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래 펴는 부산 조폭 원초적 범죄수법 백태

2011.04.26 09:25:28 호수 0호

카지노서 위명여권으로 상습도박…병원비까지 갈취

지능화 되고 있는 조폭 범죄가 사회적 문제고 대두된 가운데 아직도 원초적(?)인 방법으로 돈을 빼앗고, 술값과 병원비를 착취하는 조폭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에서 이름 꽤나 날린다는 신20세기파 두목 안모(60)씨는 필리핀 국정의 위명여권을 이용해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서 상습도박을 한 혐의(업무방해 등)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어 부산의 또 다른 조폭 칠성파의 하위조직 정도로 보이는 동부칠성연합파 소속 조폭 42명은 상습적으로 보호비 명목으로 밤업소들로부터 금품을 갈취하고, 술값과 병원비를 내지 않은 혐의(폭력행위처벌에관한법률위반)로 검거됐다. 어두운 밤문화는 즐기는 조폭의 시대가 다시 돌아오는 것일까. 부산 조폭들의 범죄 천태만상을 살펴봤다.


필리핀 실존하는 R씨 인적사항 빌려 위명 여권 발급 
서울, 부산 등지 외국인 전용 카지노 돌며 상습 도박

지난 2001년 개봉한 영화 <친구>에서 배우 장동건은 한 조직의 행동대장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냈다. 당시 장동건이 열연했던 조직은 실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더욱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최근 영화 속 바로 그 조직의 실제 두목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른바 ‘위명여권’으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출입, 상습도박을 벌인 혐의다.



가우 떨어진 두목님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김희준)는 지난 17일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들어가기 위해 필리핀인 행세를 한 부산 신20세기파 두목 안모(60)씨 등 2명을 업무방해, 사문서부정행사, 상습도박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안씨와 함께 기소된 2명 중 한 사람은 필리핀 현지 여행사 운영자 김모씨로 김씨는 안씨의 부탁으로 필리핀 당국으로부터 위명여권을 발급받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안씨는 2009년 5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서울, 부산 등지의 외국인 전용카지노에 출입하면서 상습적으로 도박을 즐겼다. 안씨가 외국인 전용카지노에 출입할 수 있었던 이유는 위명여권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위명여권은 타인의 명의로 발급을 신청해 외국 정부기관으로부터 정상적으로 발급받는 여권을 말하며, 안씨는 필리핀에 실존하는 R씨의 인적사항을 빌려 필리핀 정부로부터 여권을 발급받았다.

이렇게 받은 위명여권은 사진교체, 기재사항 조작, 위조 등의 방식을 위요한 위·변조 여권과는 차원이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카지노 직원들조차 안씨가 필리핀 정부로부터 발급받은 여권을 제시해 감쪽같이 속은 것.

칠성파 와해 이후 하위조직들 술값에 병원비 갈취도

보통 불법적인 방법을 이용하거나 상습적으로 도박에 빠진 사람들은 돈을 따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안씨는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드나들면서 16억원이라는 거액을 거둬들였다.

하지만 안씨의 이중생활도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카지노에서 우연히 그를 알아본 사람의 제보로 14개월간 필리핀 시민권자 신분으로 벌인 도박 행각의 종지부를 찍은 것.

검찰은 안씨가 도박을 통해 벌어들인 돈을 범죄수익금으로 보고 관련법에 따라 전액 추징할 방침임을 밝혔다. 이어 검찰 관계자는 "그 동안 위조여권으로 외국인 카지노를 드나들다 검거된 사례는 많았지만 외국에서 정상 발급받은 위명여권 소지자가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관련 범죄가 계속 진화하는 만큼 단속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안씨가 이끌어 온 신20세기파는 영화 <친구>에서 장동건이 행동대장급으로 소속돼 있던 부산지역 최대 폭력조직으로 부산 남포동 일대에서 주로 불법 오락실을 운영하며 부를 창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부산의 현재 폭력조직은 칠성파대 반칠성파의 대립구도로, 안씨가 소속된 S파는 2006년 세간을 놀라게 했던 영락공원 집단칼부림 사건을 주도했던 조직 중 하나다. 당시 영락공원에서는 칠성파 조직원의 장례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술값·병원비 갈취하기도

그런가 하면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21일 상습적으로 업소보호비를 빼앗고 술값과 병원비를 내지 않은 혐의(폭력행위처벌에관한법률위반)로 폭력조직 동부칠성연합파 소속 조직원 안모(32)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일당 3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달아난 김모(33)씨 등 조직원 3명에 대해서는 지명수배 조치를 취했다.

김모(36)씨 등은 부산 최대 폭력조직인 칠성파가 와해한 후 지난해 6월 조직원들을 규합해 동부칠성연합파라는 폭력조직을 결성, 부산 연산로터리 일대에서 상습적으로 술값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0월 연산동과 해운대 일대 유흥가에서 세력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다른 폭력조직 조직원을 폭행하고 술값을 내지 않거나 업소보호비 명목으로 총 3600만원의 손해를 끼쳤다.

또 이들은 중고차시장으로 세력을 확장하려고 중고차 매매상에게 차량매매대금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900여만원을 빼앗기도 했다.

특히, 놀라운 점은 조직원이 세력 다툼 과정에서 부상을 입을 경우 외부에 알려지지 않고 집중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종합병원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사실이다.

실제 안씨 등은 부산 수영구의 한 종합병원에 조직원을 보내 힘을 과시하고 병원비를 내지 않는 수법으로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진료비 900여만원을 내지 않은 혐의도 추가로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경찰인 이들에게 당한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추궁하고 있으며, 동부칠성연합파가 두목 이강한에 대한 수사로 활동이 주춤해졌던 칠성파의 하부조직일 가능성도 열어두고 칠성파의 활동재개 동향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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