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칼침 맞고 추락한 아내 기적생존

2011.07.29 14:53:10 호수 0호

“호랑이에 물려가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남편 휘두른 칼에 찔린 후 추락해
20m 아래턱에 걸려 살아남아



지난 20일 오후 6시 30분, 한 여성이 강원도 미시령 옛길 정상 부근 도로에서 실신한 상태로 지나던 운전자 정모(29)씨에게 발견됐다. 피투성이의 이 여성은 정씨가 즉각 119와 경찰에 신고해 속초 삼성병원으로 후송돼 봉합수술을 받은 끝에 목숨을 건졌다.

강원 고성경찰서는 고모(44‧여)씨가 남편으로부터 불륜을 의심받아 칼침을 당하고 100m가량의 절벽에서 떠밀린 것으로 남편 최모(56)씨를 지난 24일 구속했다.

경찰 조사결과 최씨는 아내의 불륜을 의심해 말다툼을 벌이다 고씨를 칼로 찌르고 절벽 아래로 밀어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놀랍게도 고씨는 100m 높이 절벽에서 추락했다가 20m 부근에 있는 턱에 걸렸고, 중상을 입은 상태에서도 위로 기어 올라와 목숨을 건진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 부부는 2년 전 만났다. 이후 아내는 수원 직장에서, 남편은 양양군의 한 도로공사 현장에서 일하며 따로 생활했다. 아내는 지난 6월 17일 휴가를 받아 남편을 찾아왔고, 고성의 한 펜션을 빌려 함께 지냈다.

문제가 생긴 건 이틀 후인 19일이었다.경찰은 고성군 토성면의 공터에서 두 사람은 말다툼을 벌였다. 아내가 집으로 돌아간다고 하자 남편은 “다른 남자가 생긴 것 아니냐”고 따지며 흉기를 휘둘렀으며, 쓰러진 아내를 차에 태워 30분 정도 떨어진 미시령 옛길 정상 부근으로 이동해 100m 높이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뜨렸다고 밝혔다.

절벽은 경사 60도여서 일반인이 오르내릴 수 없는 지형이었다. 하지만 아내는 20m를 굴러 떨어지다가 턱에 걸렸다. 정신을 잃었던 고씨가 의식을 찾았을 때는 날이 밝아 있었다.

고씨는 절벽 턱 옆으로 비교적 완만한 경사를 따라 200m가량을 기어서 올라왔고, 마침 길을 지나던 운전자 정씨에게 발견돼 살아났다.
발견 당시 고씨는 실신 상태였다. 고씨는 다행히 흉기에 장기를 다치지 않아 몸속 공기를 빼낸 뒤 봉합 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복부를 네 차례나 찔린 상태에서도 절벽에서 기어 올라온 것은 기적 같은 일이다”며 “고씨가 과다출혈로 숨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몸을 바짝 웅크리고 쓰러져 있었기 때문에 출혈을 줄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고씨는 경찰 조사에서 “살려고 위쪽으로 기어 올라온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남편은 지난 21일 일하던 공사현장에서 경찰에게 붙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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