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호탁의 정석투자> 2017 안갯속 증시 항해

2016.12.22 09:43:50 호수 1095호

2016(병신)년 벽두에 “병신년이 걱정이야”라고 심각하게 말하던 지인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 한 해가 가는 마당에 돌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국민들은 집단 우울증에 빠질 지경이다. 한국 증시의 상황 또한 오랜 침체 모드를 벗어나지 못 했다.



한국거래소가 선정한 ‘2016년 증권, 파생상품 시장 10대 뉴스’는 1. 최순실게이트와 대통령 탄핵 2. 미국 금리 인상 3.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4. 삼성 갤럭시 노트7 폭발과 삼성 지배구조 개편 5. 한미약품 공시지연 및 미공개 정보 이용 건 등이 있다.

그간 미국 다우지수 등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일본 증시도 엄청난 상승 탄력을 보여 줬는데 한국 증시는 여전히 박스권 안에서 업다운을 보여줬다.

내년은 어떨 것인가? 관련 변수들을 본다면 첫째, 내년 가계 부채는 1500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빚 얻어 집을 사라’는 정책을 믿고 주택을 사면서 대출을 낸 결과다. 자녀는 학자금 대출에 많게는 수천 만원의 부채를 안고 부모는 주택 담보대출에 허덕이고 있다. 난국 타개를 위해 또 빚을 내 뭔가 해보려 하면 경기가 안 좋으니 망하게 되고 더 큰 빚더미에 올라앉는다.

부채의 질이 안 좋아지면서 한계 가구가 늘어나고 어쩔 수 없이 저당잡힌 집을 내놓게 된다. 이는 내년부터 주택 입주 물량도 늘어나는 마당에 집값 하락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 이 문제는 금융권도 위험하게 할 수 있다. 또 이런 가구들이 지갑을 열기 어렵기 때문에 이미 어려운 내수경기도 더욱 침체될 수 있다.


평일 백화점에 가 보면 매장 직원보다 손님이 더 적은 것 같아 쇼핑이 부담스럽다. 호황이 올 수 있는 좋은 조건인 저달러, 저유가, 저금리의 이른바 3저시대에도 지수 상승이 별로 없었는데 이제 그 시대도 지나가고 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감산 합의로 유가는 이미 바닥권에서 꽤 올라 왔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OMC)는 이미 2016년말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내년에도 3차례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세계는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있는 데 반해 한국은 내로라하는 성장산업이 없는지 오래이다. 산업 육성을 포함한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추진하도록 체계를 만드는 게 리더의 역할과 책임인데 한국은 리더를 잃은 지 오래다. 미국의 트럼프 당선도 내년 한국 증시에 변수다.

한국에 더 많은 방위비 분담 요구를 공약한 바 있고 친 러시아 정책을 펴는 트럼프정부가 러시아가 반대하는 사드 문제에 대한 입장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만약 그럴 경우 사드 때문에 야기된 중국의 대 한국 정책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어 최근 어려워진 중국인 관광객 축소 문제, 관련 종목(화장품, 카지노, 중국의 대한국 투자, 유아 관련주)등의 실적 호전도 생각할 수 있다.

트럼프는 후보시절과 당선 이후 북한 김정은에 대해 여러 입장을 내놓은 바 있는데 손해 보는 장사를 하지 않는 기업가 출신 트럼프가 북한을 거칠게 압박할 수도 또는 오히려 오바마정권의 미국이 미얀마, 이란, 쿠바 등 적대국에 보여준 화해 제스처를 보여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그럴 경우 방산주, 남북경협주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최소한 한국 신정부와 미국 트럼프 정부는 ‘통일대박’을 얘기 했다가 갑자기 개성공단을 폐쇄해 수많은 기업인들에게 눈물을 흘리게 한 무철학, 무개념 정책은 없기를 바란다. 미국 경제학자 헤리 덴트가 주장한 ‘한국의 2018년 인구절벽’의 문제는 사실 중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에 가장 큰 위협 요소다.

잠재성장률을 높여 기업 체질이 좋아 지고 증시가 달아오르도록 하려면 생산과 소비의 주체인 인구 문제 해결을 위해 ‘국민이 행복해 지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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