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도정한 쌀 ‘밥맛’ 승부한다

2016.06.20 09:53:13 호수 0호

외식업계 쌀의 재발견

외식가에서 ‘쌀’을 주목하고 있다. 끼니의 가장 중심이 되는 밥은 외식시장에서는 조연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인식도 바뀌고 있다.



차별화 위해 고품질·기능성쌀 주목
도시락에 일정한 밥맛 내는 단일미 사용

‘쌀의 재발견’ 현상이 활발해진 이유는 소득 및 생활 수준이 높아진 소비자들의 맛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아진 점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 농가에서는 쌀 소비량이 줄어드는 것에 대비, 일반쌀 대신 고품질·기능성·가공용쌀 등을 개발, 생산함으로써 농가 소득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강병오 중앙대 글로벌프랜차이즈학과장은 “최근 치킨 시장의 두드러진 변화 중 하나가 튀김옷을 밀가루 대신 영양이 높은 쌀을 사용하는 등 재료를 차별화하는 것”이라며, “경쟁이 치열해진 외식업계가 브랜드 차별화를 위해 재료나 성분 등을 강조하거나 다양한 메뉴에 쌀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락전문점은 ‘밥맛’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저가 편의점 도시락과 차별화하기 위해 도시락의 가장 기본이 되는 밥 맛을 강조하는 것이다. ‘한솥도시락’은 지난 4월부터 전국 680여개 매장에서 사용하던 쌀을 혼합미 대신 단일미로 바꿨다.
회사 관계자는 “밥맛은 쌀 품종과 보관, 씻는 방법, 취사 온도와 시간, 뜸 들이는 시간 등에 따라 차이가 난다”며 “쌀의 종류가 밥맛을 크게 좌우하는데 간편하게 한 끼 때우는 도시락이라도 소비자들이 어머니가 정성스럽게 지어 고슬고슬하고 윤기가 흐르는 밥맛을 즐길 수 있도록 신동진쌀 단일미로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농가 소득 증대

대부분의 도시락은 가격을 맞추기 위해 벼의 품종을 두 가지 이상 섞은 혼합미를 사용한다. 이는 품종 혼합비율이 다르고 쌀알의 모양도 균일하지 않아 침수시간과 물 양의 변동이 심해 밥맛이 균일하지 않다. 단일품종은 이러한 단점을 극복, 밥맛을 일정하게 한다. 품종도 밥맛이 좋기로 소문난 고품질 ‘신동진쌀’ 이다. 신동진쌀은 다른 품종보다 쌀알이 약 1.5배 굵고 수분 함량이 낮아 씹힘이 좋다. 또 단백질 함량이 낮아 윤기가 흐르고 차지다. 쌀은 도정 후 15일 정도 지나면 맛과 영양이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한솥도시락’은 인천 강화군에 있는 강화농산 윤희선 농부와 손잡고 작년에 생산·추수한 신동진쌀을 도정한 지 15일 이내 매장에서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최근 밥맛이 다른 도시락 보다 좋다는 손님들의 반응이 부쩍 늘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식뷔페 ‘풀잎채’는 6월부터 전국 44개 매장에서 선보이는 우리쌀밥, 현미보리밥, 흑미영양밥 등 모든 밥 메뉴를 강원도에서 자란 ‘철원오대쌀’로 바꿨다. 철원오대쌀은 농산물우수관리인증은 물론, 쌀 가운데 처음으로 지리적표시제(GAP)로 선정될 만큼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 받은 쌀이다. 지리적표시제는 해당 농·특산물이 특정 지역에서 생산됐음을 증명하고 품질을 보증하는 국가등록 제도이다. ‘임금님표 이천쌀’과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해외로 수출되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이기도 하다. 죽 전문점 ‘본죽’도 전 메뉴에 현미의 영양과 백미의 식감을 갖춘 쌀눈쌀(일명 배아미)을 활용, 품질을 적극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김밥 체인 ‘가마솥밥’은 매장에서 갓 도정한 쌀눈쌀로 주물장이 만든 전통 가마솥에서 옛 전통 방식으로 밥을 짓는다. 쌀눈쌀은 쌀의 영양소가 60~70% 들어있는 쌀눈을 최대한 살려낸 쌀이다. 폴리페놀 등 항산화력이 6년근 홍삼의 75배라는 미얀마 청정해역에서 자라는 ‘해죽순’으로 만든 쌀도 개발되어 큰 반향을 불러오는 중이다. 식품유통업체 ㈜황금손에서 개발한 해죽순 쌀은 기존 쌀과 해죽순 분말을 9대 1 정도로 섞어서 만든 쌀이다. 밥맛을 고소하게 하고, 묵은 쌀로 지은 밥에서 나는 냄새를 없애주는 효과가 있어 인기가 폭발, 각종 외식업체로 납품되고 있다. 

쌀 통닭 유행

치킨 업계에서도 쌀 바람이 불고 있다. 치킨을 튀길 때 사용하는 튀김옷의 재료가 밀가루, 쌀, 현미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는 것이다. 쌀은 밀가루로 한 것보다 담백하고 바삭함도 강하다. ‘쌀민족쌀치킨’은 흔히 사용되는 밀가루 대신 쌀가루로 자체 개발한 분말을 사용해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치킨을 선보인다. 맛과 건강까지 살린 치킨으로 신선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쌀의 배아(쌀눈)에 풍부하게 포함된 가바(GAVA)는 혈액 내 중성 지방을 줄이고, 간 기능을 향상시켜 성인병을 예방한다. 쌀겨의 식이섬유에 포함된 IP6는 세포의 생장에 빼놓을 수 없는 물질이다. 또 100% 국내산 신선육을 기본으로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깨끗한 기름으로 튀겨 고소하다. 간판메뉴는 바삭한 ‘옛날쌀통닭’이다. 양념, 간장 등 다양한 소스의 통닭과 고추, 마늘, 파 등을 토핑으로 올린 쌀통닭을 두루 갖추고 있다. 이외에 ‘안심치킨’ 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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