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피해사례 살펴보니

2011.05.11 19:00:48 호수 0호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재)청예원에 따르면 매년 1만명 이상의 학교폭력 피해자가 양산되고 있다. 학교폭력으로 인해 많은 피해학생들이 정신·육체적으로 상처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학생들은 숨죽인 채 존재감 없이 살아간다. 이와 관련 <일요시사>는 청예원에 도움을 요청한 피해사례를 살펴봤다.



#대전에 사는 15세 남학생입니다.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는 제 인생의 좌우명입니다. 하지만 우는 날이 더 많습니다. 저는 키가 7살만큼 작습니다. 외소증으로 제 키는 110cm입니다. 학교에서 불리는 제 별명은 땅콩, 루저, 초딩, 유딩, 꼬꼬마, 난쟁이, 호빗족 등입니다. 저는 이 말을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5년간 들었습니다. 전교생이 저를 그렇게 부릅니다. 최근에는 욕까지 섞어가며 부르고 중학교에 들어오면서는 맞기까지 합니다. 외소증이라는 장애 때문에 뼈가 약해 다른 사람들은 멍들 정도의 강도에도 저는 뼈에 금이 가거나 부러집니다. 그래도 저는 자퇴하기 싫습니다. 제 꿈인 세상에서 제일 키 작은 개그맨이 되기 전까지는요. 그래서 도움을 받고 싶습니다. 저를 괴롭히는 나쁜애들을 처벌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아니면 제가 전학을 가야 하는 건가요?

#저는 남해에 사는 19세 남학생입니다. 저는 태어날 때부터 청력의 70%를 잃었습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3살 때 자동차 사고로 왼손이 없습니다. 남들과 다른 몸 때문에 학교에서 놀림감이 되고 많이 맞았습니다. 욕도 많이 듣고 굴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어떤 애는 저에게 칼을 들이밀면서 "너 같이 재수 없는 새끼는 죽어버려"라며 찌르려고 했습니다. 피하긴 했지만 결국 손바닥을 찔려서 몇 바늘을 꿰맸습니다. 선생님께 말씀드렸는데 어떻게 알게 됐는지 그날 저는 정말 반 죽었다 할 정도로 맞았습니다. 알바자리를 구하려 해도 장애인은 안 된다고 쫓아내기만 하고 대학에 가고 싶어도 돈이 없어 못갑니다. 악몽 같은 이 현실에서 저 좀 꺼내주세요.

#저는 포천시에 사는 18세 고등학생입니다. 학교를 자퇴해서 고등학생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하네요. 저는 학교가 지옥 같았습니다. 아니, 지옥보다 더 심했습니다. 거의 매일 주먹질과 발길질로 피멍이 들고 코뼈가 부러져서 입원한 적도 있습니다. 화장실에서 맞아서 변기통에 쳐박힌 적도 있구요. 학교에 지나가기만 하면 거의 모든 애들이 욕하거나 땅거지라고 놀렸습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가장 싫었던 것은 바로 존재감이 없다는 겁니다. 선생님께 말해 봐도 무시당하기 일쑤고, 친구도 없습니다. 저는 항상 Here i am(저는 여기 있어요)라고 말하고 있는데 다들 무시합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1학년을 마치고 자퇴를 했고, 요즘은 미용실에서 알바를 하고 있습니다. 헤어디자이너가 되고 싶기 때문이죠. 하지만 자퇴를 했는데도 맞고 있습니다. 일을 마치면 애들이 찾아와 으슥한 골목으로 끌고 가 때리고 돈을 뺏으면서 "네가 자퇴한다고 안 맞을 줄 알았냐?"고 비웃습니다. 언제쯤 제가 맞지 않을 수 있을까요? 언제쯤 제가 존재감이 생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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