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과잉감사 논란

2016.06.13 10:30:48 호수 0호

검찰 수사 뺨치는 내부감사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롯데그룹 계열사가 또다시 부적절한 내부 감사 논란에 휩싸였다. 제아무리 내부감사가 투명한 경영활동을 위한 장치라고 해도 비슷한 구설이 반복되는 건 그리 달가운 일이 아니다.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른다. 잊을만하면 나타나는 내부감사 논란은 이쯤되면 고질병이나 마찬가지다.
 



2006년에 기존 롯데캐논에서 상호 변경한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이하 캐논코리아)은 일본의 영상장비 제조업체인 캐논과 5곳의 롯데그룹 계열사가 합작 투자해 설립한 복사기 제조업체다. 현재는 호텔롯데,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정보통신, 롯데알미늄, 롯데상사에서 총 50%의 지분을 보유한 상황이다.

도 넘은 요구

캐논코리아는 최근 대대적인 내부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기업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이뤄지는 활동을 되짚어보는 내부감사는 경영이 공정하게 이뤄지는지 검토하는 동시에 내부통제의 일환으로 행해진다. 캐논코리아에서 시행된 내부감사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과하면 없으니 못한 법이다. 캐논코리아에서 자행되는 내부감사는 납득할만한 수준을 뛰어 넘는다. 그 정도가 워낙 심한 나머지 직원들의 볼멘소리가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다. 내부 직원의 증언에 따르면 캐논코리아는 내부감사 과정에서 3년치에 달하는 통장의 내역서를 제출하라고 공지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보는 시각에 따라 사생활 침해의 여지가 다분하다고 느낄 수 있는 사안이다.

한술 더 떠 입출금 금액의 자세한 사용경위를 기입하고 사용처에 따른 명확한 개인 소명 자료를 제출하라는 내용을 직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이 사적인 영역의 정보까지 통제하려 했다고 해석 가능한 대목이다.
 


문제는 회사 측이 무리한 요구 조건을 내밀더라도 일반 직원들은 쉽사리 거절하기 힘들다는데 있다. 회사 측에서 요구한 정보 제공을 거절할 경우 자신들에게 쏟아질 따가운 시선은 사실상 퇴사 압박처럼 비춰진다는 것이다. 대다수 직원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회사 측의 요구 사안을 따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캐논코리아의 한 직원은 “결혼식 부조금이든 개인적인 금전관계든 간에 모든 금액을 소명 하라고 하니 행여나 모를 불명확한 요소를 없애기 위해 가계부라도 써야할 판”이라며 “마냥 거절하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 대놓고 불만을 드러내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꼬집었다.

3년 통장내역 제출에 사용처 소명도
해도 너무한 요구에 직원들 볼멘소리

흥미로운 점은 롯데그룹 산하 계열사에서 유독 과도한 내부감사 문제가 부각된다는 사실이다. 캐논코리아에 앞서 과잉 감사 논란이 불거졌던 롯데하이마트도 마찬가지다.

하이마트는 2014년에 8월부터 무려 3개월간 그룹 내 감사 대상에 이름을 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롯데그룹이 하이마트 직원은 물론 배우자의 통장 내역까지 들춰내고 협력업체까지 동원해 조사를 벌였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하이마트가 롯데그룹에 인수된 이후 처음 치러진 감사였다는 점을 감안해도 분명 이례적이었다.

올해 초 하이마트는 내부 감사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나와 곤욕을 치루기도 했다. 하이마트 모바일 상품팀의 책임으로 근무하던 김모씨는 2014년 1월부터 2015년 7월까지 23억원 규모의 휴대폰 2667대를 빼돌린 혐의로 지난해 8월 회사 감사팀의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반년이 지난 시점에서 생각지 못한 문제가 터졌다. 하이마트를 상대로 김씨가 가혹행위를 걸고 넘어졌고 제출된 고소장에 따라 경찰이 수사에 나선 것이다. 김씨는 수면을 취하지 못한 채 거듭된 조사가 이뤄졌다고 호소했다. 또한 하이마트 관계자들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자신이 말한 경찰 조사 요구를 무시한 채 자신의 재산을 회사에 귀속한다는 각서를 강요했다는 내용까지 고소장에 포함시켰다. 

사생활 침해

한편 캐논코리아 측은 과잉 내부감사 논란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 내부감사의 강도에 대해서는 받아들이는 입장에 따라 다를 뿐이고 기본적으로 공개된 내용을 다루는 일이 아닌 만큼 각별한 주의한다는 설명이다.

캐논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내부감사가 진행 중인 건 맞다”며 “다만 과도한 내부감사로 해석하기보다 투명성을 높이는 과정이라고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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