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빵’ 대기업 내부거래 실태 ⑬원앤원-원비아이·원푸드컴 <원할머니보쌈>

2011.07.16 13:00:00 호수 0호

‘재벌 흉내’ 대기업 나쁜 짓만 따라하네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기업의 자회사 퍼주기. 오너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줘 ‘곳간’을 채워주는 ‘반칙’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기업일수록 심하다. 시민단체들이 귀에 딱지가 앉도록 지적해 왔지만 변칙적인 ‘부 대물림’은 멈추지 않고 있다. 보다 못한 정부가 드디어 칼을 빼 들었다.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 관행을 손 볼 태세다. 어디 어디가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 기획으로 정부의 타깃이 될 만한 ‘얌체사’들을 짚어봤다.

‘서민 사장님’ 상대 프랜차이즈도 몰아주기 심해
직접 해도 되는데…꾸역꾸역 자회사 차려 밀어줘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정기적으로 ‘일감 몰아주기’로 지배주주의 안정된 부를 축적시킨 사례들을 발표하고 있다. 이른바 ‘지원성 거래’다. 지금까지 조사 대상 기업은 50여개에 이른다. 모두 국내 내로라하는 굴지의 대기업이다. 정부가 자회사 퍼주기에 칼을 빼 든 상황에서 ‘블랙리스트’에 오른 기업들은 당연히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다.



100% 안방 매출

그러나 도마에 오르지 않은 기업들이 더 많다. 이들 기업은 싸늘한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오너의 곳간을 채워주고 있다. ‘서민 사장님’들을 상대로 하는 프랜차이즈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오너일가 소유의 특정 자회사에 물량을 밀어주는 편법 지원이 심한 편이지만, 더 큰 기업들에 가려 그동안 노출된 적이 없다. 그중 한곳이 바로 ‘원앤원’이다.

36년 전통을 자랑하는 ‘원할머니보쌈’과 ‘박가부대’(부대찌개), ‘백년보감’(삼계탕) 등 전국 300여개의 가맹점을 보유한 원앤원은 2개의 관계사를 두고 있다. ‘원비아이’와 ‘원푸드컴’이다. 이중 내부거래 비율이 높은 회사는 원비아이다. 이 회사는 모회사가 일감을 몰아줘 실적이 거의 ‘안방’에서 나왔다.

2009년 4월 설립된 원비아이는 무형재산권 임대 및 상표·디자인 개발업체다. 자본금은 당초 5000만원에서 한차례 증자를 거쳐 지난해 말 기준 1억원으로 늘었다. 임직원은 단 3명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박천희 원앤원 대표이사가 원비아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오너의 개인 회사인 것이다. 박 대표는 원비아이 대표이사도 겸임하고 있다.

문제는 원비아이의 자생 능력이다. 원비아이는 모든 매출을 모회사를 통해 올렸다. ‘지원군’은 원앤원으로 아예 대놓고 밀어주고 있다. 원비아이는 설립 첫해인 2009년 12억55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100% 원앤원과의 거래로 발생한 금액이다. 원앤원은 원할머니보쌈 등의 상표권사용료 명목으로 원비아이에 이 돈을 지불했다.

지난해에도 다르지 않았다. 원비아이의 매출 17억8900만원이 모두 원앤원에서 나왔다. 역시 상표권사용료로 거둔 수익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원비아이의 ‘식구’의존도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원앤원의 가맹점이 늘면 매출이 오르는 구조로, 당초 박 대표가 원앤원으로부터 직접 상표권료를 받다가 원비아이를 세워 대신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비아이는 모기업에서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사실상 지속이 불가능한 상황. 내부 물량이 없으면 문을 닫아야 할 처지다. 원비아이는 2009년 영업손실 19억3800만원, 순손실 19억4800만원을 냈다. 지난해엔 마이너스 폭이 더 커졌다. 영업손실과 순손실이 각각 27억4900만원, 27억6300만원으로 늘어났다. 원비아이의 총자산은 88억7100만원. 총자본 78억3900만원에 총부채는 10억3100만원에 이른다.

원앤원의 나머지 1개 자회사인 원푸드컴도 내부거래율이 적지 않다. 역시 박 대표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원푸드컴은 2009년 1월 원앤원에서 유통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신설된 경영컨설팅 업체다. 주로 원할머니보쌈 등 체인점들을 관리·운영하다보니 절반가량의 수익이 원앤원에서 발생했다.

원푸드컴은 지난해 270억9600만원의 매출을 거뒀다. 임직원이 3명이란 점에서 대단한 실적이 아닐 수 없다. 1명당 무려 90억원씩 올린 셈이다. 그러나 내부거래를 살펴보면 그리 놀랍지 않다. 원푸드컴은 지난해 138억9500만원을 원앤원과의 거래로 올렸다. 비율로 따지면 51%에 달한다.

그전에도 마찬가지였다. 설립 첫해인 2009년 137억5400만원이 원앤원에서 나왔다. 당시 매출이 232억3200만원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내부거래율은 59%에 이른다.

원푸드컴은 2009년과 지난해 각각 2억5800만원, 2억72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자산은 50억6700만원에서 52억3000만원으로 늘었다. 반면 부채는 7억2200만원에서 3억6300만원으로 줄었다. 자본금은 5000만원으로 시작해 현재 3억원이 됐다.
다만 원푸드컴은 오너일가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원푸드컴의 지분은 원앤원이 100% 갖고 있다. 원앤원은 박 대표가 80%의 지분율로 최대주주다. 나머지 20%는 그의 부인 전안례씨가 소유하고 있다.

매년 100억 거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는 부당하게 일반 주주들의 이익이 침해되거나 손실을 입을 때 제재 등 지적을 받는다”며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대부분 일반 주주가 없고 사실상 오너 소유이기 때문에 특별히 문제될 게 없지만, 가맹점주들을 상대로 영업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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