다듬기도 했다.

<7광구> 제작진의 관계자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후반 작업을 통해 탄생될 <7광구>는 언론시사회 때와는 100% 다른 작품으로 태어날 것”이라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너무나 많은 부분을 수정하다보니, 시간이 촉박해 개봉 지연 사태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이 관객에게 어필을 한 것일까.

초반의 흥행성적은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중 최단기간 150만 관객 돌파, 박스오피스 1위에 이름을 올리며 선전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석유가스와 천연가스 매장지로 알려진 제주도 남단의 7광구. 그곳에 있는 이클립스호란 협소한 장소에서 벌어지는 대원들과 괴물의 사투를 다루는 영화 <7광구>를 보고나온 관객은 하나같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개연성 없는 스토리를 <7광구>의 흥행실패 첫 번째 이유로 꼽았다. 심해 생명체와 대적한다는 단순한 괴수영화의 플롯을 따른 <7광구>는 할리우드식 ‘액션 따라잡기’를 시도했다 결국 스토리를 놓치고 말았다.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고 우후죽순 죽어나가는 캐릭터들은 그 어떤 의미도 갖지 못했고, 주인공 하지원 또한 왜 목숨을 걸고 석유를 캐는지, 아무런 의미를 부여하지 못했다.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관객을 몰입하게 하는 긴장의 끈이다. <7광구>는 결국 시각적인 3D효과에만 치중하다 스토리를 놓치는 실수를 범한 것이다.

<7광구>에서 가장 공을 많이 들였던 3D부분까지도 많은 지적을 받았다. 우선 3D효과는 초반부에는 거의 느낄 수도 없었다. 그나마 후반부에 가면 이 영화가 3D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부분적으로 인식할 수 있을 뿐 그 이상은 없었다.

특히 3D장면이 도드라져야하는 액션장면에서 3D효과를 제대로 느낄 수 없다는 것이 <7광구>의 가장 큰 치명적인 단점이다.

일부 네티즌은 “이렇게 어설픈 3D효과로 도배를 할 것 같았으면 차라리 제대로 된 줄거리를 잡고 CG로 마무리 하는 것이 훨씬 낫겠다”는 혹평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점은 블로그나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이 되며, 각종 포털사이트의 상위 검색어에 랭크되는 이변을 낳기도 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SNS와 포털의 블러그 등에 작품에 대한 비평을 쓰며 “최악의 영화, 돈이 아까울 정도”라는 혹평까지 쏟아냈다.

그 결과 개봉 초반 <7광구>는 배급사의 물량공세로 한 주 반짝 흥행 선두를 차지하고는 입소문이 본격적으로 나기 시작한 2주차부터 곧바로 급격한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미 1주차에 영화를 본 많은 관객들은 SNS나 블로그를 통해 영화평을 올리기 시작했고, 과거 느리게 퍼지던 입소문과는 달리 실시간으로 순식간에 퍼져나가며 영화 흥행의 하락세를 더욱 부채질했다.

블록버스터 사상 최악 성적
 
시나리오 및 캐릭터 문제, 그리고 3D기술에 대한 지적이 SNS를 통해 다시 한 번 제기되며, 관객들의 반응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같은 SNS를 통해 이전보다 훨씬 빠르고 강력하게 퍼뜨려 재앙에 가까운 영화평점과 관객수 급감으로 이어진 <7광구>.

4년여의 제작기간과 100억원 이상의 제작비가 들어간 블록버스터로 지난 8월2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7광구>는 지난 주말동안 단 1372명의 관객을 모으는데 그쳤고, 누적 관객수는 220만명에 불과한 너무도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막대한 자금과 엄청난 제작기간을 거쳐 탄생한 초대형 블록버스터의 씁쓸한 퇴장에 제작사는 물론 관객들도 실소를 금치 못하는 상황이 못내 아쉬운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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