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뒷담화]A회장 속 타는 사연

2011.07.14 11:10:00 호수 0호

사고뭉치 아들 녀석…회장님 두 손 들었다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모 기업 A회장이 자녀 문제로 머리를 싸매고 있다. 사고뭉치 아들 녀석 B씨 때문이다. B씨는 그동안 숱한 구설수에 오르내렸고 뒷말도 적지 않더니 최근 경찰서를 들락날락 거리는 신세가 됐다. 수렁 속에서 허우적대는 아들의 막무가내식 일탈을 지켜보는 A회장의 마음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다.

‘노란싹수 어이할꼬’ 자녀 문제로 머리 싸매
“사업 성공했지만…자식농사 망쳐” 수군수군

재벌가 2∼4세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부분 재벌그룹들은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가운데 수년간 공들인 후계 작업에 마침표를 찍을 준비로 분주하다. 초고속 승진을 거듭한 ‘황태자’들은 핵심 요직에서 저마다 확실한 입지를 다지며 그룹 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총수들은 자랑거리로 자식들을 각종 행사에 대동하느라 바쁘다.



골칫덩이 황태자

이를 지켜보는 A회장은 마냥 부럽기만 하다. 장차 회사를 물려받아야 할 아들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어서다. 60세를 바라보는 나이인 A회장은 당장 후계 작업이 급할 게 없다. 아들인 B씨의 나이도 이제 20대 중반이라 경영권 승계를 말하기엔 아직 이르다.

하지만 한창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회사를 경영 중인 A회장은 B씨에게 언젠간 자신의 자리를 물려줄 생각만 하면 멀지 않은 미래가 벌써부터 갑갑하다. 전혀 개과천선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B씨의 ‘노란 싹수’가 걱정거리다.

재계 호사가들의 입방아를 종합하면 B씨는 재벌가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버릇없는 악동’으로 소문난 인물이다. 회사 안팎에서도 “A회장이 사업은 성공했을지 몰라도 자식농사는 완전히 망쳤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돌고 있다. 현재 서울의 한 구청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 중인 B씨는 재벌가 자제들이 연루된 지저분한 루머가 떠돌 때마다 거론돼 왔다.

모두 미확인 소문에 그쳤지만, 최근 한 사건은 B씨의 평소 불량한 행동거지를 가늠케 한다. 지난달 5일 새벽 3시께 만취상태로 외제차를 몰고 강남 한복판을 질주한 사건이 있었다. 범인은 바로 B씨였다.

술에 만취한 B씨는 서울 강남구 청담사거리에서 리스한 자신의 벤츠 승용차를 타고 학동사거리 방향으로 달리다 그랜저 승용차를 들이받은 뒤 성수대교 남단 근처까지 3㎞가량 도주했다. 이 과정에서 승용차와 택시 등 차량 7대를 더 들이받았다.

B씨는 총 8대의 차량들을 연속으로 들이받고 달아나다 뒤쫓아 온 택시기사들에게 붙잡혔다. 경찰은 B씨를 음주운전을 하다 잇따라 교통사고를 내고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차량 등)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결과 B씨는 만취 상태로 운전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거 당시 B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0.1% 이상 면허 취소)인 0.133%로 나타났다. 김씨에 대한 조사를 마친 경찰은 지난달 28일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B씨가 사고를 내고 도주하는 것을 목격한 택시기사 2명이 차를 몰고 쫓아와 길을 가로 막은 끝에 차량을 멈춰 세웠다”며 “이 사고로 여러 명이 다쳐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B씨는 검거 과정에서 자신이 누구 아들인지를 본인의 입으로 떠들어댔다. 그는 택시기사 등 피해자들에게 사과는커녕 오히려 큰소리를 쳤다. “내가 누군지 알아? 우리 아버지가 A회장”이라고 으름장을 놨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자신을 붙잡은 피해자들과 실랑이를 벌이면서 A회장이 아버지인 사실을 먼저 얘기 했다”며 “술에 잔뜩 취해 횡설수설 와중에 과시용으로 아버지의 신분을 말한 것 같다”고 전했다.

B씨는 이번 사건으로 A회장 집안뿐만 아니라 회사의 골칫거리로 전락한 상태다. 사고뭉치로 낙인찍힌 것. 일각에선 A회장의 유별난 자식 사랑이 B씨를 이 지경에까지 이르게 했다는 의견도 있다. A회장의 아들을 향한 애정은 자식을 사랑하는 여느 아버지와 다를 바 없지만 B씨를 너무 애지중지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재계 한 호사가는 “B씨는 수억원대 최고급 외제 스포츠카를 끌고 다니면서 재벌가 자제 티를 팍팍 내는 등 한심스러운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며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부유한 태생적 배경과 아버지의 ‘오냐오냐’가 그를 아슬아슬한 벼랑 끝에 세웠고 급기야 철창신세 직전까지 내몬 꼴”이라고 혀를 찼다.
창립 이후 지금까지 추문 한 번 없었던 회사로선 후계자의 구설수가 여간 당황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A회장이 평소 투명하고 검소한 기업문화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과 회사가 급성장하는 과정이라 더욱 그렇다.

너무 애지중지?

회사 측은 오너의 아들에 대해 언급 자체를 극도로 꺼리고 있다. 속으로 혹시 튈지 모르는 불똥을 우려하면서도 겉으론 아무런 상관없다는 투다. 나아가 신경질적인 반응까지 보였다. 회사 한 관계자는 “아무리 오너라도 사생활까지 어떻게 회사에서 알겠냐”며 “더구나 아들은 회사와 어떤 관계도 없어 더더욱 모른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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