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광란의 추격전’ 사건 전말

2011.08.23 09:44:50 호수 0호

쏘나타 쫓고 프라이드 도망치고 ‘왜?’

지난 8월15일 광복절. 새벽에 광란의 질주가 이어졌다. 3시경 부산시 남구 대연동 경성대학교 앞길에서 쏘나타 승용차를 탄 선모(23)씨 등 남자 5명과 프라이드 승용차를 탄 이모(21·여)씨 등 남자 3명과 여자 2명이 1시간 동안 부산 시내를 누비며 기막힌 추격전을 벌였다.



택시 등 자동차 3대 들이받고도 질주
양측, 서로가 피해자라고 주장 황당

사건은 프라이드 승용차를 탄 여성운전자 이씨가 담배를 피우면서 시작됐다. 부산 경성대 앞 사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쏘나타와 프라이드 승용차에 탑승한 이들은 20대 초반에서 10대 후반의 젊은 청춘들이었다. 자동차 창문을 열어 놓은 상태에서 프라이드 승용차를 탄 이씨가 담배를 피웠고 쏘나타 승용차에 탄 남자일행은 “여자가 담배를 피우나”며 “담배를 꺼라”고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뭘 봐?’ 한마디가 도화선

이에 이씨는 “뭘 봐? 네가 뭔데 담배를 끄라 마라야? 꺼져”라며 맞받아쳤고, 급기야 심한 욕설로 이어졌다. 분위기는 순식간에 험악해졌고 쏘나타에 탑승한 일행이 욕설을 한 이씨 일행에 폭력을 가하기 위해 프라이드 승용차로 다가갔다. 놀란 이씨 일행은 때마침 신호가 바뀐 것을 틈타 선씨 일행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내밀고 문현동 쪽으로 쏜살같이 달아나기 시작했다. 격분한 선씨 일행이 탄 쏘나타 승용차는 이씨 일행의 프라이드 승용차를 뒤따라가기 시작했다.

이씨가 운전한 프라이드 승용차는 경성대 입구에서 용호동을 지나 대연동 쪽 도시고속도로 진입로 쪽으로 달아났고, 선씨가 운전한 쏘나타 차량은 프라이드 차량의 이동경로를 파악하고 대연동 사거리에서 좌회전했다. 그리고 선씨의 차량은 문현동의 한 피자가게 앞에서 프라이드 승용차를 막았다.

선씨 일행은 이씨 일행의 프라이드 승용차의 보닛위로 올라갔고 심한 욕설과 함께 승용차를 발로 밟고 백미러를 부수려하는 등 폭력을 이어갔다. 당황한 이씨 일행은 프라이드 승용차를 재빨리 후진했고 이 과정에서 보닛에 올라가 있던 선씨 일행 배모(25)씨가 차에서 떨어져 등과 어깨를 다치는 부상을 입었다.
격분한 선씨 일행은 도주하는 이씨 일행을 끝까지 추격해 심한 욕설과 쏘나타 차안에 있던 맥주캔 등을 투척했고, 다급한 프라이드 승용차는 계속해서 차를 후진하고 방향을 오른쪽으로 틀어 도주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프라이드 승용차는 정차해있던 택시와 화물차 등 자동차 3대를 잇따라 들이 받았고 뒷범퍼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손상됐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쏘나타 승용차는 계속해서 프라이드 승용차를 추격했다.
추격전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프라이드 승용차는 문현동과 용호동 일대를 휘저으며 달아나기 시작했고, 이 와중에 지나가던 시민을 칠 번한 아찔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쏘나타 탑승 5명 전원 처벌

하지만 쏘나타 승용차의 추격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경보음을 울려가며 심한 욕설과 함께 프라이드 승용차를 추격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부산시민들은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의 싸이렌 소리에 놀란 이들은 오전 4시경 약 40분 남짓한 살벌한(?) 추격전을 멈췄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이 사건을 폭력사건으로 간주하고 교통조사계에서 형사과로 사건을 인계해 목격자와 두 차에 타고 있던 20대들을 상대로 사건의 자세한 경위를 조사했다.

경찰 조사과정에서 선씨와 이씨 일행은 자신들이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경찰관계자는 쏘나타 승용차에 탄 일행들은 경찰서에 스스로 출두해 피해자 신고를 했으며 여성 운전자를 추격해 소동을 일으킨 선씨 일행은 “친구가 차에서 떨어져 다쳤으니 우리가 피해자”라며 “진단서를 가져왔으니 저들(프라이드 승용차에 탄 이들)을 처벌해 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했고, 이들과 욕설을 나누다 쫓긴 여성 운전자도 뒤 차량을 파손한 뒤 용호동까지 도망쳤다가 현지에서 경찰에 신고했다며 “자신들이 피해자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 모두 음주측정결과 술은 마시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은 경찰조사에서 새벽에 욕설이 오가니까 홧김에 이런 짓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쏘나타 승용차에 탔던 일행 5명을 폭력행위 등의 혐의로 김모(23) 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일당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프라이드 승용차를 탄 이씨 등 5명은 무혐의로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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