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사회2팀] 박 일 기자 = 정부, 메르스 환자 '맨투맨 관리' 허술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격리자에 대한 정부의 일대일(1:1) 전담관리제'를 시행한 지 열흘이 다 되도록 상당수가 일대일 매칭이 되지 않은 채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국민안전처 범정부메르스대책지원본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 지방자치단체별 일대일 전담관리 지정 대상자 6239명 중 6217명만이 매칭 관리되고 있다. 이 수치대로라면 22명의 대상자들은 제대로 일대일 관리를 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나머지 22명(0.4%)은 여전히 메르스 환자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돼 감염이 의심되는 격리 대상자임에도 방역당국의 감시망 밖에 있는 셈이다.
이날 오전 6시 기준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가 밝힌 격리 대상자는 6508명으로 전날의 5586명에 비해 922명이나 늘었다. 실제로 격리 해제자를 감안하면 새로 격리 조치된 인원은 1368명에 이른다.
수 백명 수준으로 늘어나던 신규 격리자는 지난 13일부터 증가 폭이 1000명 단위로 뛰었다. 13일 1385명, 14일 1015명, 15일 1009명이었다가 전날(753명) 소폭 줄어든 뒤 다시 1000명을 넘었다.
방역당국의 관리 대상으로 분류되는 인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인력 부족 등으로 현장에서의 일대일 관리는 지금보다 더 허술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대일 전담관리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힌 다음날인 지난 8일에는 대상자 3652명 중 무려 461명(12.6%)이 매칭 관리를 받지 못했다.
격리 대상자에 대한 모니터링이 촘촘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지역사회 감염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치닫게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
급기야 방역당국은 메르스 발생 지역 보건소의 진료·건강검진·만성퇴행성질환 관리 등 기존 업무는 잠정 중단하고 미발생 지역의 인력을 끌어다 쓰는 '보건소 개편안'을 내놨다.
앞서 정부는 지난 7일 격리자 전원을 보건소나 지자체 공무원과 일대일로 매칭해 밀접 관리하도록 하고, 연락이 두절됐을 때에는 휴대폰 위치추적을 통해 신병을 확보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은 바 있지만 이 역시 이렇다할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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