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서 치러진 혁명적 시도

2018.03.30 18:51:18 호수 1159호

성별 구분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남녀 상금 격차에 대해 LP GA투어 선수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에 지난 2월4일 호주 서틴스에서 끝난 오츠 빅오픈 골프대회는 남녀 선수에 차등 없이 동일한 금액의 상금을 지급하는 ‘혁명적’ 변화를 시도했다.



이 대회는 남녀 대회 모두 오츠 빅 오픈이라는 명칭 아래 같은 날짜(2월1~4일), 같은 코스에서 한꺼번에 치러졌다. 남자대회는 호주프로골프투어대회, 여자대회는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 대회라는 점만 달랐다. 상금도 남녀 선수가 똑같이 받았다. 남자부 우승자 사이먼 호크스(호주)와 여자부 우승자 이민지(호주)는 똑같이 6만2853호주달러의 우승 상금을 수령했다.

이전에도 남녀 프로 대회를 같은 날짜에 같은 골프장에서 연 사례가 있었지만 코스가 같지는 않았다. 2017년 5월 모로코 다르 에스 살람 골프장에서 유럽프로골프투어 하산2세 트로피와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 랄라 메리엠 컵이 같은 날짜에 열렸다.

날짜·코스·상금 똑같이
비용부터 수익까지 공유

또 2017년 7월에는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카이도 오픈과 한국여자프로골프(KLP GA)투어 카이도 여자오픈이 경남 서경타니 골프장에서 같은 날짜에 개최됐다. 그러나 이 두 대회에서 남녀 대회는 같은 골프장이긴 해도 다른 코스에서 치러져 사실상 다른 장소에서 대회가 열린 것이다.

이 두 대회와 달리 호주 오츠 빅 오픈은 같은 코스에서 남녀 대회를 동시에 진행했다. 티타임을 남자 선수와 여자 선수가 번갈아 티샷 하도록 배정했다. 1조가 남자 선수라면 2조는 여자 선수를 배정하는 식이다. 물론 여자 선수 티박스는 남자 선수보다 앞에 위치했다.


다만 1, 2라운드 때는 18홀 짜리 코스 2개를 동원했다. 남녀 각각 144명의 선수가 출전한 대회를 18홀 코스 한 곳에서 치르기는 물리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이다. 대신 3, 4라운드는 한 곳에서 열렸다.

2라운드 성적으로 남녀 각각 60명이 3라운드에 진출했고 4라운드는 35명씩으로 줄였다. 컷을 두 차례 시행했다. 이렇게 치러 진 경기 방식으로 인해 관객은 티박스, 페어웨이 옆, 그린 주변 등 어디서나 남자 선수와 여자 선수 경기를 한꺼번에 관람할 수 있었다. 타이틀스폰서, 서브스폰서, 중계방송, 입장권 등 모든 걸 남녀 대회가 공유했고 비용과 수익도 공유했다.

이 대회에 대한 여자 선수들 반응이 뜨거웠다. 타이거 우즈의 조카 사이엔 우즈(미국)는 “남녀 선수에게 똑같은 대우를 해줬다. 다른 투어에서도 배웠으면 좋겠다. 이런 대회가 더 늘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소피 구스타프손(스웨덴)은 “남녀 상금이 똑같다는 건 엄청나다”며 “대회 주최 측에 감사한다”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남편 대런과 함께 대회에 출전한 스테이시 피터스(호주)는 “남편과 같은 코스에서 대회를 치르니 너무 좋았다”고 밝혔다.

호주골프협회 사이먼 브룩하우스 사무총장은 “갤러리는 여자 선수의 섬세함과 남자 선수의 힘찬 스윙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었다”며 “세상의 모든 일은 남녀가 함께해야 멋진 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호주에서 열린 유러피언여자프로골프투어(LET) 개막전 ‘오츠 빅 오픈’ 이 대회의 우승자는 호주 교포 이민지였다. 4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이민지는 4라운드에서 6언더파 67타를 쳐 최종합계 13언더파 279타를 기록하며 2위를 5타 차로 따돌리며 우승했다. 이민지는 2라운드까지 단 한 개의 보기도 범하지 않았고 나흘 내내 1위 자리를 한 번도 내주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로 우승을 장식했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