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net세상>프로축구 승부조작 파문

2011.06.08 11:22:08 호수 0호

팬들에게 사기 치는 축구 ‘판 엎어라’

2002 한·일 월드컵 4강, 2010 남아공 월드컵 해외원정 사상 첫 16강 진출 등 그동안 한국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던 축구가 큰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한국 프로축구계가 승부조작에 얽혀있다는 것. 이번 사건에 대한 내용과 네티즌들의 반응을 살펴봤다.

프로선수와 브로커·· 승부조작 개입, 국가대표 출신까지?
인천GK 고 윤기원 선수 연루설도 수면위로 다시 솔솔



지난 5월21일부터 K리그 승부조작설을 수사하던 창원지검 특수부는 지난달 25일 돈을 받고 승부를 조작한 혐의로 광주와 대전구단의 프로축구선수 2명을 구속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30일에는 대전구단 선수 3명이, 지난 6월1일에는 상무 소속의 국가대표 출신 김동현이 구속됐다. 이들은 모두 자신들이 뛴 경기에서 승패를 좌우하는 실책성 플레이를 한 대가로 브로커로부터 돈을 받고 승부조작을 도운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다.

K리그 선수가 승부조작에 연루되어 검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프로축구계와 검찰 안팎에서는 승부조작에 가담된 선수 등이 20여명에 달할 것이란 말도 돌고 있어 파문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K리그 큰 충격에 휩싸여

K리그는 이러한 사건사고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큰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정몽규 총재는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프로축구의 명예를 걸고 K리그 내부의 승부 조작 시도와 불법 베팅을 뿌리 뽑겠다”고 밝혔다.

안 좋은 파문에 휩싸인 K리그는 5월28일부터 모든 프로축구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에서 클린캠페인을 벌이고 있고 지난달 31일과 6월1일에는 휘닉스파크에서 16개 구단 선수와 코치진, 사무국 임직원 등 관계자 1천여 명이 모여 대책을 논의하며 사태 수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K리그 선수단과 연맹 및 구단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인 것 역시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승부조작사건에 선수가 연루된 구단들도 이번 문제가 확산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경남FC는 지난달 29일 제주와의 경기에 앞서 소속 선수들이 연루된 사실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5월21일에 구속된 브로커가 경남FC 선수출신이었고, 현재 군인신분으로 상무 소속 공격수인 김동현도 경남FC 소속이기 때문.

이번 사건으로 4명의 선수가 구속된 대전구단은 지난달 29일 책임을 지고 구단 대표와 이사 전원, 감독 등 코치진 전원, 팀장급 이상급 전원이 모두가 일괄 사퇴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K리그의 뿌리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올 지도 모른다고 걱정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지난 5월6일 인천 유나이티드의 골키퍼 윤기원 선수가 자신의 차 안에서 연탄을 피우고 숨진 채로 발견되면서부터 루머로만 떠돌던 K리그 승부조작설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현재까지 직접적인 연관성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윤기원의 자살 또한 승부조작 사건과 무관하지 않다는 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요즘이다. 동료들 사이에서는 윤 선수가 조폭의 협박에 시달리며 힘들어했다는 말들이 돌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윤 선수의 모친은 지난달 26일 인천유나이티드의 허정무 감독에게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진실을 꼭 밝혀 달라”는 편지를 보내며 억울함을 풀어줄 것을 호소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서울유나이티드의 정종관 선수가 호텔에서 목을 맨 채 발견 돼 충격을 주었다. 숨진 정 선수 옆에서는 직접 자신이 쓴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승부 조작의 당사자로서 부끄럽다”며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선수들은 내 친구들이고 의리 때문에 내 이름을 진술하지 않았다. 모두 내 책임이고 내가 시킨 것"이라는 내용으로 작성됐다. 창원지방검찰청은 정 선수가 승부조작에 선수들과 브로커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남FC의 골키퍼 김병지는 “브로커의 제의는 데뷔한 지 얼마 안 된 선수들이 받는다”며 “후배 선수들에게 단호히 거부하라고 충고했다”고 밝혔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이번 사태로 “지도자와 선수, 선수와 선수가 서로 못 믿는 상황이 돼버린 것이 가장 큰 문제다”라며 서로간의 신뢰관계가 무너진 것에 대해 가슴 아파했다.

K리그에 이보다 더 많은 승부조작이 있다고 추정하는 검찰은 이번 사건에 조직폭력배가 개입됐다는 의혹을 포함해 배후 세력을 낱낱이 밝혀 승부조작을 완전히 근절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달 26일 선수들의 승부조작을 근절할 대책을 마련할 때까지 프로축구를 스포츠토토에서 제외키로 했다. 이에 따라 스포츠토토에서는 K리그와 리그 컵 경기가 제외되나 대표팀 경기나 FA컵은 그대로 유지된다.

고 정종관 ‘모두 내 책임’

이번 사건에 대한 다음 아고라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겁다. 아이디 jaihya****는 “승부조작을 알면서도 눈감아온 구단들부터 팬들 앞에 공개 사과하고 승부조작에 관여한 선수들을 모두 솎아내야 할 것이다. 팬들이 승부의 진실을 믿지 않는 상황에서 경기를 계속해봤자 무슨 의미가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출범 28년을 맞은 프로축구계가 그동안 쌓아온 것을 모두 무너뜨리고 다시 새롭게 쌓아올린다는 각오가 없이는 결코 회생할 수 없을 것이다”라며 K리그가 새롭게 거듭나기를 촉구했다.

아이디 carnival****는 “생명은 소중한 것이다. 행여 부정부패에 연루되었더라도 자살은 제발 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목숨을 끊은 젊은 선수들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아이디 dusan****은 “어린 선수들을 승부조작과 불법도박의 도구로 쓰는 일부 지도자들의 윤리의식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심판 매수 행위 근절을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며 지도자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아이디 maj***는 “1.5군 이하의 축구 선수 연봉이 평균 2000~3000만원 이하인 것과 축구 선수로 뛸 수 있는 나이가 많아야 서른 중반이하임을 상기 해 볼 때 주변의 많은 유혹을 뿌리치기는 쉽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축구계의 힘든 현실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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