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2011 여수세계 롤러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 평가전 현장스케치

2011.08.22 12:26:14 호수 0호

올림픽 정식종목 향해 피땀으로 얼룩진 담금질 쌩~쌩

[여수=송응철 기자] 세계 롤러스포츠인들의 축제 ‘2011 여수세계롤러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세계에서 가장 비중 있고 주목받는 이번 대회는 규모도 ‘메가톤급’이다. 무려 40여개국에서 선수단 700여명을 포함해 1500여명이 참가한다. 당연히 우리나라 스포츠계와 팬들이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이 같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우리 선수들은 지난 1년간 구슬땀을 흘려왔다. 밥 먹고 훈련만 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리고 지난 15일, 최적의 선수를 가려내기 위한 평가전이 열렸다. <일요시사>가 단독으로 박진감 넘치는 평가전 현장을 직접 다녀왔다.

동호인 수는 약 350만명…대표급 국민생활스포츠
스프린트는 시속 90km…짜릿한 속도가 최대 매력

1990년대 롤러스포츠의 인기는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롤러·인라인스케이트가 없는 집이 없을 정도였다. 어느 정도 인기가 가라앉은 지금도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기는 사람들을 한강 둔치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현재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호인 수는 약 350만명. 명실상부한 대표급 국민생활스포츠다. 친환경적이고 남녀노소 구분 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게 동호인들이 말하는 롤러스포츠의 매력이다.

친환경, 남녀노소
함께 즐기는 스포츠



그러나 롤러스포츠 전문 선수나 대회에 대해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한국 롤러 스포츠가 세계 최강국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더욱 드물다. 한국이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건 지난 2006년 세계선수권대회부터였다.

당시 한국은 이탈리아, 미국, 프랑스 등 세계 강호들을 제치고 종합 2위를 거머쥐었다. 이후에도 태극전사들의 질주는 멈추지 않았다. 2007년과 2008년 당당히 2위에 오른데 이어 2009년에는 종합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0년에는 아쉽게 2위를 차지하며 1위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시니어 선수들이 아시안게임을 위해 빠진 상태에서 일궈낸 성과였기에 값졌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목표는 종합우승 탈환이다. 한국은 이를 위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빛나는 우효숙, 안이슬(이상 청주시청) 등을 비롯한 24명의 선수단을 구축했다. 또 세계대회 경험이 풍부한 선수출신 감독·코치진을 꾸렸다. 선수들은 지난 3일부터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기 위한 합숙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조직위원회는 감독과 선수들을 위해 숙박시설은 물론 건강식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우승을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롤러스포츠 강국인 콜롬비아가 바로 대한민국을 가로막는 산이다.

콜롬비아는 지난해 자국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의 이상철 선수에게 금메달을 빼앗겼다. 인라인스케이팅을 국민스포츠로 자부하는 콜롬비아로서는 자존심에 상처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따라서 이번 한국에서 열리는 경기에서 1위를 차지하겠다고 잔뜩 벼르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날 오후 4시 열린 지도자 회의에서 감독과 코치들은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성낙준 코치는 “선수진이 역대 최강이다”라며 “훈련 상태도 만족스럽다”고 자신했다. 또 우기석 코치는 “특히 남자 주니어 장거리 선수단은 세계 최강이라고 자부한다”며 “당장 내일 대회를 치른다 해도 우승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여기에 홈그라운드의 이점까지 더해져 우승은 문제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보고를 받은 김기홍 총감독은 담담한 표정으로 컨디션 조절과 부상 방지를 주문했다.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거나 행여 부상을 당할 경우 1년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피할 수 없는 강적
콜롬비아 넘어야

한 시간여에 걸친 회의가 끝난 뒤 경기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질 이번 대회를 위해 여수시가 기존 롤러경기장에 로드경기장 400m를 추가로 신설한 국제 규모의 경기장이다. 이날 코스 적응을 위해 경기장을 찾은 네덜란드 선수들은 “세계 각국을 돌아봐도 한국만한 경기장을 본 적이 없다”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오후 5시가 되자 선수들이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뒤 코스를 돌며 워밍업에 들어갔다. 여유롭게 움직이는 것으로 보였지만 선수들은 기자의 눈앞을 쌩하고 스쳐지나갔다. 

김 감독에 따르면 인라인롤러의 평균시속은 50km, 내리막 구간이나 스프린트는 시속 90km에 육박할 정도다. 우사인 볼트의 100m 달리기 속도 38.2km의 두 배가 넘는다. 이처럼 짜릿한 속도감이 인라인롤러의 최대 매력이라는 설명이다.

워밍업 뒤엔 평가전이 이어졌다. 선수들의 지난 노력을 평가받는 자리였다. 출발선 앞에 선 선수들의 표정엔 긴장과 결연한 기색이 교차했다. 삑, 출발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출발선을 박차고 쏜살같이 내달렸다. 워밍업 때의 그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한국 롤러스포츠 세계 최강급…“종합우승 목표”
“역대 최강 선수진, 훈련 상태도 만족” 우승 자신

선수들의 의욕은 대단했다. 1년 동안 쌓은 기량을 아낌없이 뿜어냈다. 그러나 의욕이 지나쳤던 걸까. 이날 정세영 선수가 기록측정 도중 넘어지면서 발목이 골절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2009년 발목 골절로 1년여간 재활치료를 해왔던 그녀였기에 동료선수들과 지도부의 안타까움은 더했다.

대한롤러경기연맹 경기력강화위원회는 허리부상으로 훈련에 참가하지 못한 장수철 선수와 정세영 선수의 출전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긴급회의를 소집, 이용훈·이슬 선수를 편대에 합류시키기로 결론지었다. 두 선수는 꾸준한 경기력과 풍부한 경험으로 장수철·정세영 선수의 공백을 무리 없이 메우리란 설명이다.
조대성 상임조직위 부회장은 “안타까운 사고가 벌어졌지만 하루빨리 추스르고 대회가 차질 없이 개최되도록 하겠다”며 “세계가 하나되는 대회로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제롤러경기연맹(FIRS)과 국제스피드위원회(CIC)가 주최하고 대한롤러경기연맹, 여수시, 대회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이번 대회는 오는 29일 오후 6시30분 진남실내체육관에서의 개회식으로 화려한 막을 올린다. 공동조직위원장인 유준상 회장과 김충석 시장을 비롯한 국제스피드위원회 로베르토 마로타 회장, 박준영 전남도지사, 김종열 하나금융그룹 대표이사 등이 참석한다.

이번 대회의 주후원사인 하나금융그룹은 2009년과 2010년 대한롤러경기연맹의 공식후원사로 롤러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지속적인 도움을 주고 있으며, 대한롤러경기연맹은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 종합우승과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스피드부문 종합 1위(금3, 은2, 동2)를 일궈내기도 했다. 

정세영 선수
안타까운 부상

특히 홍보대사인 방송인 이파니와 소프라노 정수경 교수, 아이돌 그룹 틴탑과 소찬휘 등의 멋진 공연과 함께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개회식에 참석하는 시민들에게 선착순으로 고급 스포츠타올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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