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 한국인, 정부에 귀국 권고 요청 봇물

2011.03.22 11:01:44 호수 0호

“대통령님, 무서워요! 집에 가고 싶어요”

미국과 프랑스, 러시아, 중국, 이탈리아, 인도 등 세계 각국에서는 일본에서 자국민을 철수시키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아직까지 귀국 권고를 하지 않고 있어 일본에 남아있는 한국인들의 불안이 극대화 되고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에 귀국 권고 조치를 요청하는 유학생과 교민들이 늘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일본 유학생 정모씨는 지난 17일 청와대 공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집에 가고 싶습니다. 너무 무섭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정씨는 “대지진 후 하루하루 공포 속에서 살고 있다”면서 “시도 때도 없이 발생하는 여진도 걱정이지만 방사능 수치도 날이 갈수록 높아져 너무 두렵다”고 말했다.

또 “이곳 유학생들은 돌아갈 고국이 있다는 희망 하나로 버티고 있지만 점점 희망이 멀어지고 있다”면서 “유학생들에게 100만원을 훌쩍 넘는 비행기 값은 절망인 데다, 그 비싼 비행기 티켓마저 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청와대 자유게시판에는 일본에 유학 간 자녀를 걱정하는 부모의 호소도 이어졌다. 자신을 일본 유학생 부모라고 밝힌 노모씨는 “딸이 한국으로 돌아오는 사정이 여의치 않아 밤잠을 못 이루고 있다”면서 “국가 차원에서 일본에 남아있는 유학생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달라”는 글을 올렸다.

그런가 하면 지난 17일  MBC <100분 토론>에 전화 연결된 일본 도쿄에 머물고 있다는 한국인 역시, “정부 차원의 귀국 권고 조치가 없으면 직장인이나 학생들은 다시 일본에 돌아왔을 때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면서 “하루빨리 귀국 권고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우리 정부가 귀국 권고에 이같이 신중을 기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58만 명에 달하는 재일 동포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단기 체류자들은 떠나기 쉽지만 재일교포들은 삶과 생계가 걸린 문제”라면서 “정부는 귀국 권고가 가져올 수 있는 재일 동포들의 심리적 동요와 이번 사태 후의 영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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