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되면 되게 하라” ‘소신 출마’ 선언 예비 총선주자 집중 분석

2011.01.04 09:14:35 호수 0호

호남 지킴이 이정현, 19대 총선 99.9% 광주 출마
‘부산 출마 조건’ 민주당 최고위원 영입된 김영춘



지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종목이 끝난 직후 대표팀의 ‘맏형’ 이규혁(32) 선수는 눈물을 흘렸다. ‘안 되는 것에 도전하는 게 너무 슬펐다’고 했다. 그가 시합을 준비하며 보내온 시간들에 수 없는 피땀이 서렸지만 기적은 기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 등 소위 말하는 ‘쾌속 세대’의 밴쿠버 질주는 ‘준비된 기적’이었다. 

1.2%, 0.7%. 전남 곡성 출신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비례대표)이 그동안 광주 지역에서 출마해 득표한 수치다. 2004년 총선엔 광주 서구을 지역에서 1%의 득표도 해내지 못했다. 이 의원의 절절한 구애를 호남 시민은 쿨하게 거절했다. 하지만 그는 세 번째 도전을 꿈꾸고 있다. 김두관 경남도지사도 세 번의 도전 끝에 승자가 됐다. 넘치는 호남 사랑이 그를 또 다시 움직이게 만든다. 245개의 국회의원 선거구 중 광주광역시 선거구는 총 8개다.

광주 출마 ‘박근혜의 입’

이 의원은 18대 후반기 국회 상임위 배정에서 3년 연속 예결위에 배정됐다. 이 의원은 그동안 ‘호남 예산 지킴이’를 자임하며, 지금껏 지역 예산을 꼼꼼히 챙겼다. 이 의원은 지난해 12월19일, “광주 서구 중앙공원 편의시설 설치와 전남 곡성군 무창교 추가 지원 등을 위해 행정안전부 특별교부세 12억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특유의 꾸준함과 성실함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조금씩 어필해가고 있다.

그는 언제 어디서나 그는 자기 자신을 “전남 곡성 출신 한나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이정현입니다”라고 소개한다. 호남 출신으로 한나라당 부총재를 역임한 김덕룡 전 의원도 이 의원만큼 대놓고 ‘호남 사랑’을 표현하진 못했다.


한나라당 당헌·당규상 비례대표는 연임할 수 없다. 이 의원이 19대 국회 원구성에 참여하게 된다면 아마 그는 광주의 어딘가에서 쿨하게 웃고 있을 것이다.

 ‘제2의 노무현?’ 김영춘

부산 동고를 나온 김영춘 민주당 최고위원. 2003년 초, 김 최고위원의 후원회 행사에 당시 한나라당 유력 인사가 참석해 “김영춘은 차세대 대한민국 지도자감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그는 현재 민주당 최고위원이다. 김 최고위원은 서울 광진갑 지역구에서 16·17대 국회의원을 내리 지냈다. 16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간판으로, 17대 총선에서는 열린우리당 간판으로 당선됐다. 17대 총선에선 부산 출마를 권유받기도 했지만 광진구 주민과의 의리를 이유로 거절했다. 18대 총선엔 출마하지 않았다.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에서 창조한국당으로 또 한번 간판을 옮긴 탓도 있었다.

그가 2012년 총선에서 ‘부산 진검 승부’를 예고했다. 일부에서는 이런 그를 두고 ‘제2의 노무현’이라 말하기도 한다. 민주당의 한 인사는 “노 전 대통령과 처한 상황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김 최고위원의 용기만큼은 평가 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이 결국 갖은 역경을 극복하고, 가슴에 금배지를 다시 달 수 있을까? 참고로 부산광역시 총선 지역구는 18개다.

총선? 대선? 유시민 저울질

유시민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장은 지난 18대 총선 당시 대구 수성을 지역에 출마, 34.5%의 득표를 보였다. 상대 주호영 후보가 친이계인 관계로 친박쪽에서 홧김에 유 후보를 찍었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지만 대구 지역에서 유 후보의 표몰이는 상당했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도 경기도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 200만표가 넘는 득표(지지율 47.8%)를 이끌어 냈다.

이처럼 다양한 지역에서 표몰이를 해온 유 원장이 19대 총선에서 다시금 대구 지역에서 출마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총선 출마는 차기 대선에서 ‘킹’이 아닌 ‘킹메이커’ 활동을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총선 출마 여부는 총선 상대후보 뿐 아니라 대선 예비주자들에게까지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 동작을 지역에서 정몽준 후보에게 고배를 마신 정동영 의원이 동작을 재수에 들어갈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이정현 의원 짤막 인터뷰
전남 곡성 출신 한나라당 비례대표 이정현 의원을 의원회관 445호에서 만났다. 기자가 대기하는 동안에도, 곡성 출신 지역 인사와 통화를 나누고 있었다. 호남에 대한 그의 관심과 사랑은 대단했다. 인터뷰를 통해 ‘인간 이정현의 근성’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다음은 그와의 짤막 인터뷰.

- 다음 총선도 광주에서 출마한다고 들었다.
▲ 당연히 광주에서 출마할 것이다. 99.9% 광주에서 출마한다. 사람의 일이라 0.1%의 가능성을 남겨두지만, 총선에 출마한다면 광주 이외의 다른 곳은 생각해본 적 없다.

- 당선 복안이 있는지.
▲ 결국은 호남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것이다. 일이 감동이다. 호남 사람들은 근대사를 선도해온 선구자적 면모가 있다. 동학농민운동이 호남에서 있었고, 독립운동 역시 광주학생의거에서 비롯됐다. 민주화의 불을 붙인 곳이 광주였고, 그 완성도 광주였다. 동서화합의 시발점도 광주가 돼야 한다. 민주화 성지 시민의 역량이 발휘될 수 있도록 제가 성심성의를 다 하면 광주 시민들도 변하리라 확신한다.

- 오는 총선서 실패해도 다시 광주에서 도전할 것인지.
▲ 지금껏 광주에서 도전하면서 혹시 안 되면 이라는 가정을 해본 적 없고, 할 필요도 없다. 안되면 어떻게 하겠다는 나약한 각오를 가지고 다음 총선에서 선거를 치러낼 수 없다. 특히 광주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는만큼 그런 가정을 한다는 것은 이미 패배를 인정한 것이다. 안 된다는 그런 나약한 생각은 해 본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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