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호탁의 정석투자> 불황에 주식 투자하기

2016.10.13 11:20:30 호수 1090호

“요즘 불황은 불황인가 봐요. 사람들이 작은 일에도 너무 민감해요.”



가끔 만나는 오피스텔 거래를 전문으로 하는 공인중개사가 말했다. 그렇다. 바로 불황의 특징 중의 하나가 사람들이 지나친 노파심과 피해의식을 가지며 사소한 일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열심히 살아도 억울한 일을 당하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보거나 매스컴에서 접하면 “나는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야지”라고 스스로에게 경계경보를 발령하며 생기는 현상이다.

먹고 산다는 것, 즉 밥벌이의 문제가 점차 심각해지며 웃음을 잃어버리는 사회가 되고 있다. 그래도 눈꼽만큼 이라도 성장을 하는 중인데 어려운 사람들은 왜 그렇게 늘어 가고 그만큼의 파이를 누가 가져가는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되는 일이 없으니 술과 담배 또는 복권의 소비가 늘고 때로는 일확천금을 꿈꾼다. 여기에 ‘심판의 날’을 외치는 사이비 교주라도 나타나면 쏠쏠한 재미를 볼 판인데 대신 적시에 나타난 사람이 바로 ‘청담동 주식부자’다.

터무니없는 스토리를 만들어 방송에서 띄워 주는 사람에게 천만원 넘는 돈을 회비로 내다니 순진한 분들이 참 많은 세상이다. 궁박하다 보니 일확천금을 약속하는 사람을 무조건 믿고 싶은 마음이 강했던 결과이리라.

정말 요즘처럼 불황에 주식으로 벼락부자가 될 수 있을까? 대답은 “노”다. 한국의 성장은 멈춰 가고 있고 출생률, 고용률 등 문제도 심각하다. 현재 한국의 미래 먹거리라고 볼 수 있는 성장 산업군이 있는가? 한국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가 있는가?


지금은 힘들어도 10년 뒤에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젊은이들은 결혼도 하고 아기도 낳을 텐데. 혼밥, 혼술이 정말 좋아 그들이 그러는 게 아니다. 어쨌든 주식 대박은 힘들지만, 그래도 박스에 갇혀 오르내리는 주식의 종목별 순환매 특성을 잘 활용하면 상당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2015년 상반기 제약, 바이오주가 주도주로 나서며 지수를 견인했다. 그들 종목의 매출이 크게 늘거나 이익이 좋아지지는 않았지만 기대감으로 이심전심 서로 사 주며 상승을 거듭했던 것이다. 그랬던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 가는 과정에 최근 한미약품 사태가 휘발유룰 부은 것이다.

최고점에 비해 많은 하락을 했기 때문에 단기 반등을 기대할 수는 있지만 사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 경제 성장률이 높을 때는 저PER주, 자산주, 블루칩 등이 순환하거나 자동차, 화학, 조선업종 등이 실적 성장과 함께 큰 폭으로 상승한 바 있다.

최근에는 정부의 전기료 인상에 힘입어 한국전력이 갑자기 큰 폭의 상승세를 탄 바 있다. 2015년 초에는 담뱃값 인상, 금년에는 전기료 인상으로 정부정책에 기댄 독점업체들이 위세를 떨친 것이다. 지금은 그렇게 큰 폭의 실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은 잘 보이지 않아도 선취매 할 만한 저평가된 종목은 있으니 골라낼 만하다.

상한가 30% 시대가 된 이후에는 연속 상한가가 잘 나오지 않는다. 지수 상단이 막혀 있으니 과거처럼 지속적으로 몇 배씩 오르는 종목은 잘 안 나온다. 그래서 차분히 교체매매하며 포인트를 쌓아 가는 전략이 유효하다. 그리고 내용을 잘 아는 종목을 관심 종목군에 넣어 놓고 이들을 교체매매하는 것도 좋다. 그렇게 해도 저금리 시대에 반해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

미국 대선, 12월의 미국 금리 인상, 내년 한국 대선 등과 그에 따른 테마 급등주 들이 당분간 증시에 변동성을 더할 것이다. 다시 강조할 점은 급등주마다 자신이 예측했다면서 벼락부자로 만들어 주겠다는 사람들은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말 뻔한 스토리인데도 사람들은 또 환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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