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시 풍덕천 ‘다방촌’ 이룬 이유

2011.03.08 10:25:13 호수 0호

커피 주문 ‘시큰둥’ 기왕이면 ‘티켓 끊자’

경기도 용인 수지 지역의 최대 중심가인 수지구청 인근 상업 지역에 이상 기류가 포착됐다. 각종 공공기관과 병원, 학원가가 밀집해 있는 지역과 길 하나를 두고 성매매가 가능한 다방촌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것. 더욱 특이한 점은 다방에서 일하는 아가씨들이 대부분 탈북 여성이거나 조선족, 한족이라는 사실이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우범지대와 안전지대로 나뉜다”며 지역 주민들마저 혀를 내두르는 다방촌 생성 배경이 궁금하다.



탈북 여성·조선족·한족 아가씨 다방촌서 2차 성업
염불보다 잿밥? “커피는 됐고 ‘데이트’나 합시다”

유흥업소 마니아 K씨에 따르면 용인 수지 지역 풍덕천 일대에 다방촌이 생성된 것은 2~3년 전부터다. 이전에는 서너 군데밖에 영업하지 않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400m 남짓한 골목에 어림잡아 20여 개의 다방 간판이 줄지어 걸려 있으며, 이곳에서 일하는 여성 종업원만 200명 정도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덧붙였다.

탈북·조선족·한족 여성 

특이한 점은 이곳 풍덕천 다방촌에서 일하는 아가씨 중 한국 여성은 눈 씻고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아가씨들은 탈북 여성, 조선족, 한족으로 구분된다. 다방 업주부터 종업원까지 모두가 탈북자인 업소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씨는 지인의 소개로 지난달 풍덕천 다방촌을 처음 찾았으며, 처음에는 조금 놀랐지만 이내 적응이 됐다고 전했다.

K씨에 따르면 이곳 다방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커피나 치를 시키는 것보다 티켓을 끊어 데리고 나가는 것을 더 반긴다. 노래방, 술집, 승용차, 여관 등 어디든 따라간다는 설명이다.

도대체 왜 그럴까. 이곳 다방촌의 운영 방식은 출장 성매매 업체의 원조 격인 ‘티켓다방’과 유흥업소에 접대부를 공급하는 ‘보도방’ 영업 방식이 혼재된 방식이기 때문이다. 굳이 따지자면 신종업소라 할 수 있다.

시간당 2만~2만5000원을 내고 티켓을 끊은 뒤 성매매를 원하면 상대방과 조율을 통해 별도 지불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이때 여 종업원들은 1인당 하루에 3만원의 ‘사납금’을 다방 업주에게 지불하고 남은 돈은 자기가 갖는다. 때문에 젊고 예쁜 여종업원들은 한 달에 400~500만원까지 버는 등 고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곳에서 일하는 아가씨들은 3000원짜리 커피 한 잔 팔아 300원을 버느니 손님과 함께 티켓을 끊어 나가는 것을 선호한다.

하지만 탈북 여성이 다방에서 티켓걸로 일한다는 사실은 적지 않은 충격이다. 경찰서에서 탈북자들을 개별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K씨는 “이곳 아가씨들에게 들어보니 경찰서의 파악 시스템은 전화를 걸어 ‘잘 지내느냐’고 묻는 게 다”라면서 “‘잘 지내고 있다’고 대답하면 어느 곳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까지는 묻지 않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한족이나 조선족 여성들이 일하는 다방도 상황은 비슷했다. 특이한 점은 국내 유명 사립대에서 교환 학생으로 유학을 온 학생 역시 이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사실이다.

중국 친구 소개로 알음알음 다방에서 일하는 젊은 대학생들이 많고, 이들은 한국 업소에 잘못 갔다간 엉뚱한 곳에 팔려갈 수 있어, 믿고 일할 수 있는 조선족이나 한족 업주 밑에서 일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같은 경우 2차로 성매매까지는 하지 않고 있지만 큰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언젠가는 할 용의가 있다는 뜻도 비친다고.

젊고 예쁜 중국 아가씨들이 많다는 소문을 듣고 서울이나 다른 지역에서도 이곳을 찾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K씨는 “나도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와봤다. 서울 강남 유흥가는 앞으로 얼마간은 새로운 업소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곳에 와보니 색다른 만족감이 있었다. 순박한 시골 아가씨들을 만나는 듯해 순수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이곳을 찾는 남성들 중에는 성매매를 하고 돈을 주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여종업원의 국적을 악용해 ‘신고할 테면 해보라’고 으름장을 놓는 남성이 있다는 것.

때문에 여성들은 부당한 대우를 당하고도 신고를 하지 못하고 쓴 눈물을 삼키는 경우가 생긴다고. 지척에 소방서와 경찰 지구대를 두고도 신고하지 못하는 여성들의 사정도 딱하지만 성매매 영업은 엄연히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단속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경찰이 더욱 딱하게 느껴진다.

한편, 지역 주민들은 용인 수지 지역에 이 같은 유흥업소가 들어선 것에 대해 상당한 불쾌감을 표현했다.

인터넷 아이디 ‘돌고래’는 “용인 수지 지역의 최대 중심가는 수지구청 인근 상업 지역이다”면서 “이 곳에는 각종 공공기관과 학원가가 밀집되어 있고, 수지를 들어오거나 수원으로 향하는 교통편이 집중되어 있는 곳인데 이런 곳에 성매매가 알선되고 있는 ‘티켓 다방’ 있다니 충격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동네에 살고 있지만 나도 몰랐던 일”이라면서 “용인시와 구청은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일침을 놓았다.

다른 지역서 원정와

또 다른 네티즌은 “수지 지역이 신흥 아파트촌이고 비교적 잘사는 동네임에도 불구하고 길 하나 건너편에 이런 유흥지대가 섬처럼 생겨났다”면서 “정말 도로 하나를 두고 우범지대와 안전지대로 갈리는 모습이다. 사건이 많이 터져 지구대를 두 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여성, 조선족, 탈북 여성이 많고 오피스텔과 가출 청소년들도 많아 걱정”이라면서 “길 건너편으로는 도서관, 아파트, 고등학교, 공공기관, 학원가 등이 몰려 있는데 도로 하나만 건너면 성매매 등 우범지대라는 사실이 미스터리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