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인터뷰> 대통령을 만든 사람들 -민주당 강희용 정무조정실장

2017.07.24 10:32:57 호수 1124호

“당·정·청 관계가 먼저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결여됐던 희망이 채워지고 있다. 분열로 가득했던 지난 정권의 흔적은 점차 희미해져간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후 국민들은 미래를 얘기하기 시작했다. 한 사람의 변화가 대한민국의 변화로 번져가는 모습이다. 변화는 한 사람에 의해 시작됐지만 그 한 사람을 만들어내기 위해 지난 대선 기간 동안 물심양면으로 힘쓴 사람들이 있다. <일요시사>는 이들을 만나 문재인정부의 현재와 미래를 공유했다.
 



‘오세훈 저격수’ ‘맥쿼리 저격수’로 불린 사람이 있다. 바로 더불어민주당 강희용 정무조정실장이다. 그는 지난 대선서 선대위 차원의 메시지 전략을 수립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해 민주당 대선 승리에 기여했다. 현재는 당 정무조정실장을 맡아 원활한 당·정·청 관계 유지에 힘쓰고 있다. 다음은 강 실장과의 일문일답
 
- 민주당의 대선 승리를 축하드린다. 소감을 듣고 싶다.

▲ 15년 만의 대선 승리이고, 9년 만의 정권교체다. 이번 대선 승리는 국민이 만들어 주신 선거였고 승리였다. 우리는 이 점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두 가지가 흥미롭다. 한 가지는 정당 측면에서 당과 후보가 일체화된 선거를 치룬 점이고, 또 한 가지는 국민의 압도적 지지가 지역과 세대를 초월해 있었다는 점이다. 문재인정부의 성공이 곧 민주당의 성공이고 차기 최고의 집권전략이 될 것이다.  

- 대선과정서 맡은 선대위원장비서실 부실장의 역할은 무엇인가.

▲ 이번 선거의 특징은 당 대표를 중심으로 한 선대위 구성이다. 과거에는 후보의 경선 캠프가 주도하면서 당과 마찰이 적지 않았다. 이번에는 후보와 당대표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한 선거체계를 갖췄다. 상임선대위원장인 추미애 당대표를 보좌해 선거운동 기간 선대위 차원의 메시지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시기와 상황에 맞춰 각급 선대위의 대응 방안과 지침을 만드는 역할을 했다.

- 대선서 특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 당시 문재인 후보와 겹치지 않는 동선으로 전국 8200km를 누비고 다니시던 추미애 대표가 밤늦게 전화를 주셨다. 다녀보니, 문 후보의 안보관에 대한 걱정과 마타도어가 심하더라는 것이었다. 전국 유세차서 동시에 상영할 수 있는 메시지와 동영상을 제작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오세훈·맥쿼리 저격수
“정치로 이끈 건 노무현”

그날 밤, 이번 미국 방문 시 미국 보수사회에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장진호 전투와 연관된 흥남부두 피난민 아들 문재인, 판문점 미루나무 도끼 사건에 투입되어 북한의 만행을 물리친 문재인, 특전사 출신 등을 집중 부각하는 메시지와 동영상을 밤새워 제작해 전국에 배포했다.

- 현재는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을 맡고 있다. 

▲ 집권당 대표의 정무수석 역할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야당과 달리 여당은 당청관계, 당정관계, 다른 야당과의 관계 등을 두루 고려하면서 집권당 당대표의 메시지와 일정 등 정치적 행보를 정해야 한다. 정무조정실장은 야당 시절에는 없었던 당직인데 원활한 당·정·청 관계를 만들기 위해 추미애 대표께서 대선 직후 신설한 당직이다. 맡은 바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 서울시의원으로도 꽤 많은 활약을 보였었는데.

▲ ‘오세훈 저격수’ ‘맥쿼리 저격수’라고 불렸다. 이제는 모든 중학생, 초등학생들이 누리고 있는 친환경무상급식조례를 대표 발의했다. 그 후 오 전 시장은 예산 편성을 거부하고 주민투표로까지 몰고 갔다. 서울시의회 주민대표 대책위원장을 맡아 잘못된 관제 투표는 거부해야 한다는 논리로 당시 손학규 당대표를 설득해 ‘투표 거부’운동을 주도했다. 

결국 오 전 시장은 물러나고, 박원순 시장이 등장하게 된 계기가 됐다. 지하철9호선과 우면산터널 등 맥쿼리로 유명한 민간투자사업을 집중적으로 파헤쳐 사업재구조화를 이뤄 혈세 3조5000억원 정도를 아꼈다.

- 정계에 입문한 계기는 무엇이고 어떤 활동을 했나.

▲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당선은 나의 많은 것을 바꿨다. 당시 기성정치는 지역주의와 금권정치가 판치던 시절이었다. 이런 기성정치에 파열구를 내고 신선한 대중적 지지로 당선되는 과정은 그 자체로 드라마였다. 그런 열정에 함께 하고 싶었다. 


함께 세상을 바꿔 나가고 싶었다. 첫 발은 17대 국회 때, 전병헌 의원의 보좌관으로 입문하게 됐다. 2010년 서울시의원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두 번의 서울시장 선거서 박 시장을 도와 정책대변인과 정책자문단장 역할을 하고, 문재인 대표 시절 상근부대변인과 유능한경제정당 위원으로 활동했다. 

- 공학박사이자 시인으로도 알려져 있다. 어울리지 않는 조합인데.
▲ (웃음) 서울시 도시계획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도시의 맛을 알게 됐다. 도시는 결국 우리가 오랜 시간 동안 만들어 온 삶의 터전이며, 교육, 복지, 문화 정책이 모이는 정책의 총화이기도 하다. 도시의 매력에 빠져 한양대 대학원 박사과정에 입학해 학위를 득했다. 강남의 도시개발사를 다룬 <강남의 탄생>을 썼고, 대학원 겸임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다. 

선대위 차원 메시지 수립
최고의 집권전략으로 평가

등단은 국회보좌관 시절 정치부 기자로 있던 분의 권유로 등단하게 됐다. ‘정치’와 ‘도시’ 그리고 ‘시’ 이 세 가지가 내 정치적 콘텐츠의 알맹이라 생각한다. 시인의 마음으로 정치를 하고 우리네 이웃의 삶터인 도시를 이해하는 것. 그것이 정치가 보다 따뜻하고 섬세해 지는 것이라 믿는다.

- 문재인정부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 문재인정부는 국민이 만든 정부다. 최근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표방했다. 말 그대로 정의로운 나라를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국민에게 심어주었으면 한다. 

문 대통령은 대표 시절부터 원칙과 상식에 입각해 정치를 하셨던 분이다. 무엇보다 사사로움이 없으신 분이다. 어떻게 권력을 사용하는 것이 올바른 정치인지 보여주시리라 믿는다.

- 향후 정치인으로서 목표는 무엇인가. 
▲ 지난 5월9일 대선이 있던 날, 당 대표께서 청와대나 다른 곳으로 가지 말고 든든한 집권여당 만드는 길에 함께 하자는 제안을 해주셨다. 평소 정당책임정치를 소신처럼 안고 있던 내게는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 

당 중심의 선거로 승리했고, 이제는 당이 국민과 대통령을 묶어주고 소통하게 하는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대통령은 유한하지만, 정당은 또 다시 집권을 준비해야 한다. 그 큰 걸음에 작은 밀알이 되고 싶다. 지금은 다른 목표보다 이게 우선이다.


<shs@ilyosisa.co.kr>

 


[강희용 실장은?]

▲한양대 도시대학원 겸임교수
▲제8대 서울특별시의회 의원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
▲더불어민주당 뉴파티위원회 위원
▲더불어민주당 정무조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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