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 “애들 밥 안주는 게 보수는 아니지 않느냐”

2011.07.25 10:05:00 호수 0호

“줬다가 빼앗으면 더 문제 아니냐”
‘뜻에는 공감하지만...’ 거리 두기

한나라당의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김문수 경기도 지사가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해 “(무상으로 밥을) 줬다가 빼앗으면 더 문제 아니냐”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며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지난 19일 도쿄시내에서 주일특파원들과의 만찬 간담회에서 “설사 투표에서 무상급식 반대표가 많이 나온다고 해도 문제다. 이미 3월부터 무상급식이 실시되고 있는데 투표에서 이긴다고 해서 학생들에게 다시 돈을 내고 밥을 사먹으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복지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오 시장의 뜻에는 공감하지만 경기도 하남시의 경우를 보면 주민 투표는 (결과에 상관없이) 자칫 갈등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남시는 2007년 12일 당시 김황식 시장이 추진한 광역 화장장 유치 문제로 시장 소환 주민투표를 했지만,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무산된 바 있다.

김 지사는 또 “한나라당은 복지에 적극적이고, 가능한 한 무상급식도 하자는 입장”이라고 전제한 뒤 “이미 하고 있는데 주민투표로 이를 일부나마 유상으로 바꾸면 한나라당이 마치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듯 한 인상을 줄 수 있다”면서 “애들 밥 안 주는 게 보수는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김 지사의 발언은 최근 김 지사가 이번 주민투표를 적극 지원할 것으로 잘못 알려진 것을 바로 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상곤 경기교육감과 치열한 무상급식 논쟁을 벌이다 지난 해 ‘친환경 급식지원 예산’이라는 타협안으로 합의를 도출했던 김 지사로선 오 시장의 주민투표 추진이 ‘올바른 해결책’이라고 지지의사를 표명하긴 쉽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는 “포퓰리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오시장의 뜻에는 공감하지만 불필요한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오시장의 입장과 거리를 뒀다. 김 지사의 한 측근은 “김 지사가 그동안 오 시장이 추진하는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적극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생각은 다르다”며 오 시장과 거리를 두고 싶어 하는 심경을 전했다.

김 지사는 대북 식량지원 문제와 관련해 “대한민국 헌법 3조에 따르면 북한도 대한민국의 일부인 만큼 식량지원은 선택이 아니라 국가의 책무”라며 “천안함과 연평도 문제를 따져야 하지만, 그와 별도로 식량 지원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야당 일부 의원들이 독도 견제차 울릉도 방문을 추진하는데 대해 “기분은 나쁘지만 과잉 반응할 필요가 없다”며 정부가 대응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