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튀기' 사이버 암표상 실태

2016.02.29 11:01:28 호수 0호

50배 비싸도 없어서 못 산다

[일요시사 취재1팀] 신승훈 기자 = 온라인 암표매매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엑테크(엑소+재테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티켓 프리미엄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다. 상한가도 없기 때문에 무려 원가의 47배까지 등장했다. 암표를 중개해주는 사이트, 개인 간 매매를 방관하는 사이트가 있는가 하면 심지어 대리 티켓팅까지 해주는 블로그가 등장했다.



티켓베이는 통신판매 중개자로 티켓을 판매하는 사람과 구매하는 사람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사이트로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고 판매자에게 수수료를 받는 사이트다. 이 사이트를 살펴보면 빅뱅, 엑소, 위너 등 아이돌들의 티켓 판매 목록이 나열돼 있다.

무법천지 온라인

먼저 빅뱅은 오는 3월4일부터 3월6일까지 3일간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연다. 콘서트 표는 좌석에 관계없이 11만원에 예매를 마쳤다. 하지만 티켓베이 사이트에 올라온 표의 가격을 보면 최저가격 30만원부터 최대가격 300만원에 이르기까지 가격대가 다양하다. 최소 3배부터 30배 가까운 금액에 거래가 되고 있는 것이다. 엑소의 경우도 오는 3월18일부터 3월20일까지 3일간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연다. 엑소도 좌석에 관계없이 11만원에 예매를 마쳤다.

하지만 티켓베이에 올라온 티켓의 최저가격은 20만원부터 최대가격 475만원까지 다양하다. 475만원 티켓은 ‘불토!! 중콘 스탠딩석 A구역 500번대 연석 팝니다’라는 문구의 제목으로 구매자를 기다리고 있다. 11만원짜리 티켓을 무려 47배 높은 가격에 올려놓은 것이다. 이러한 행위가 엄연히 암표매매 행위로 보기에 충분함에도 법망은 닿지 않고 있다.

이유인 즉 경범죄처벌법에 따르면 ‘흥행장, 경기장, 역, 나루터, 정류장, 그 밖에 정하여진 요금을 받고 입장시키거나 승차 또는 승선시키는 곳에서 웃돈을 받고 입장권 승차권 또는 승선권을 다른 사람에게 되판사람은 2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한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


온라인상 암표매매는 경범죄처벌법에 의할 때 ‘곳’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는 현실이다. 또한 경범죄처벌법을 살펴보면 암표매매를 한 당사자를 처벌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그렇다면 티켓베이와 같은 중개사이트는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법적 처벌을 할 근거가 사라지게 된다.

티켓베이의 운영시스템은 판매자가 티켓 판매 금액을 정하면 티켓베이는 사이트에 티켓의 가격과 좌석 정보 일체를 공개해 구매자를 판매자와 연결시켜준다. 이 과정에서 티켓베이는 판매금액의 10%의 수수료를 판매자에게 받는다. 결국 판매자의 암표금액에 티켓베이 수수료가 포함된 것이다.


티켓베이 사이트를 살펴보면 티켓베이는 통신판매의 당사자가 아니고 상품 거래정보 및 거래에 대하여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적혀있다.
 

티켓베이의 행태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통화에서 “G마켓과 같은 오픈마켓의 경우에는 사이트와 결제시스템만 제공해주고 직접거래를 하지 않는다”며 “티켓베이의 경우 당사자가 아니라는 표현을 쓴 것이라고 보이지만 한번 검토해볼만한 여지는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티켓베이와 같은 티켓 중개사이트는 당사자도 아니고 온라인상이라는 이유로 이중으로 법의 잣대에서 벗어나 있다.

유명 공연 티켓 프리미엄 붙어 매매
판매-구매 중개사이트·블로거 극성

네이버중고나라에서 암표거래 또한 굉장히 활발하다. 네이버중고나라의 경우 사이트만 제공할 뿐 당사자 간의 거래를 막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네이버중고나라는 지난 1월19일부터 2월10일까지 설 기차표 거래를 차단했다. 설 기간 중 암표매매를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정작 몇 년째 반복되고 있는 콘서트 티켓 암표매매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는 상황이다.

네이버중고나라에서 암표매매가 문제가 되는 것은 비단 거래액이 비싸서만이 아니라 사기의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 지난해 12월 인기가수 콘서트티켓을 구하기 위해 티켓매매를 한 A씨는 “사진 상 티켓을 보고 믿을 수 있겠다고 확신해 돈을 입금했다”며 “알고 보니 표가 위조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온라인 암표매매는 사기를 당할 위험성이 높다. 또한 판매한다고 올려놓은 표가 실재한다는 증거가 없고 돈만 받고 사라지는 이른바 ‘먹튀’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 이러한 암표매매를 재테크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사람들까지 있어 실제로 공연을 보고자 하는 사람이 훨씬 많은 웃돈을 주고 봐야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티켓팅을 전문적으로 대신해주는 블로그도 등장했다. 블로그에는 “대리 티켓팅 신청을 원하시는 분께서는 비밀댓글 작성후 카톡아이디로 신청하시면 제가 바로 연락 드리겠습니다”라며 “한번 물은 표는 절대 놓지 않는다”고 소개되어있다. 이 작성글에는 댓글만 244개가 달려있다. 이밖에 블락비 콘서트 티켓과 위너콘서트, 엑소, 신화 등 아이돌 그룹의 대리 티켓팅을 하고 있다. 또한 해당 블로그에는 “콘서트, 뮤지컬, 싸인회, 팬미팅 등 모든 대리 티켓팅을 진행한다”며 “신청비 0원 성공 시 프리미엄만 받고있다”고 적혀있다.

이와 같이 암표매매, 대리티켓팅이 만연한 상황에서 행정당국과 수사당국은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티켓베이의 경우 정상적으로 허가를 내고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암표매매 인지 아닌지 확실히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온라인 판매도 암표매매 단속 대상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경범죄처벌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지난 2013년 5월 국회에서 발의했지만 계류 중이다.


위조 사기도

암표매매에 대해 조남문 변호사는 “일회성으로 사고 파는 것은 자신의 권리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이 경우를 처벌하는 것은 과잉”이라며 “티켓팅만 상습적으로 대행을 해주는 경우는 판매처와 접촉해서 몰래 표를 구해 현장에서 파는 것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처벌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티켓팅 성공 팁

각종 인기 아이돌 콘서트 티켓 예매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먼저 네이버 시계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서버 시간’을 체크하는 방법이다. 예매사이트는 예매 시점을 서버의 표준시간에 따르는데 단 몇 초의 차이로 티켓팅에 실패 할 수 있다. 각 사이트의 서버 시간은 조금씩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시간보다 빠르게 혹은 느리게 접속할 경우 예매에 실패하게 된다. 때문에 예매 시작 전에 정확한 서버시간을 확인하고 접속해 클릭하는 것이 예매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예매하고자 하는 사이트에서 플러그인, 엑티브X 등일 미리 설치해 두고 다음단계로 넘어가지 않고 로딩 중일 경우에는 기다리는 것이 좋다. 처음 접속했던 화면에서 ‘예매가 지연되고 있다’는 창이 뜨면 그 창을 지우지 말고 그 상태에서 계속 새로고침을 누르는 것이 유리하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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