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간편해야 잘 나간다

2016.05.17 09:25:17 호수 0호

소형화 제품 시대

작고 간편한 먹거리가 부상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 여성의 경제활동 정착, 개인 여가 활동 중시 경향 등 사회구조적 변화와 가치관 변화가 맞물리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1인, 맞벌이가구 증가로 소량화·간소화
재료 손질 줄이고 작은 매장으로 수익성 높여

최근 소량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업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점포 역시 투자 비용은 적게 들면서 꾸준하게 짭짤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콤팩트 매장에 이목이 집중된다. 간소하게 식사를 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햄버거, 샌드위치, 베이커리 시장도 커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제과점 시장이 2006년 1조7485억원에서 2014년 4조6818억원으로 4배 가까이 커졌다. 동기간 햄버거·샌드위치 등 시장은 1조9490억원에서 3조9026억원으로 3배 늘었다. 전체 외식시장이 1.5배 커진 것과 비교하면 폭발적이다.

도시락전문점의 인기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주력 메뉴를 3000 ~5000원대 판매하는 ‘한솥도시락’은 5년 전보다 50%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쌀, 청양고추 등에 농산물 실명제를 도입해 ‘밥맛이 다른 도시락’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주문 후 조리 원칙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신선하고 튀김도 바삭바삭하다는 것이 고객들의 반응이다. 또한 지난해부터 어린이층이나 프리미엄 도시락 수요층을 겨냥한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신규 고객층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도시락 고공행진

한솥도시락이 최근에 출시한 ‘고등어조림 도시락’은 고등어조림과 2~3가지 밑반찬으로 구성되었으며 포실포실한 고등어 살과 뼈를 발라내 먹기 편하게 만든 점이 특징이다. 시장에서 고등어를 직접 사서 조림을 해먹게 되면 고등어, 채소 등 최소 1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또 장을 보고 조리하는 데 드는 시간도 최소 1시간 이상이 든다.


따라서 직장생활로 시간이 부족한 주부를 비롯, 간소하고 간편하게 밥을 먹으려는 1인 가구들 사이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5800원에 집에서 어머니가 해준 것 같은 매콤 칼칼한 맛의 고등어조림을 푸짐하고 알차게 먹을 수 있는 것. 고등어조림만 따로 구매가 가능해 반찬으로 찾는 손님들도 많다.

소형화 간편화 제품 수요 증가는 인구 구조 변화가 한몫한다. 먼저 1인 가구 증가다. 1인가구의 70%는 학생이나 취업이 늦어지는 청년들, 사회초년생, 결혼을 미룬 미혼남녀 등 20~30대가 34%, 60대 이상 고령층이 34%다. 뚜렷한 소득이 없는 층이 많아 미래에 대한 경제적 불안을 갖고 있다. 그리고 2인 이상 가구에 비해 저소득층과 중소득층 분포가 많다. 맞벌이가구도 늘고 있다. 2014년 기준, 배우자가 있는 가구의 50% 가까이를 차지한다. 여성의 경제 활동이 늘면서 맞벌이 가구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1인 가구는 혼자서 간편하게 먹는 음식을 선호한다. 과일도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적당한 크기를 선호한다. 식사도 적은 돈과 시간을 들여 간소화하는 경향이 강하다.  맞벌이가구는 부부가 직장에 다니기 때문에 외식비, 편의식품비, 가사서비스, 의복관련 서비스 등 시간 절약형 서비스에 지출이 상대적으로 높다. 대신 시간과 수고가 들어가는 신선식품이나 식료품비는 적다. 채소 등을 구매해 하나부터 열까지 준비하는 대신 반 가공된 상품이나 완전 가공된 상품을 구매하거나 배달·포장이 느는 이유다.

음식점에서는 포장과 배달 매출도 높아지고 있다. 프리미엄 돈가스전문점 ‘하루엔소쿠’가 대표적이다. 작년에 일부 매장에서만 판매하던 테이크아웃 제품을 전국 매장(일부점포 제외)으로 확대 실시했는데, 일본 정통돈가스와 우동, 메밀국수 포장이 가능해 오피스 세미나, 행사용 등으로 단체 도시락 주문으로 인기 행진 중이다.

하루엔소쿠는 두툼한 고기와 생빵가루, 고품질 튀김기름 등으로 만든 고품질 돈가스를 8000 ~1만원의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 서울 압구정점은 돈가스 맛집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보쌈과 족발 전문점도 테이크아웃 등이 가능한 소용량 포장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동성 높인 제품

점포 운영에서도 소형화 간편화 추세가 뚜렷하다. ‘오징어와친구들’도 골목 상권에서 뜨고 있는 업종이다. 50㎡(약 15평) 규모의 매장을 창업하면 점포비를 포함하여 7000만원 내외에 가능하다. 부부가 밤늦게까지 장사하면 월평균 순이익이 1000만원 되는 가맹 점포도 많다.

산오징어를 기본으로 회와 물회, 오징어무침, 통찜, 튀김, 해물탕 등 다양한 오징어 요리를 내놓기 때문에 동네에서 가볍게 소주한잔 하려면 고객들이 주중과 주말 모두 몰려온다. 본사에서 신속하게 오징어 및 생선의 껍질을 벗기는 탈피기와 자동으로 오징어회를 썰어주는 세절기를 설치해준다. 또 본사에서 매일 오후 산지에서 수급한 오징어와 해물 등을 물차로 공급해줘 수산시장에 가야하는 번거로움도 없다. 기본 육수와 양념 등도 팩으로 공급받는다. 초보자도 충분히 창업이 가능한 이유다.

‘본초불닭발’은 창업 초보자도 쉽게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것이 장점이다. 본사에서 닭발 요리를 포함한 거의 모든 메뉴를 100% 손질, 조리한 후 완제품 형태로 납품하기 때문에 가맹점에서는 진공 포장을 뜯은 후 데우기만 하면 된다. 따라서 인건비 등 고정비를 줄일 수 있다. 평균 33㎡(약 10평) 내외의 소형 점포로 창업하면 점포 구입 비용 포함하여 5000만원 안팎에 창업 가능하다. 홀 매출 50%, 배달과 테이크아웃 매출 50%를 올리는 전략을 펴면 일평균 50만원 매출은 거뜬히 올린다. 부부가 직원 한두 명 데리고 운영하면 월평균 순수익이 500만원을 훌쩍 넘는다.

1인가구, 맞벌이부부 증가와 고령화 등으로 소량 제품과 이동에 편한 외식업종의 전망이 밝다. 기존 점포에서는 가정간편식 판매를 위한 소용량 포장 상품을 개발하거나 타임마케팅 등 적극적인 판매 촉진 활동으로 매출을 높일 수 있다. 또 신규나 업종 전환 창업자들은 이러한 소비 트렌드의 큰 흐름을 읽어내고 아이템을 선정해야 한다. 간편식의 경우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는 아이템이 많으니 충분히 탐색하여 업종을 선택해야 한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